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충규씨

추양계효.
살아생전 못 다한 봉양을 계속해 효를 이어나가는 것이라 한다.

또한 갖가지 음식을 차려놓게 되는데…….
흔히 대추, 밤, 감(곶감), 배, 사과 등을 진설해놓는다.

이번 주부터 3회에 걸쳐 매회 한 두 가지씩 그 의미를 찾아 새겨 보는 걸로 하겠다.

대추는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 중 유일하게 씨가 한 개만 들어있는 과일이다.
그래서 왕 즉 임금을 상징하는 과일이며 한 번 맺은 대추 꽃은 웬만큼 큰 태풍이 불어도 열매를 맺기 전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단다.

처자가 시집을 오게 되면 폐백 때 시부모께서 치마폭에 대추를 던져주게 되는데 이제 결혼을 했으니 어서 후손을 가지라는 뜻이다.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이 말이다.

다음으로 밤을 진설하는데 밤꽃은 향기가 매우 짙다.

그래서 청춘남녀들이 밤꽃이 필 때 밤 밭에 가서 데이트를 하게 되면 틀림없이 사랑이 이루어지며,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으니 다름 아닌 인간은 식물이나 동물과는 달리 영이 있기에 자신의 뿌리인 조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소찬을 진설 할 때는 세 가지 나물이면 되나, 시제 등 큰 제사에는 7채를 올려야 한다.

주의할 점은, 빠뜨리면 안 되는 나물이 있으니 무나물이다.우리 명절 중에 보름날엔 오곡밥 외에도 나물을 만들게 되는데 저장시설이 좋지 않았던 옛날에는 무를 말려서라도 썼다.
지금도 시장에 가면 시골 할머니께서 무말랭이를 가지고 나오시는걸 보게 되는데 필히 올려야 할 나물이기에 그런 것이다.

오늘날에는 굳이 무말랭이를 쓸 필요는 없는데 정 무가 없을 경우에는 도라지를 올려도 되고, 무는 무병장수, 무사함을 기원한다.

다음으론 유과와 약과.

유과의 재료는 무엇일까.
두말할 필요 없이 쌀이 주원료이다.

농경사회인 우리나라에선 집안에 곡식=쌀이 많으면 부자인 것이다. 그래서 쌀로 가마니처럼 만들어 켜켜이 올려놓는 것이란다. 고인이 간 연후라도 우리 자손들은 부자로 살라고, 재물 모아가면서 말이다.

약과도 놓게 되는데 약과의 주원료는 찹쌀이다. 쌀 중의 쌀인 귀한 찹쌀로만 약과를 만들 수 있다.

근래에는 시중에만 나오지, 집에서는 거의 만들지 않으므로 어떤 사람들은 아마도 재료가 밀가루 아니냐고도 하는데 밀가루로 반죽하여 기름에 튀기면 글자 그대로 튀김밖에 안 된다.
오직 찹쌀로만 만드는데 색은 황금빛이고 모양은 둥글게 만든다.

이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으니 고사성어에 '쟁즉부족양즉유여'라. 즉, 집안에 황금이 만 냥 있다 할지라도 형제간에 다투면 부족하고 양보하면 서푼마저 남는단다.

이렇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원충규씨 프로필
전 화순총상가회장
현 자치샘지역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