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나그네에게
최상옥
산다는 것은
먹고 입고 자는 것이 전부인데
그대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 지고 가는가
사랑하고 오순도순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서로서로 몸을 기대 의지하며 살아가면
나그네 인생길 발걸음 가벼운 것을


산다는 것은
높은 산 능선의 소나무
강풍에 찢기며 낙뢰에 상처받아도
이 세상 나있다는 것 감사하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한
사랑하는 내 그리운 사람과 어울려
오가는 나그네에게 웃음 건네며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 손 흔들어 전 하리

산다는 것은
채워져 넘쳐흐름이 아니라
나이 들수록 비워가며 생각하는 마음이라오
모든 것 내 것인 줄 착각하는 나그네여 !
잠시 맡겨진 시간과 소유, 이웃과 나눠보시길
뜻있는 삶의 샘물 거기서 흐를 것이오

산다는 것은
꿈을 실은 배의 멀고먼 항해
그 길 끝날 때 뒤돌아보면
바다 뱃길 여정이 우리의 삶인 것을
행복 찾아 헤매는 니그네여 !
당신의 손안 가만 바라보시오
타고 남은 재에 숨은 불씨처럼
우리 행복의 씨앗은 가슴에 숨어 있다오



광주 남구 노대동 에 있는 빛고을 노인 건강타운 수영장으로 가는 우측 벽에 걸려있는 “길 가는 나그네에게“라는 시다

이 시는 서석 중. 고등학교 설립자이고, 남화 토건회장으로 활동 중인 화순 출신 최상옥 작품이다

일제시대 한학과 소학교를 겨우 마치고 일본인 스승에게서 목공일을 배우고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해방을 맞아 22세때 건설업을 시작하였으니 66년이 되었다며 그때 같이 일을 하던 친구들은 다 가버리고 혼자 남았다며 쓸쓸한 눈빛을 창밖에 두며 햇살을 받는 머리는 은발이다

유당(裕堂)최상옥(崔相玉)은 금년 88세로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부인 이기순여사와 50여 년째 거주하며 남화 토건. 서석고등학교, 중학교를 설립한지 40여년. 50억 원을 출자하여 유당문화재단을 설립 고향인 화순과 광주에서 장학사업과 문화 사업을 한지 15년째라며 “믿을 것은 사람뿐이고 사람이 희망이다” 라 믿고 있다며 서석중고 설립과정을 이야기 하신다 “당시 토건업체로 자리를 잡아가는 도중에 내가 배움이 짧아 시행착오를 하는 일이 생기고 배우지 못한 것이 맺혀 사람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부인에게 말을 하였더니 잘 생각 하신 거라며 그동안 계를 들고 저축하여둔 돈이 상당하니 보태라며 깜짝 놀랄 거액을 내놓아 그 때는 변두리였던 11,000평의 논밭을 매입 학교를 세웠는데 년 말이면 졸업생들이 서울에서 동문모임을 만들어 행사를 하면서 어찌나 이사장님 참석을 원하는지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진다”며 노안이 밝아진다.

부인 이기순님이 몇 해 전부터 파킨스 병이 시작되었으나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많이 회복되고 있다며 가만히 잡아 쥐는 손길이 봄볕처럼 따뜻하다 두 내외의 모습은 큰 기업을 하는 분 같은 냄새는 전혀 없다 봄 날 강인한 생명력으로 억세게 자라는 씀 바퀴 같은 쌉사레 한 향기가 풍기는 순박한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다.



검소와 절약, 겸양 그리고 사람을 키우며 사람이 희망이라는 믿음과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신용과 언행일치를 신념으로 살아오신 삶이기에 어느 분야보다 부침이 많은 토건업 66년 동안 그 흔한 부도를 냈다거나 종사자들과의 갈등도 없었고 장학 사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며 인재를 키워왔음이 증명 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당선생께서 노인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노인 건강타운 벽에 2003년에 글을 지어 붙인 것은 노욕과 착각이 노인들의 삶을 황폐하게 한다는 믿음에서 나부터 욕심을 버리고 짊어진 짐을 줄이기 위해 비우고 나누며 살아가다 보면 가슴속에 숨어있는 행복의 씨앗을 키울 수 있고 그것이 희망이라는 생각에서 주제 없는 글을 쓰게 되었다며 너털웃음을 환하게 웃으며

“서석고등학교 40주년 행사를 알차게 꾸며 볼 생각인데 어렵다
원래는 50주년을 생각 했는데 요즘 들어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고 힘도 마찬가지로 걱정도 되고 해서 건강한 상태에서 금년에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다시 모아둔 거금을 아낌없이 내놓으시던 부인을 바라보는 눈빛은 봄볕처럼 따뜻하다.

이 세상 나 있는 것 감사하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한
사랑하는 내 그리운 사람과 어울려
오가는 나그네에게 웃음 건네주며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고 손 흔들어 전하리

아마 이 대목은 부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절절한 사랑 고백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특별하게 하시는 운동이 있으시냐 물었더니 매주 토요일이면 무안 골프장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예전 같지 않다며 늙은 사람을 찾아와 줘서 감사하다고 연신 잡은 손을 흔들어 주신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 십리라는 옛 말이 있다”
큰 나무 한 그루가 비와 눈을 피하게 하고 그늘을 만들어 뙤약볕을 피하게 하고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이 된다.
이 땅의 어른들이, 정치인들이, 기업가들이, 사람이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키우고 사람에게 투자하고 가꾸는 사회가 된다면 더욱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천변을 걷다 석양볕을 받으며 한가롭게 물속을 헤집는 원앙가족을 보았다.

유당 최상옥님은
84년 석탑산업훈장.
국민훈장 석류장
87년 체육훈장 백마장
96년 화관 문화훈장.
2007년 은탑 산업훈장.
전남대학교에서 명예경영학박사를 수여 받았고.
슬하에 3남 3녀가 각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