2025.01.22(수) 15:44
아내가 가난과 힘겨운 살이가 괴로워 가출해 버린 후 홀로 2남1녀를 키우며 죽기 살기로 살아오며 희망을 품고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 수만리 출신 신만식씨를 상대로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화순지역에서 신만식씨에 대한 평가는 호 불호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자식농사는 잘하였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결 같은 칭찬이다
국민의 군대가 국민을 상대로 학살을 자행하여 광주가 피바다가 되었다는 소리가 너릿재를 넘어 화순에 들려오던 80년 5월 당시 방위병으로 근무 중이던 신만식씨는 광주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피가 끓어오름을 느꼈다.
저 무지막지한 공수부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도 무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 것이다.
80. 5. 21 그는 무기고를 부수고 화순탄광으로 달려가 TNT를 꺼내 트럭 4대에 실었다.
그 길로 광주로 넘어온 신씨는 구 도청 지하실에 가지고 온 폭발물을 숨겨두고 시민군에 힘을 보탰다.
5. 27 새벽까지 도청 안에서 기나긴 저항을 하다 총상을 입은 이경희를 곽재구와 함께 부축하고 하수도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던 그들은 구 노동청 앞 맨홀을 열고 나오다 계엄군에게 발견되고 말았다.
이 후 상무대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으나 총상을 입은 학생을 도와주려고 했다고 주장하여 혐의 없음으로 귀가조치를 받아 나오다 화순경찰서 형사들에게 또 다시 체포를 당했다.
화순광업소 폭발물과 무기고 탈취 사실이 발각된 것이었다. 그 일로 신씨는 7. 2. 다시 보안대 영창에서 구타는 물론 갖은 고문을 당하고 같은 해 9월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게 된 그는 고인이 되신 홍남순변호사 등과 함께 수감생활을 하던 중
82. 3. 2대통령특별사면으로 석방 되었다.
허나 그 사이 세간에 폭도로 낙인찍혀버린 그는 지역민들의 눈총과 공안기관의 감시와 지탄 속에서 취업은 생각 할 수도 없는 신세가 되었다.
삶은 피폐하기 짝이 없었으며 조사과정과 군 형무소에서 받은 구타와 고문의 후유증으로 통증과 고통에 시달려 약에 의존하는 나날, 자살 말고는 희망이 없던 시절을 보내던 중 우연히 친지의 소개로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형편이 어려워 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채 신접살림을 차리고 큰딸을 얻었으나 계속되는 생활고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가난이 죄라고 했던가. 가정불화는 물론 생활비마련을 위해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을 해야만 했고 그렇게 살다보니 ‘XX꾼’ ‘XX놈’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며 가지 말아야 할 곳에 잡혀가기도 했다.
그 후 아들 둘을 더 얻고 잘살아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어느 날 아내가 떠나버렸고 설상가상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겨 1년 여 동안 아이들을 늙은 어머니에게 맡기고 수감됨으로 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고통을 받게 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출감 후 많은 분들의 이해와 격려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재기를 꿈꾸며 죽기를 각오하고 공사장을 다니며 그는 오직 아이들의 뒷바라지 외에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냈다.
그러자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손을 내밀어 주었고 잃어버린 신뢰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며 작은 규모의 토목공사를 직영하며 안정된 삶을 찾게 되었다.
모질기만 했던 세월이 지나고 매섭기만 했던 추운 겨울이 지나자 그에게도 반가운 봄이 오기 시작했으니 바로 ‘자식들’ 덕분이었다.
큰아들 성호는 건국대 야구부에 스카우트되어 사범대 체육학과에 입학을 하여 대학생이 되고 둘째아들인 진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캔자스시티 야구단에 스카우트되자 친구와 친지들이 축하한다며 프랭카드가 내걸리는 경사가 난 것이다.
마냥 어린아이 같았던 첫째 딸 정은이도 공무원으로 발령을 받고 결혼하여 출가를 시킨 후 수만리 전망이 좋은 곳에 터를 잡아 집을 짓고 홀로 생활을 하게 되니 살아온 날들이 꿈만 같고 어떻게 해야 도와주신 분들에게 은혜를 갚아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며 웃는 웃음이 환하다.
최근 그는 “진호가 미국 메이저리거에 스카우트 되어서 갔고 성호는 건대. 딸은 공무원으로 만식이 많큼 아이들 잘 키운 사람이 없어” 라는 찬사와 부러움 속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에게서 무등산 국립공원과 관련 따가운 질타의 소리를 듣고 있어서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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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처음에는 국립공원반대추진위원에서 활동하다가 찬성 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개인의 이익만 챙겼다는 비난이 비등하고 강운태시장이 무등산국립공원지정 1등 공신이라며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을 해 달라고 하자 긴 답변이 돌아왔다.
- “처음에는 국립공원에 화순군의 편입을 반대하는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화순 땅을 한 평도 국립공원에 내주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지인들이 다른 국립공원을 돌아보고 판단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일리가 있겠다 싶어서 방문을 결정했습니다.”
그 길로 찬성하는 분들과 북한산 국립공원 송추계곡. 장흥계곡.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직접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원지정 후 변화된 현장 방문을 하면서 반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보다 10년 100년 뒤를 생각해 볼 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찬성 쪽으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지금은 웃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오해와 갈등 심각한 위협을 받았던 힘들었던 과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강운태시장이 알게 되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저 혼자 다 해 먹는다는 비난이 있기도 하지만 주차장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보와 농산물 판매 장터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4개 부락 청년회의 소득증대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도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했으니 잘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향을 지키고 고향을 위해 잘해볼려고하는데 젊었던시절 잘못을 기억해내시면서 나를 믿어주는 것보다 외지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우리는 고향사람들이 힘들었고 개발제한구역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것보다 공원화이후 전개될 정책과 혜택을 외면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후회를 하시고 계시는 고향분들이있다고하는데 그분들도 소외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머지않은 날에 수만리, 너와 나의 목장을 경유 한 무등산 중머리 재 천황 봉까지 이어지는 등산코스와 관광객들이 찾아줄 것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는 그는 아직 자신이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주먹을 불끈 쥔다.
0.떠난 아내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커준 아이들에게 혹시 해줄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어려웠던 시기를 참아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질문을 해보며 마음속으로는 용서를 했고 그 어려움 속에서 열심히 노력들을 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 더욱 겸손하고 노력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0.현재 5. 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로 광주항쟁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줄 아는데 들려줄 말은
-“ 5. 18광주항쟁 화순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중앙이사로 활동하며 유공자로써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저로 인해 피해와 고통을 겪으신 분들에게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또 숨어서 도움을 주신분의 쌀로 진정으로 도움이 요구되는 독거노인들에게 지원을 해드리고 있고 사각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온힘을 다 하겠습니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80년 5. 18이라는 사건이 없었으면 신만식씨의 삶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며 그의 병고와 굴곡이 심한 가정 사정과 더불어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이제는 바르게 살자 라는 각오로 살아온 힘든 생활을 통해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
그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빈틈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살아가는 사람다운 삶을 지켜낸 것 일거다.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늘 겸손한 사람으로 어려운 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원하며 지금 그의 넉넉한 마음씀씀이가 고통과 좌절 슬픔으로 힘겨워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빌며 돌아오는 길에 봄비가 소리도 없이 대지를 적시고 있다.
안천순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