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강제 징용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지난 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68년 만에 한(恨)을 풀었다.

광주지법 민사 12부 이종관 부장판사는 양금덕(82) 할머니 등 피해자들과 유족 5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양 할머니 등 피해 당사자 4명에겐 각각 1억5000만원, 숨진 아내와 여동생을 대신해 소송을 낸 유족 1명에겐 8000만원을 배상토록 했다.

화순 지역에서는 화순군민신문 안호걸 대표의 모친인 김혜옥 할머니가 한을 풀지 못하고 고인이 됐지만 이번 판결로 유족들도 마음의 짐을 덜었다.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어머니와 함께했던 안호걸 대표는 “일제강점기에 겪은 어머니의 아픔을 풀어드리지 못해 항상 마음이 슬프고 무거웠는데 이번 승소판결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앞으로는 망국의 한이 없도록 국민들이 과거사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혜옥 할머니는 ‘일본에서 제기된 소송의 원고’였다가 지난 2009년 고인이 됐다. 현재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대학생에 폭행을 가하고 있는 계엄군에게 항의하다 부상을 당해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아 518국립묘지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