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두 대의 바이얼린을 위한 협주곡’ 선율이 낙엽 되어 뒹구는 은행잎들과 함께 떠나가는 가을을 향해 작별인사 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11월22일 오전 9시,

한골이라고도 불리 우는 대리1구 마을회관 앞에 나혜심 이장을 비롯한 김미숙부녀회장, 노인회장 양동댁 정삼순씨, 곧이어 동네 노인회·부녀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천동댁, 소태실댁, 한실댁, 언동댁, 도림댁, 광산댁, 서울댁, 홍경순씨, 김정자씨, 그리고 90세된 배할머니.

▲화기애애한 대리1구 부녀회·노인회원들

초겨울 냉기가 쌩쌩하게 느껴지는 이 아침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나혜심이장 주도로 찹쌀로 죽이 쑤어지고, 메주가루, 고춧가루, 물엿, 소금을 차례로 넣고 회원들이 번갈아 가며 큰 나무 주걱으로 젓는,,
이름 하여, ‘고추장 담기’ 마을행사가 있는 날이다.

이날 행사는 ‘우리 마을도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언가를 봉사하자’는 나혜심 이장의 발의(發意)에 따라 대리1구 노인회· 부녀회들이 ‘어려운 동네 불우이웃들과 고추장 나눔’을 하기로 합의, 모든 회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자신들이 농사지은 콩과 고추를 가져오고, 회원들 스스로 십시일반하여 모은 회비로 물엿, 소금 등을 준비, 기나긴 세월 다져온 어머니들의 손맛을 자랑하며 직접 고추장 담기에 이른 것이다.

▲당차고 리더십 강한 나혜심 이장이 고추장을 젓고 있다.

대리1구가 원래 고향인 회원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시댁이 대리인 회원들 이지만 모두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면서 이제는 남편의 고향, 대리1구 한골마을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회원들은 일교차 심한 11월 막바지 아침추위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담소로 녹여내며 네일, 내일 가르지 않고 한마음이 되어 고추장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고추장 담그다가 한 컷

▲합심한 마을사람들의 마음이 만든 고추장

막걸리에 맛난 나물과 겉절이로 새참도 먹으면서 진행된 한골마을 고추장 담그기.

▲새참으로 막걸리 마시는 나이장, 김미숙 부녀회장이 안주를 집어주고 있다.

▲인정많은 나이장이 회원에게 막걸리를 권하고 있다.

▲고추장으로 비빈 밥

장장 6시간여에 걸친 고추장 담그기가 끝나고, 담근 고추장을 나눔 할 병에 각각 담아 놓은 다음, 수고한 노인회· 부녀회원들을 위하여 손 큰 나혜심이장이 준비한 삶은 토종옻닭이 나왔다.

▲나눔을 기다리는 고추장

▲토종옻닭을 발라내고 있는 나이장과 막걸리 따르는 안호걸 화순군민신문대표

후반부에 11월은 나눔과 봉사의 계절이라며 안호걸 화순군민신문 대표도 동참한 그 날의 의미있는, 훈훈한, 행사를 사진으로 만나본다.

▲11월은 나눈과 봉사의 계절이라며 고추장 젓기에 동참한 안호걸 대표

▲고추장 담그기 행사가 끝나고 마을회관에 모인 부녀회·노인회회원

▲대리1구에 사는 강아지들

▲골목길에 핀 국화

▲대리1구 마을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을 닮은 고추장빛 이름모를 열매

나혜심이장:010.3604.3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