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암 윤예주 시인

‘나. 태어날 때 부터였다.
아무리 세월이 지우려 해도
애절한
첫사랑처럼 되살아나고
말간 하늘처럼
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꿈,
그래서
뭍세월 지난 지금에서야
그 꿈을
여기 자연의 심장에
우뚝 세운다.’

시에 대한 윤예주선생의 애정이 묻어나는 글이다

거암 윤예주선생은 한국문인협회화순지부장직을 맡고 있는 詩人이다.

전남광양출신인 선생의 전직(前職)은 경찰관.

업무수행 과정 중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 환경, 상황들은 감수성 예민한 경찰관 가슴과 뇌리에 여과 없이 그대로 각인되며, 그렇게 흘러 보내지지 않고 투영 된 생생한 느낌들은 나중에 선생의 시어로 고스란히 작품이 된다.

현직에 있을 땐 경찰업무와 연관된 인간의 애환이 담긴 시를 많이 썼는데 이제는 퇴직하여 전원생활하는 농부가 되다보니 자연속의 야생, 풀, 꽃들과 친구가 되어 그들이 선생 시의 소재로 등장한다.

▲청영마을에서 바라 본 화학산

▲청영의 달

■문학청년 윤예주

어린 시절 한약방을 경영하던 부모아래서 유복하게 자란 선생은 성장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에 눈을 뜨면서 시를 쓰기 시작 했으나 후일 경찰직에 뛰어들면서 업무에 충실하기 위하여 잠시 펜을 놓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업무에 익숙해지자 다시 틈나는 대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선생의 첫 시집 자작나무숲으로 간 바람

■시 쓰는 경찰관 윤예주

선생은 경찰생활 37년 기간 중 파출소에서 1년 반을 근무하고 나머지는 경찰서와 지방청에서 근무하였다.

경무, 정보, 경비업무를 주로 맡았고 다른 부서들도 두루 섭렵하였으나 돈에 천착하지 않았던 선생은 상사가 배려하여 발령내어준 교통순찰대를 2개월 만에 염증 내고 타부서로 옮겨줄 것을 건의하여, 6개월 되었을 때 선생이 원하는 보직으로 돌아갔다 한다.

이유는 선생은 원칙에 의거해 업무처리를 하고 싶은데 교통순찰대란 곳이 업무 생리상 그럴 수 없는 곳이라 선생의 적성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생이 경찰직 시절에 쓴 유명한 시로는 ‘수갑’과 ‘여자의 눈물’이 있다.

‘수갑’이란 일반인들이 흔히 ‘은팔찌’라고 부르는데 경찰이 아니면 접하거나 만져볼 수 없는 기구로 선생자신이 경찰관이기 때문에 시 소재로 사용 가능한 것이었다.

또 다른 ‘여자의 눈물’은 절도범으로 들어온 여성피의자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완화시켜주기 위해서 선생이 질문을 던질 때 여성피의자가 눈물 흘리는 모습에 착상하여 쓴 시이다.

훗날 ‘여자의 눈물’은 낭송시가 되어 방송에도 나올 만큼 대중들의 호응을 얻으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정년퇴임식날 가족과 함께

■청영(鶄鴒)의 농부시인 윤예주

화순군이양면청영(鶄鴒) 마을은 선생 제2의 고향이다.

선생은 요즘 화순정서에 흠뻑 빠져 있으며 선생주변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선생은 경찰관 재직시 경찰직무와 관련된 책도 발간하고, 98년도에는 ‘IMF 한파를 이기는 길’ 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전국적인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행복을 찾고, 스스로 겸손하며 인생의 묘미를 느끼는 윤예주 선생.

시인은 시로 자신을 표현하며, 오늘도 멈출 수 없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시인의 詩想 원천을 이루는 자연들

▲시인의 집에 세워진 詩碑

▲시인의 이양 청양마을 집

이렇게 좋을 수가

윤예주

오늘은 참 좋다.
한낮 햇살에 기대어
장미꽃 향기 내리는 뜨락에 홀로앉아
꽃봉오리 만져보니
그 사람 젖멍울 같다.

벌 나비는
꽃향기찾아 저마다 날아들고
솔바람도 지나가다가
날 보더니 웃는다.

향기 가득한 정원에
사랑이
행복이
창망한 하늘만큼 높다

비 온 뒤끝
꽃들도 좋아 허허 모두
웃는다.

▲이렇게 좋을 수가,,!

거암 윤예주 시인: 010-9445-8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