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복 작가

■시인 꿈꾸는 연탄가게 소년 박기복

1962년 화순에서 태어난 박작가의 유년시절 추억은,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그립게 까아만 구공탄과 함께 각인된다.

아마도 시인을 꿈꾸던 박작가의 창작력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문학적 재질도 있었겠지만, 어린 시절 이미 보여 지고 경험하는 생활 속에서 문학 소재들을 발견하며 문학소년으로서의 꿈을 키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박작가의 부모는 지금은 모두 작고 하셨지만, 당시, 박작가의 부친은 가족들의 생계와 6남매 의 교육을 위해 화순광업소 연탄을 취급하면서, 화순읍내에서 ‘연탄박씨’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새벽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무거운 연탄 리어카를 끌고 가정집 부엌에 차곡차곡 연탄 쌓는 일을 하였으며, 이 일은 가족모두가 함께 해야 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된 중노동에 속하는 ‘연탄 나르기’는 산더미처럼 쌓이는 빨랫감 들을 남겼고,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은 비누로도 쉽사리 씻기지 않았으며 며칠이고 콧물과 가래에 섞여 나오곤 했다.

덕분에 박작가는, 목 안에 걸린 탄가루 씻어낸다는 이유로, 공해 물질을 체외로 배설시키며, ‘동의보감’에도 광물성 약 중독을 치료한다고 적혀있는 비계 많은 돼지고기를 자주 먹는 호사도 누리곤 했다고.

■시인의 꿈을 시나리오 작가로,,,

시인을 꿈꾸던 감수성 강한 소년 박작가는, 20살 되던 해 우연히 ‘영화소재 공모’에 당선이 되고 서울예술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극작을 공부하기 시작하며 영화 시나리오, 방송 드라마, 연극 희곡을 전공하면서 영상과 무대에 관심 갖기 시작한다.

사실 청소년시절의 박작가에게, 접할 수 있는 영상 매체는 화순 ‘신안극장’에서 상영하는 초대권 영화나 학교에서 강제 관람하는 반공영화 따위가 전부였고 드라마 또한 ‘007 만화방’에서 5원 씩 주고 텔레비전을 시청할 정도에 불과했다.

따라서, 영화 시나리오, 방송 드라마, 영상 쪽은 처음부터 작가와 거리가 멀었고 각본이나 대본의 개념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잠재해 있던 문학소년 박작가의 ‘글쟁이로서의 끼’는 서울신문사 주최 영화소재 공모작 ‘환생하는 새(1985년 ‘눈짓에서 몸짓까지’ 제목으로 영화화)’ 로 당선, 빛을 발하며 인정받게 된다.


■박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와 고향 화순에 대한 생각

인식된 세계관이나 몸에 밴 습관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고집불통이었던 박작가는 초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할 당시에는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주로 썼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환영받지 못한 박작가의 작품은 고독하고 가난한 작가의 길을 걷게 했으며 그럴수록 박작가는 자신세계를 고집하며 집필에 매달리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흔히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박작가 역시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순수한 어린왕자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위기의식도 느끼며 자신만의 알의 세계에서 깨어나는 심정으로 자신의 작품과 타협을 시도하고, 심지어는 장르를 소설로 바꾸어 보려 했지만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 때, 다행히 박작가의 가능성을 알아 본 영화사에서 전속작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 박작가는, 10년 넘게 영화사 전속작가로 일하면서 휴먼, 판타지, 멜로, 코믹, 액션, 펙션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하며 개인적으로 많은 문학적 트레이닝을 하게 되고, 다양한 장르 안에서도 끊임없이 ‘소재의 대작’과 ‘시대와 인간의 삶’에 대해 천착(穿鑿)한다.

박작가는 “문학이든 영상이든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려 한 것이 아니겠는가. 작가란,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 구조를 짜면서 그 안에 사건을 만들고 갈등을 유발시키면서 해소시키는 기술자다.”라고 말한다.

박작가의 작품 속에 크든 작든 언제나 등장하는 화순 배경과 친구들.
화순은 박작가의 작가적 상상 공간이고 사건의 공간이며, 박작가에게 가장 포근하고 친근한 이름이다.

하여, 박작가는 어느 지역보다 수려한 화순의 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각계각층 전문가 집단들의 포럼을 통해 화순 발전과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을 얼마든지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언제 기회가 된다면 내 고향 화순에 영상예술을 융합시키는 새로운 발전 방향을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고.

■대표작과 박작가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작품

박작가는 세 편의 타이틀을 갖는 각본 영화와 방송 드라마가 있지만 아직은 대표작이라 내세울 작품은 없다고 겸손해 한다.

작가의 고유한 사상과 철학이 투영되는 시나 소설과 달리, 영화나 방송은 흥행과 산업적인 측면이 강해 솔직히 작가로서의 긍지나 만족감은 덜했다며 자본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영상예술의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논리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유는 캐스팅, 감독, 상영 시기, 투자, 극장개봉 등 모든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극장에 걸리거나 방송 전파를 타기대문이라고.

데뷔작은 있지만 대표작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는 박작가는, 굳이 대표작을 꼽으라면 2013년 ‘광주문화산업진흥원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쓴 영화 시나리오 <시절> 당선작품과, 1995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된 <화순에는 운주가 산다> 두 작품을 대표작 목록에 넣고 싶다고 한다.

■박작가의 포부

10년 넘는 전속 작가 생활을 청산하고 프리랜서 작가 겸 감독 선언을 한 박작가는, 작가로서 끊임없이 갈구한 ‘소재의 대작’ 과 ‘시대와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1980년 5월이란 시간적 공간을 빌려서 그동안 5.18을 소재로 한 타 영화의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 첫 감독 데뷔작으로 ‘광주문화산업진흥원 공모전’에 당선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영화 <시절>을 찍으려 한다. 하여, 역사에서 삶의 중심에서 소외되고 배척당한 인간들의 삶을 재미와 감동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화순과 광주가 올 로케이션(location)할 이 영화에, 많은 시간동안 영상작가로 살아오면서 ‘소재의 대작’과 ‘시대와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박작가는 말한다.

또한, ‘소재의 대작’이란 ‘저예산 영화로 큰 영화를 만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박작가는, 화순군민들이 후원하여 화순 군민 모두가 영화 제작 타이틀에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한편, 기회가 된다면 화순에 연극 공연 극단 운영과 화순의 주부 및 학생들을 위한 영화, 드라마 작법의 재능기부 강의를 하고 싶다. 그리하여 화순에서도 잠재적이고 유능한 배우와 영상작가를 배출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박기복작가 프로필

-1962년 화순 출생-
화순초등학교, 화순 중학교, 광주 진흥고등학교 졸업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졸업
-현재 영화사 <단풍> 대표
-영화 <시절> 감독 준비 중

<경력>
-2002년 ~ 2007년
영화사(주)<미라신코리아> 책임 작가
-2007년 ~ 2013년 8월 1일
영화,방송 제작기획사 (주) 오피스 하라 책임 작가

<수상력>
-2013년
<광주문화산업진흥원 스토리텔링> 공모전 시나리오 ‘시절’ 당선.
-2013년
단편영화 <러브캡슐> 각본/연출
-2010년
12부작 한일공동제작 방송 드라마 <피그말리온의 사랑> 각본
(2010년 콘텐츠 어워드 대상대통령상 수상)
-2003년
영화 <강아지 죽는다> 각본.
-2003년
영화 <2424> 엔딩 타이틀 각색
-1995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공모 <화순에는 운주가 산다> 당선
-1990년
전남대학교 오월문학상 시 부문<애인아 외 1편> 우수작 당선
-1991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 <추억의 산 그림자> 당선
-1984년
서울신문사 주최 영화소재 공모 <환생하는 새> 당선
(1985년 ‘눈짓에서 몸짓까지’ 제목으로 영화화)

박기복작가: 010.3004.3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