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유수와 같아 엊그제 계사년(癸巳) 새해를 맞이한 거 같은데, 벌써 또 다른 갑오년(甲午)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쏘아놓은 화살 같은 세월을 넘나들며 연말이 다가오면, 새삼스레, 우리들 가슴저변엔 아련한 그리움들이 서성거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운 풍경, 그리운 옛 동무, 그리운 맛, 그리운......

그 많은 그리운 것들 중, 겨울이 오면 따스함과 함께 생각나는 게 있다.

간식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김이 모락모락나는 단팥 찐빵의 달콤함과 속이 꽉 찬 만두.

▲김이 모락모락 맛난 단팥찐빵

■아~~ 그리운 옛 맛이여!

화순전통시장 삼거리에 있는, 20년 전통 빵 제조 기술을 자랑하는 ‘춤추는 왕만두’ 박민기 사장은 찐빵에 들어가는 단팥도 직접 쑤고, 밀가루 반죽도 손수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옛날 그대로의 빵맛을 재현하고자 노력하며 고객 입맛에 최대한 다가서려 한다.

한 개에 1,000원하는 왕만두, 왕찐빵 판매로 하루 30~40만 원 매출을 올리는 ‘춤추는 왕만두’ 인기는 박사장자신이 자부심을 가지고 속이는 마음 없이 열심히 맛을 내는 데 있다고.

아무리 스스로 잘 만든다 하여도 고객이 외면하면 노력이 헛되이 되지만 박사장은 고객들이 먹어보고 다시 찾아주니 고맙기만 하단다.

고객들이 맛있어하는 비결을 묻자 말할게 없다며, 만두 속 같은 경우 최대한 조미료를 덜 사용하고 거의 채소로 단맛을 내는 거 뿐 이라고 한다.

▲박민기사장

■박민기사장

박사장의 어린 시절 꿈은 사업가가 되는 것이었다 한다.

10년 전 화순으로 들어와 잠시 빵집을 운영을 하던 박사장은 사업장을 타지로 옮겨 장사를 계속하다 서울로 올라가 건설업에 발을 내딛는다.

한국유수기업의 신축아파트 인테리어를 하청 받아 전국각지를 누비며 승승장구 돈도 많이 벌었던 박사장은, 현장관리가 필수적인 건설업에 종사하다 보니 지방으로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가정에 소홀하게 됨이 마음 쓰여 건설업을 그만두고 다시 아이들의 고향인 화순으로 돌아왔다고.

아이들의 고향을 찾아주고 아이들과 한 곳에 머물며 아이들과 함께 하니 더없이 행복하고 만족하다는 박사장은, 10년 전 화순에서 알게 된 좋아하는 형님들을 같은 지역에 있다 보니 하시(何時)라도 만날 수 있다는 현실 또한 박사장 화순에서의 삶에 엔돌핀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박사장은 건설업 하던 시절 돈은 쉽게 벌고 시간이 많다보니 실속 없이 겉멋만 들었는데, 그 시절에 비해 지금은 돈을 적게 벌어도 마음이 공허하지 않고 뿌듯하다며 앞으로의 내 삶은 행복만이 남아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신년 포부를 묻자, 역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는 거 이상 더 바라는 거 없다”며 끈끈한 가족 사랑을 다시 한 번 과시한다.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시종일관 웃으면서 편하게 이야기 하는 박사장 모습에서, ‘평범하면서도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음이 기자의 눈에도 느껴진다.

갑오년 새해에도 ‘춤추는 왕만두’가 더욱 번성하기를 빈다.

▲춤추는왕만두

춤추는왕만두: 061.375.2660

박민기사장: 010.3923.2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