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수상한 고향숙씨(앞줄 우측에서 4번째)

지난해 12월2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사)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와 서라벌국악예술단이 공동주최한 제11회 대한민국여성전통예술경연대회에서 우리고장 화순의 고향숙씨가 일반부 무용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여성전통예술경연대회는 전통예술의 보존, 계승, 발전을 위한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지원하고, 여성 전통예술인의 자질 향상과 균등발전을 위한 고른 참가 기회 부여 및 여성국극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전통예술 한마당을 마련하는데 개최 취지가 있으며 공정한 심사제도를 도입하여 국내 최고 경연대회로 그 위상을 굳히고 있다.

■진정한 춤꾼 ‘고향숙’

이번 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무용부문 대상을 수상한 고향숙씨는 화순능주 원지리 태생으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전무용을 배웠다 한다.

무용 입문 동기를 질문하자 단순하게 “우리 춤이 좋아서”라고 말하는 고씨는, 사회 생활할 때 까지도 계속 무용을 하다가 결혼 후 잠시 중단, 10여 년 전부터 다시 무용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풍암동 소재 디딤무용연구소에서 전통무용가인 김덕숙선생에게 사사받고 있다.

이번 수상 외에도 고씨는, 이미 2012년 11월, 환경부가 후원하고 (사)영산강·섬진강 살리기 운동본부가 주최한 ‘제3회 담양환경소리축제 전국국악대전’에서 명무(名舞)부문 종합대상을 거머쥔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선천적으로 무용에 대한 ‘끼’가 있어서인지 고씨는 춤을 추지 않으면 몸이 아프고, 춤을 추고 있노라면 하루 종일 추어도 육신이나 정신이 지치지 않는다고 한다.

하여, 춤이 좋기 때문에 고씨는 앞으로도 계속 춤을 출 것이며, 시간이 허락 하는 대로 재능기부도 하고 싶다고.

춤을 통하여 한 단계 한 단계 ‘춤인생 업 그레이드’하는 자신을 보면서 인생의 성취감을 느낀다는 고씨는, 음식솜씨도 좋아 화순맛집으로 유명한 ‘다도복집’ 음식점도 경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성전통예술경연대회 일반부 무용부문 대상

▲대상 수상 장면

■또 다른 고향숙-국가공인 복조리기능사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신기리 243-2 다도복집에 가면 춤꾼 고향숙이, 국가공인 복조리기능사로 맛있고 싱싱한 복어를 요리하고 있다.

다도복집 대표적 요리인 ‘복지리’에 미나리 안 넣는 걸로도 유명한 고씨의 음식 레시피에 대한 고집은 ‘춤’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강하다.

패스트 푸드에 길들여진 요즘, 고객들에게 자신이 직접 제조한 효소로 양념을 하고 발효의 미학을 음식에 접목시키고 있는 고씨.

다도복집의 음식재료는 모두 시댁인 도암에서 고씨 시부모님이 농사지어 수확한 무공해 쌀, 고춧가루, 마늘, 깨와 직접 담근 국간장, 고추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남과학대에서 김치발효학을 전공하기도 한 고씨는 천연식초와 발효막걸리를 손수 제조하여 판매 한다.



■발효된 춤사위

꽃은 하루아침에 피어나지 않는다.

여름철 뜨거운 뙤약볕을 견디고, 모진 겨울 추위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참고 견뎌 낸 인고의 세월을 지나 드디어 탐스런 한 송이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꾸준히 긴 세월 한 우물을 파다보면 결과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순간의 필요와 소용에 의해 자신의 의지를 버리고 쉬운 길을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을 꾸준히 자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춤을 추고 음식을 만드는 고향숙씨.

무용연구소 연습하러 가야한다고 일어서는 고향숙씨와 인터뷰 마무리 하면서, 문득, 이 시를 고향숙씨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졌다.

하나는 열로 통한다 / 차영섭

나뭇잎 하나를 보면
수많은 잎 전체를 그릴 수 있다.
꽃잎 하나를 보면
아직 피지 않은 꽃 전체를 예견할 수 있다.

얼굴을 읽으면
그 사람의 마음까지 안다.
밥상에 음식 하나를 맛보면
전체의 맛을 알 수 있다.

전체는 부분의 반복이다.
배우고 생각하며 부분을 터득하면
내 인생 전부를 적용할 수 있다.
말 한 마디에 그 사람의 전체가 들어 있다.

거짓은 자꾸 갈라져 중도에서 그치나
진리는 거리낌 없이
하나에서 열로 통한다.
빗방울 하나가 물줄기를 타고 바다에 이르듯이.


다도복집: 061.375.1547
고향숙씨: 010.7285.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