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학(錦鶴)김용휴(金庸休) 시인의 고향은 고흥 금산출신이나 지금은 화평하고 순리에 따른다는 고을인 화순군 동면 구암리 2구에서 도인 같은 풍모로 시를 쓰고 문인 화를 그리며 유유자적하게 노년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젊은 시절 한학과 더불어 상고사부터 역사공부에 매진하다 올곧은 역사를 아이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동들이 읽을 수 있는 역사 이야기책을 출판하기 위해 규장각 출판사를 경영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일제 식민지시대 간악한 일본인들이 광주의 지기를 끊어버리기 위해 효천에서부터 계림동까지 철도를 놓았다는 것을 알고 도심 철도 철거를 위한 글을 써서 발표하고 철거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후 광주 시내를 관통하던 도심철도가 철거되고 지금은 푸른 길이 남구 진월동에서 동구 계림동까지 조성되어 해가 갈수록 시민들의 휴식처와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각종 편의 시설이 만들어져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철도가 철거되는 과정에 남 광주역사(南光州驛舍)도 철거되어버린 것을 알게 된 김용휴는 당시 동구청장 박종철을 찾아가 근대사에 있어 남 광주 역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철도의 철거와는 별도로 보존되었어야 할 가치가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시인은 “남 광주에 나는 가리”라는 시를 썼고 이 시를 받아 본 동구청장은 광주- 화순 간 터널 개통으로 교통이 두절된 너릿재 구 도로변과 터널입구에 이 지역 시인들의 시를 모아 시비를 제작, 공원으로 만들면 좋겠다며 특별사업을 추진하면서 김용휴 시인의 “남 광주에 나는 가리”라는 시비는 남 광주 현장에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여 서예가 치전 김재호가 써서 대형 자연석에 새긴 시비를 2002년 제작 남 광주시장 입구 대로변에 건립되었는데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 광주에 나는 가리
김용휴

설레임으로 여기 서 있다
아쉬움으로 여기 서 있다

기적소리 없는 새벽 누가 열꼬
비껴가는 허공의 구름일지라도
스치는 바람이라도
기적의 여운이라도
돌아오게 할 수 있다면
회상 시켜 볼 수 있다면

광주의 아침을 여는
남광주역에 나는 가리

삶의 질곡을 푸는
시골 할매들의
먼 숨결소리라도 들으러

그렇다
기자도 몇 해 전 “너털웃음”이라는 시를 쓰기위해 남 광주 시장에서 화순 보성 여수등지에서 오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상대로 지난날 내 아버지의 아버지들과 어머니와 할머니들의 사투리를 배우며 그분들의 숨결을 느끼며 시를 썼던 기억이 새롭고

또 다른 시

“거기 잃어버렸던 고향이”에서는
새벽엔 남 광주 시장엘
저녁때는 대인시장엘 가보라

갓 잡아 올린
펄떡거리는 생명
싱싱하게 푸른 푸성귀
감칠맛 나는 사투리
그리움과 징헌 반가움을 만나볼 수 있고

- 중략-

잃어버리고 있었던 고향이
거기 가까이에 있었다. 라고 썼던 글이 생각난다.

남 광주역 새벽 기적소리가 머물었을 때 출근길, 통학생들과 함께
여수. 고흥. 장흥, 보성, 화순등지에서 싸들고 짊어지고 새벽기차로 올라와 비집고 좌판을 벌리며 왁자했던 시절이 못내 그리운 것은 김용휴 시인과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 새벽 우연히 고향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오랜 친구를 만나기도 했던 추억과 기억 속 나물과 푸성귀를 손질해서 오셨던 할매, 지개에다 호박이며 무게 나가는 짐을 지고 오셨던 할배들 중 많은 어른들이 지금쯤은 하늘나라에서 웃으며 내려다보실까 아니면 찔금 거리는 눈물을 닦아내며 회한에 젖어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새벽이면 남 광주에 나오고 시를 쓰고 막걸리 한잔에 얼큰해져 울적한 기분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귀가를 하며 그리움과 외로움에 몸서릴 치기도 할 것이다.



시인에게
이 시대에 시란 무엇이고 시인의 역할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무뎌져버린 칼날이지만 진실과 진리를 지키는 것이 詩가 되어야 하며 詩人은 칼날을 벼리고 칼을 사용하는 검객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돈과 권력 편의주의에 빠져버린 채 남의 불행이 나와는 상관없다는 비정함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빈곤 때문에 일가족이 집단 자살을 하고 있고 정부와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해버린 이 시대에 시인들은 꾸밈없는 외침으로 일깨우고 굴절과 왜곡을 바로잡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말이 난무하는 사회 말이 승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세상은 신기루와 같고 신뢰와 신의가 없다 우리 주변에는 빈말과 허황되고 거짓투성이의 모리배들이 설쳐대며 언행일치나 지행 합일을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멀리하고 시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시인 들이 피를 토해내며 밤을 새워 써내는 순수를 소홀히 생각하여서는 안 됩니다.”라며 노시인
의 표정은 쓸쓸하고 착잡하기만 하다

푸른 길과 더불어 도시는 더욱 발전할 것이며 남 광주 시장도 현대화 되면서 그 넉넉하면서도 질펀했던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 과 정들이 손잡고 일궈내던 그리움과 아름다움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김용휴 시인이 목 놓아 부르는

“광주의 아침을 여는
남 광주역에 나는 가리

삶의 질곡을 푸는
시골 할매들의
먼 숨결소리라도 들으러”
라는 노래는 영원 하리라는 것을 믿고 싶다.

금학(錦鶴) 김용휴 시인은
87 규장각 출판사 대표
89-90 어린이 문학세계 발행인
95년 한맥 문학 시 백제인으로 등단
95-97자유문학지에 시5편, 10편, 21편 3회 특선게재
96년 6월 조선일보 명사 칼럼 필진
99년 향토문화 논문 전국공모 “운주사는 천연가람이다” 우수상 수상
99-2010 광주 남구청 구보 “남구는 왜 효향인가” 기획연재
2002년 남 광주에 나는 가리 시비건립 (광주 동구청)
한국문협, 광주문협, 전남문협, 화순문협 회원 문인화가로 활동 중이다

김용휴:010-6722-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