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배기운 의원에 대한 선거법 위반 항소심(2심) 선고가 '1심 재판부가 배 의원 측에 국민참여재판 고지를 하지 않아 소송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연기됐다.

지난해 배 의원의 1심 재판을 담당했던 광주지법이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에 국민참여재판 신청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재판을 진행한 것이 원인이다.

2008년 시행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제도는 형법상 중범죄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범죄로 대상이 한정됐으나 2012년 7월 개정되면서 대상 범위가 모든 형사합의부 사건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르면 법원은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공소제기 시 반드시 피고인에게 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공소장 부본과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절차와 의사 번복 제한이 기재된 안내서를 송달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절차를 누락하고 재판을 진행해 법을 수호하는 기관으로 실수를 범한 것으로 밝혀져 2심 재판부는 변론재개를 통해 다음 공판기일인 9일 배 의원 측에게 참여재판 수용 여부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배 의원이 참여재판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변론 종결 이후 수 주일 후 항소심 선고가 이뤄지지만 참여재판을 요구할 경우 1심 선고는 무효가 되고 다시 1심 재판을 받게 된다.

배 의원 측 A인사는 “법을 수호하는 법원이 소송 절차를 실수 또는 무시해 고법까지 진행한 소송이란 점에서 법원의 명예와 신뢰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면서 “국민참여재판 수용 여부는 그 동안의 소송진행 부분이 모두 무효가 되므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송에서 궁지에 몰렸던 배기운 의원은 법원의 치명적인 실수에 따라 소송에 다소 유리한 입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외에도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의 뇌물 사건에서도 참여재판 안내를 생략하는 실수를 범했다. 전 전 구청장은 참여재판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이 사건은 원심 파기 없이 광주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