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사진촬영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량지에 데크 시설이 들어서 자연적인 조화를 깨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며 이 일대의 관광개발을 위한 사업도 경관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세량지, 인공 저수지이지만 주변의 산과 숲이 저수지의 잔잔한 물결 위를 절반쯤 뒤덮은 경치는 전국적으로 내놓아도 정말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작은 시설물이 들어서 있어 사소한 것이 오래된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조화를 깨트리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또한 저수지 바로 옆 숲을 지나는 길이 있는데 굳이 물 위에 데크를 만든 이유가 물이 매우 맑으니 물고기를 바라보라는 것인지, 아니면 사진 포인트여서 사진가들이 이곳에서 앵글을 잡으라는 배려인 것인지...

사진가 A씨는 “군 예산으로 개발을 한다면 경관을 헤치는 시설물 조성이 아닌 제방 아래의 공원 조성이 나을 것”이란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데크 시설물이 어울리는 곳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세량지는 자연적인 멋이 포인트이므로 인공 시설물의 설치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처음 사진으로 세량지를 알렸다던 한 사진가는 “공사로 인해 제거되고 잘려나간 나무들을 봤을 때 화순군을 원망하는 사진가들이 많았다”며 자연경관을 망치는 예산집행은 자제해주기를 바랐다.

군 문광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광부의 포토존사업으로 공사를 했는데 현재는 데크 위에 나뭇가지들이 뻗어있어 여름에도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제방에 길게 설치하려했다가 측면에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최소로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량지가 알려지면서 군의 투자도 대폭 늘어났다. 관광산업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주차장 조성, 진입로 정비 등의 명목으로 35억여의 예산을 세운 것.

때문에 세량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세운 예산은 어떻게든 소모시키려하는 행정의 과거 모습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또 다시 자연을 훼손하는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문광과 관계자는 “경관을 파괴하지 않는 최소한의 개발과 정비를 하겠다”며 “세량지는 한정된 기간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단점이 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세량지는 가장 아름다울 때가 봄에 벚꽃이 필 때이며 이 때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가장 자연적으로 아름다운 찰라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먼 곳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데 이렇듯 조금씩 파괴되는 광경을 바라본다면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한편 세량지 데크는 운주사 데크도 새삼스럽게 떠오르게 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 군이 문화재 위원들의 심의를 받아 조성했다는 탐방로(데크)는 당시 “운주사의 자연스런 멋을 훼손했다”는 것으로 비난을 샀었다.

▲세량지는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