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리 저수지

동구리(洞口里)의 지명은 동구(동개)마을의 지명을 취하여 명명하였으며, 단일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동개마을은 ‘동구밖에’라는 의미로 이를 축약하여 동개라 하였는데 동구마을의 뜻은 동네입구라는 의미로 사찰주변에 형성된 마을을 일컸는다.

동구리의 만연사가 고려시대 1208년(희종4)에 만연선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하고, 마을을 세분하면 만연사 아래에 있는 안고랑과 저수지 아래 정자나무 부근에 있는 큰어덕께로 구분된다.

동구마을은 동쪽으로는 만연산, 기우제등, 중매등, 서쪽으로는 앞산, 잔등, 빈등, 남쪽으로는 만연저수지(朴淵), 당산나무, 큰어덕께, 북쪽으로는 만연사(萬淵寺), 선정암(禪定庵), 함정목이 있으며, 마을 방향은 서남쪽을 향하고 읍내 중심지에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 만연사가 있는 골짜기에 형성되어 있다.

▲동구리 정재호이장(맨 좌측)과 어르신들

■동구리 정재호 이장

화순동구리 마을회관을 어렵사리 찾아가니 마을회관에 이미 정재호 이장을 비롯한 이은심, 김복심할머니, 박대영, 강경수어르신들이 오셔서 인정이 뚝뚝 넘쳐나는 말씀으로 반겨주시니 길을 못 찾아 헤매던 기자의 얼어붙은 마음이 금세 녹는다.

저수지 저 건너로 겨울해가 졸리운 듯 걸쳐있는 동구리는, 총27세대, 남자 28명, 여자 32명이 살고 있지만, 예전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집집마다 자녀들이 7~8명이 되는 손(孫)이 많은 동네였다고 한다.

화순신기리가 고향이고 6세에 동구리로 들어와 79세인 지금까지 동구리를 지키고 있다는 화순토박이 정재호 이장은 산업이 발달하면서 젊은이들은 도시로~ 도시로 나가게 되고 인구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말하며, 그린벨트가 풀려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어 외부사람들이 동구리로 많이 유입되면 마을인구도 늘어나고 동네가 예전처럼 화목하게 사람 사는 소리 들리는 동네가 되 거라면서, 그렇게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눈빛이다.

한편, 동구리는 호수공원 유입으로 논과 밭이 사라져 농경지가 없어 아쉽다고 마을회관에 모이신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대문없는 마을, 도둑 없는 마을

동구리 주민들은 서로 믿고 살기 때문에 ‘도둑 없는 마을’이라는 전통을 이어오며 새로 지어진 주택을 제외하고 원주민들의 집은 대문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가 마을회관 어르신들과 대화를 해보아도 동구리 원주민들의 인심은 우리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느끼던 그러한 정감이 물씬 느껴진다.

정이장은 외부에서 들어와 동구리 주민이 된 이웃들과는 문화나 생활정도 차이에서 파생되는 갭이 크기 때문인지 아직은 왕래도, 소통도 거의 없는 상태이지만, 세월이 흘러 그러한 간극(間隙)들이 좁혀져 서로 교류하면서 다정한 이웃관계가 형성되기를 소망한다고.

겨울날 양지에 내리는 햇살처럼 따스하고 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동구리.

점심식사 같이하고 가라는 어르신들 말씀을, 다음 취재 약속 때문에 뒤로하고 동구리를 떠나오는데, 어르신들이 차려주신 맛난 점심식사를 이미 먹은 것만 같은 기분 좋은 포만감이 기자에게 밀려왔다.

▲평화로운 마을 동구리 새집

정재호이장: 010.7152.8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