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창 화순경찰서장

대한민국은 2012년 2년 연속으로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했다. WTO 세계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액은 1조 675억 달러로, 9천 869억 달러를 달성한 이탈리아를 제쳤다.

또한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708달러로, 세계31위를 달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어 개발도상국의 모델이 된지 오래다. 해방이후 불과 60여 년 만에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강한 대한민국을 이루어 낸 것이다.

그러나 시민안전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그리 화려하지 않다. 부끄럽게도 교통사망사고 수준 및 자살율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2011년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는 5229명으로 자동차 1만대 당 101명(전남 95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이다. 자살자는 1만5900명(전남 645명)으로 인구 10만 명 34명으로 8년 연속 세계 1위이며, 2위인 일본(21명)보다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밤거리가 세계 어느 곳보다 안전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으나, 최근의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과 같은 위험에 많은 국민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산 깊고 물 맑으며 인심 좋은 전남도 폭력사건에 자유롭지 않다. 얼마 전에 70대 중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살인 후 사체를 절단하여 유기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그 잔인한 사건이 발생한 이면에는 오래되어 곪을 데로 곪은 가정폭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교통사망사고 발생 건수도 전국 평균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교통사고의 근본 원인을 찬찬히 살펴보며 그 이면에 ‘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하고, 술이 너무 만연되어 있다. 거의 모든 행사마다 테이블에 술이 올라 있고, 술을 마시고 권해야 대접받았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다. 심지어 공공기관 행사장마저도 제일 상석은 술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술이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하여 새로운 술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프랑스의 청소년선도 프로그램 쇠이유(문턱)를 통한 스킨십을 권하고 싶다. ‘쇠이유’ 프로그램은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3개월 동안 2000km를 걸으면 석방하는 교정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 때에는 mp3나 핸드폰과 같은 기기는 일체 가져갈 수 없고, 소년 한명 당 한 명의 자원봉사자가 동행한다.

일반 소년범의 재범률이 85%인데 비해, 이 쇠이유 프로그램을 거친 소년범의 재범률은 15%라는 결과가 나와, 걷기와 성찰의 시간이 교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어, 각 국이 벤치마킹 중에 있다고 한다.

문제성 있는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본 후,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일일 멘토로 위촉한다. 멘토로 위촉받은 인사와 1:1 산행하며 땀을 흘리고 손을 잡아 주면, 특강 몇 시간 듣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학교폭력도 결국 남을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인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이 걸으며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장래 희망에 대해 조언을 하면 청소년을 선도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산행후 목욕을 하며 서로 등까지 밀어 준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자살은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라고 방치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자살예방을 위해 각 자치단체가 법적, 제도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해외 선진국중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하여자살율은 절반이하로 줄인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서울 노원구청의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자살예방을 위한 조례 제정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와 희생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이제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