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창 화순경찰서장

우리말에 ‘순수(purity)'와 '순진(innocence)'이란 단어가 있다.
사전적(辭典的) 의미로 뉘앙스(nuance)가 엇비슷한 단어이지만 난 ‘순수’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청정골 화순에 그러한 ‘순수’를 지닌 경찰서장이 부임했다.

지난 4월 18일 단행된 경찰청 정기인사에서 신임 화순경찰서장으로 취임한 채수창 화순경찰서장.

채서장은 강북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6월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지나친 성과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파면됐다가 소송을 통해 2012년 2월 복직(復職)된 독특한 이력(履歷)의 경찰관이다.

▲충혼탑 참배하는 채서장

■순수과학도(純粹科學徒) 꿈꾼 소년 채수창

전북 군산에서 출생한 채서장은 어린 시절 과학자가 꿈이었다.

채서장은 초등학교는 익산, 중학교는 전주, 서울로 이주한 가족 따라 고등학교는 서울 경희고를 거쳐 경찰대학에 들어간다.

과학자의 꿈이 경찰로 변한 건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한다.

학창시절 조용한 모범생이었다고 말하는 채서장은 청소년기 추억은, 공부 열심히 한 기억 외에는 별로 없을 정도로 학구파였다고 한다. 어쩌면 순수과학자 꿈을 꾸는 채서장에게는 당연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책벌레만 아니었고 초등시절, 배드민턴 학교 대표선수도 했던 채서장은, 화순이 ‘배드민턴 메카’라 학창시절 추억을 살려 다시 배드민턴을 계속해 볼 생각이라 말한다.

■순수경찰관 채서장

경찰대학 졸업이 후, 경찰청 내근(內勤)보직업무를 주로 했던 채서장은, 일찍 출근 늦은 퇴근으로 사회와 별로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2006년 총경(總警) 승진하면서 전북으로 내려온 채서장은 전북경찰청 보안과장1년 근무 후 김제경찰서장으로 발령(發令)받는다.

채서장은 김제경찰서 근무 시 시골농민들을 접하면서 눈에 비춰지는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 모습과 환경에서 사회성을 깨우치고, 인생을 인생답게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예향 김제’에서 많은 예술인들과 교류하면서 채서장은 좋은 영향의 '문화 충격(culture shock)'을 받는다. 그러는 와중에 경제적 궁핍으로 인한, 예술인들의 고단한 생활을 목격하게 된 채서장은 재능이 있어도 경제적 여유가 없어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도움이 되는 기관장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가 하면 채서장은 김제시의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 시키고자 ‘지역경제 도움 되는 경찰관이 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재래시장 상품권 구입을 실천하며 다른 기관장들의 참여도 독려하여 김제시장 으로부터 지역경제활성화에 일조(一助)한 공로로 감사패도 수여받았다.

■‘민중의 지팡이’ 채서장

김제경찰서를 떠난 채서장은 서울로 올라가 지하철경찰대장을 지내고 강북경찰서로 발령받는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역인 강북경찰서에 재직하게 된 채서장은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주민의 어려움을 헤아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40여분 소요되는 아침출근시간을 관용차 이용하지 않고 걸어가면서 지역주민 삶의 현장도 직접보고 지역민들과 대화도 나누는, 발로 뛰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였다.

또한 채서장은 서울 강북의 자랑 북한산에 경찰산악구조대를 만들어 강북서 직원들을 상주시키면서 등산객 구조활동과 사고예방활동까지 하여, 많은 등산객들이 북한산을 찾아오게 끔 동기부여를 하며 북한산 홍보에 톡톡히 한 몫을 해내기도 했다.


■소신(所信) 있는 채서장

2010년, 서울경찰청은 ‘경찰서 등급제’라는 실적위주평가제도를 도입하면서 ‘실적’을 강조한다. 자존심 강한 채서장은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에 반하는 이 제도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실적주의 폐지’를 주장하며 내부적으로 개선을 건의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않자 '바꿔야된다'라는 본연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자청하게 이른다.

하지만, 채서장 스스로 절차상의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지는 의미에서 사표를 제출하는데 서울경찰청은 사표수리 대신 채서장을 징계 파면 처분한다.

공직사회에서는 사표가 수리되면 퇴직금을 받지만 징계 파면은 퇴직금도 못 받고 5년간 공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가혹한 처벌이다.

야인(野人)으로 돌아온 채서장은 생계를 위해 오리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버스운전자가 되기 위해 면허증도 취득한다. 채서장은 여성의류사업도 벌였는데, 당시 강북경찰서 모든 여직원들이 와서 옷을 한 벌 씩 구입해 주었다며, 이 자리를 빌어 그 때의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한다.

하지만,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지자 채서장은 2010년, 스피츠(Speech)강사를 시작해 복직 전까지 하게 된다.

채서장은 스피츠(Speech) 강사직이 가계에 큰 보탬이 돼주지 못했지만 50여명의 제자들에게 명예로운 ‘교수님’호칭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복직(復職)으로 명예회복하는 채서장

야인으로 있으면서 채서장은 자신에게 파면처분까지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으로 ‘파면처분취소소송’을 걸게되고, 채서장이 승소(勝訴)하면서, 파면 시 소속청이던 서울경찰청으로 복직, 2012년 10월 전남경찰청경비교통과장을 거쳐 2013년 4월 화순경찰서 발령을 받는다.

채서장은, 화순경찰서는 전남경찰청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로, 채서장 자신이 근무하게 된 걸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화순경찰서 직원들이 협조를 잘해주어 치안행정을 잘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안전화순,튼튼경찰’ 지향하는 화순경찰서장 채수창

항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걸 중시하는 채서장은 ‘검거보다는 예방’이라며 성과 위주에서 벗어나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예방’에 주력할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도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신속한 제압과 검거를 통해서 채서장이 발안한 캐치 프레이즈(catch phrase)‘안전화순, 튼튼경찰’를 구현할 것이라 한다.

채서장은 ‘안전화순’ 첫 단초(端初)로서 5월14일 화순경찰서에서 ‘화순안전선포식’을 개최하여 ‘안전’에 기여한 유공경찰관과 지역민을 표창하고, 안전체험장비가 설치된 버스로 주민들이 직접 체험장비로 체험하며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숙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화순경찰서는 2011년부터 직원들이 매월 10,000원식 각출하여 ‘사랑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채서장은 직원들의 아름다운 인간애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5월9일 화순지역 기관장 30여명이 참석하는 ‘화순경찰서 치안협의회’ 회의 때 참석하는 기관장들에게도 ‘사랑나눔,봉사활동’에 동참할 것을 독려할 예정이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도 많은 채서장은, 스피츠(Speech) 강사 당시 채서장은 ‘청소년 선도’ ‘청소년봉사’ 주제로 대화를 많이 나누었는데 복직하면서 Speech 강사시절 함께했던 50여 명의 제자와 ‘지구촌청소년연맹’을 결성하여 청소년봉사활동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弱한者에게 弱하고 强한者에게 强한, 화순경찰서 채수창 서장

인터뷰 내내 경찰서장으로서 권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진솔하면서도 인간미 물씬 풍기는, ‘순수경찰관’ 참모습을 보여준 채수창 화순경찰서장에게 지역민 한사람으로서 마음의 성원을 보내며, 불철주야 화순치안을 위해 애쓰는 화순경찰서 모든 직원들의 건승을 빈다.

▲화순경찰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