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송(唐宋) 8대 문장가 중 한사람인 한유(韓兪, 字는 退之)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의 아들에게 지어 보낸 시 한수,

"마을과 들판에 서늘한 바람, 이제 등불도 가까이할 수 있으니, 책 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에서 유래한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 9월이 왔다.

9월은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1582년에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종래의 율리우스력을 고쳐 만든 태양력)의 아홉 번째 달이며, 30일까지 있다.

9월을 뜻하는 영어 'September'는 원래 7월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7월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을 딴 July가 되어 8월이 되었으나 아우구스투스를 뜻하는 August가 8월이 되자, 9월로 밀려나고 말았다.

9월이면 한국, 중국, 일본, 미국과 같은 북반구에서는 가을이 되며,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과 같은 남반구에는 봄이 된다.

이 달과 그 해의 12월은 항상 같은 요일로 시작 한다

9월에는 민족대명절인 추석(秋夕)이 9월 19일 (음력 8월 15일), 법정기념일로는 9월 7일 사회복지의 날, 9월 18일 철도의 날, 9월 27일 관광의 날, 이십사절기 중 백로(白露)9월 8일 또는 9월 9일, 추분(秋分) 9월 23일 또는 9월 24일,이 들어있다.

러시아 등의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에서는 새학년의 새학기가 시작되고, 우리나라에서는 2학기가 시작된다. (1945년에서 1950년대 초까지는 9월에 학년이 시작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 일부 대학들은 미국처럼 9월 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도 있다.

지루했던 폭염도 끝나가고 밤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을의 서곡(序曲)처럼 들려오는 9월, 화순도곡원화리가 낳은 자랑스러운 詩人 서은 문병란(瑞隱 文炳蘭) 선생의 ‘9월의 시’를 감상하면서 9월 속으로 빠져 들어보자!

9월의 시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 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