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남면의용소방대장

기자직을 수행하다보면 다양한 직종, 다양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공통점 하나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모두가 따스한 인간애를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실제 어떠한 모습일지 잘 알 수 없을지라도 인터뷰를 하다보면, 상대의 심성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善을 추구하는 삶의 의지나 지향점이 기자의 가슴에 와 닿는다.

오늘은 따사로운 남쪽의 햇살이 내리는 남면 이현우 의용소방대장의 화순에서 삶을 조명하여본다.

■서울여인 이현우의용소방대장

고향이 서울인 이대장은, 36년 전, 동복천에 배가 드나들던 곳으로 나룻터나 선착장의 의미하는, 배 주(舟)자와 들 평(坪)자를 쓰는, 남면 주평마을로 시집 와서 마을부녀회장을 30여 년 한 다음, 남면총부녀회장 4년, 그리고 현재는 남면의용소방대장직을 맡고 있다.

의용소방대란 소방서의 소방 업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그 지역의 주민 가운데 희망자로 구성하는 소방대로서, 의용소방대 대원들은 실제로 관(官)과 협력하여 안전 홍보와 현장출동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

또한, 의용 소방대는 자발적 조직으로 지역의 안전, 재난관리, 소방방재에 한 몫을 하고자 희망하고 들어온 자발적 모임으로 활동에 따른 큰 메리트가 없어도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봉사가 주업무인 마을부녀회나 의용소방대 일을 오래도록 이대장이 하고 있는 데는, 봉사 후 뿌듯해지는 마음 때문이라고 한다.

이대장은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전시적 봉사보다는, 문맹(文盲)인 마을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쳐드리고 보일러 수리나, 노인들이 할 수 없는 잡다하고 사소한 일상들을 보살피고 도와드리는 일이다.

■모후산풍물패

이대장이 이끄는 남면 의용소방대는 ‘모후산풍물패’를 조직하여 공연봉사도 하고 있다.

남면에는 원래 사물놀이 팀이 있었는데 단원수가 적다보니 공연을 잘 할 수가 없어 기존팀들은 ‘모둠북’으로 남고, 의용소방대원 주축으로 새로운 풍물패공연팀을 창단하였다.

올해 창단 4년째로 접어든 ‘모후산풍물패’는 처음엔 의용소방대원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반발도 했는데 사물놀이를 배우고 경로잔치 등 공연에 참여하다보니 단원들이 이제는 보람을 느끼며 호응도도 높고 적극적이라고.
현 의용소방대원20명, 일반 10명으로 구성된 ‘모후산풍물패’는 요즘은 무언가 또 색다른 분야도 선보일 의도로 트롯 난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녀 때 꿈이 ‘가수’였던 이대장은 자신이 풍물패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넘치는 ‘끼’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애로사항도 있지만,,,

이대장은 단체를 이끌어 가다보니 군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지원액수가 적다 보니 회원들이 회비를(매달 10,000원) 각출하여 풍물패를 이끌어 간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새로운 트롯난타도 배우느라 회비를 당분간 30,000원씩 추가부담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으며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모두 단합하고 열심히 하여 ‘모후산풍물패’가 남면에서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을 경주(傾注)할 것이라고 이대장은 의지를 다진다.

■무난한 삶이 평탄하다고 생각..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정형편도 어려워 결혼을 일찍 한 이대장은, 결혼 후 시조부모, 시부모를 모신 9남매의 장남 며느리 역할 하느라 젊은 날은 좋은 줄도 모르고 그냥 시간들이 흘러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들도 모두 출가하고, 봉사활동하면서 지내고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꿈에 대해 질문하자 ‘무난하게 사는 것이 평탄한 삶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직장에 몸담고 있는 남편이 2년 후 정년퇴임 하게 되면 복숭아 농사지으며 노후를 보낼 예정이라고.

의용소방대 활동 하면서 자신보다 젊은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게 즐겁다는 이대장은,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간다는 게 살아가는데 있어 새삼 환희를 느끼게 한다며 지나온 날처럼 꾸준하게 봉사활동도 하고 회원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게 꿈이라고 한다.

그렇다. 평범 속에 행복은 숨어있다.

젊은 날의 어려웠던 시간들은 모두 지나가고, 이제는 무난하고 평탄한 길만 남은 이현우 대장의 앞날이 복숭아꽃 빛처럼 곱게 채색될 것이라고 기자도 굳게 믿으며 남면을 떠났다..

▲이대장 미래의 삶을 닮은 복숭아꽃

이현우 대장: 010.7446.7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