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방 광주시의원

“아버지, 저에요” 그래, 거기 어디냐? “여기 지하철 안인데요” 왜 그러니? 무슨 일이라도 있니? “아버지, 어머니...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 .... ”

상기 통화내용은 지난 10년전 대구지하철참사 당시 현장에서 죽음직전에 막내아들이 초로의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남긴 마지막 대화내용이다.

그 당시의 사건은 10년이 지나서 강산이 한번 바뀌는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당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올해는 10주년이 되었고 매년 사고당일이면, 유족들의 그 참담함과 억울함, 분노감, 우울감속에 더욱 시달리게 된다고 한다.

그 당시 사건개요는 2003년 2월 18일 김대한(金大漢, 당시 56세)이 지하철 내에서 라이터와 페트병 2개에 나눠 담은 휘발유 2리터로 불을 질러 방화로 시작하여 순식간에 불이 번졌고 중앙역으로 들어오는 진입차량에 옮겨 붙으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1080열차 기관사 최상열(당시 37세)은 승객의 안전을 확보·확인하지 않은 채 마스터 키를 빼들고 탈출함에 따라 출입문이 닫히면서 열차 안에는 142명의 승객은 갇히게 되었고, 결국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의 사람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수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지목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있다. 그 것은 김대한의 주변 환경이다.

김대한은 경북 예천 출신, 대구에서 택시 기사·화물차 운전사 등으로 일하다, 2001년 뇌졸중으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의료․보건․복지 체계의 미비성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갖게한다. 그 당시 그가 상담실을 다녀 간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이후 어떤 관리가 있었는지가 의문이다.

결국 그 당시 사건이 적절한 관리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과연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제2의 김대한이 없다고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지금은 그 당시 사건이 타 지역인데다가 시간이 흘러서 기억이 희박해졌다. 과연 그런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지금은 그 당시와 다르게 제도적인 사회시스템이 완비되었고 또한 관리 및 시민의 안전의식이 얼마나 변한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필자는 그 사건이후 사회적인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된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지만 가슴만 답답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설계하고 기획하는 쇼셜 디자인(Social Design) 분야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들의 역할과 사명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셜 디자인(Social Design) 전문가들은 지방자치조례를 만들어서 사회적 안전기반을 만드는 의원이나, 현장으로 체감하는 복지를 실현하는 공무원도 그렇고 지역사회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나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례관리를 하는 사회단체 지역 활동가들과 사회복지사 등 사회의 변화를 위해 직간접으로 노력하는 이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각자 영역에서 전문가들이지만 한 팀으로서 전문적인 공조체계가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대구참사의 김대한은 소셜 디자인 전문가들이 팀 어프로취(team approach)로 사례관리가 되어 왔다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무엇보다도 지역사회에서 내담자 중심의 사례관리를 전문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담요원과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사전에 예방하는 사람보다 어리석은 일이지만 사후에도 방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

현재까지 아픔을 잊지 못하는 대구참사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부디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불철주야 노력을 해야 하는 과제들이 우리에게 남아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