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곡(春谷) 강동원(姜東元)

천 년의 고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 화순은 남도의 중심부에 위치해 영산강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곁에 두고 있어 예로부터 중국과 왕래가 빈번했다. 그 교류의 산물로 가는 곳마다 중국의 역사적 흔적이 남아있다. 주자묘, 정율성, 운주사, 능주향교 등 중국 관련 유적지와 문화자원이 풍부한 화순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한ㆍ중 교류 문화관광의 핵심지로 화순이 우뚝 서기 위해 양국이 공감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중국 관광객의 시선을 끌 만한 스토리텔링 발굴이 중요하다.

화순군 도암면 운주사에 가면 무질서하게 이곳저곳을 채우듯 자리하는 탑과 불상은 단 하룻밤에 세워진 모습이라는 전설이 어색하지 않다. 천 개의 불상과 탑이 있었다는 운주사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숫자가 줄어들어 그 자리에 아쉬움만 남겨져있다. 운주사를 대표하는 거대한 와불은 불상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채 언덕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며 나란히 자리한다. 별자리의 모습을 땅으로 옮겼다는 전설을 뒷받침하듯, 놓인 자리와 크기가 북두칠성의 방위와 별들의 밝기와도 일치한다는 칠성바위의 모습도 예사롭지 않은 운주사를 더욱 신비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이 오늘날 풍수지리의 효시가 된 도선국사의 작품이다.

▶ 천년을 지켜온 운주사

도선국사(道詵國師)는 음양풍수설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풍수지리학의 효시가 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옥룡자 도선국사가 당나라로 유학가 일행(一行) 대혜선사(大慧禪師)로부터 풍수설을 배워왔다고 한다. 도선국사가 음양지리설을 고려화 하여 고려 시대 풍수설이 성행했다고 한다. 수많은 불학도 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875년(헌강왕 1)에 "지금부터 2년 뒤에 반드시 고귀한 사람이 태어날 것이다."고 하였는데, 그 예언대로 송악에서 태조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예언 때문에 태조 이후의 고려왕들은 그를 극진히 존경하였다고 한다.
이렇듯 큰 인물이 우리 화순의 역사 기록에 등장한다. 바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운주사가 그것이다. 그러나 운주사에 도선국사 창건설만 있을 뿐 진영각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도선국사 진영각과 함께 당나라 대혜선사 진영각을 세운다면 중국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정율성 왜 이곳에 있나?
능주초등학교에 한쪽 구석에 최근에 만들어진 정율성 흉상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에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선생이 있다면, 이웃 나라 중국에는 '정율성' 선생이 있다. 정율성 선생은 중국 3대 음악가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중국의 등소평이 지정한 공식 인민군 군가인 '인민해방군가'가 작곡가 정율성 선생님의 작품이다. 또한, 중국 인구 중 10억 명 이상이 알고 있는 노래 중 한 곡은 정율성 선생이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유명한 작곡가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정율성 선생이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율성 선생의 모교 능주초등학교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다. 정율성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능주는 그에게 음악적 재능과 삶의 토대를 마련해 준 유년의 고향이다. 신(新)중국창건 100대 영웅 정율성은 한ㆍ중의 가교일 뿐만 아니라 화순ㆍ중국 간의 교류 사업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능주는 그가 꿈을 키우고 음악적 감성을 성장시킨 곳 음악인생의 태동 산실인 셈이다. 그러나 능주에 정율성 동상하나 없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정율성 기념사업추진과 함께 생가복원, 정율성 음악회 등을 추진해 현대사회와 공감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정율성 생가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정율성 선생의 노래 그리고 혼을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정율성 기념사업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 능주초등학교에 있는 정율성 흉상

주자묘(朱子廟) 는 어디에...
능주 옛길을 따라 천덕리에 있는 주자묘(朱子廟)를 찾았다. 낡을 대로 낡은 주자묘 표지판만 있을 뿐 방향이나 거리가 표기되지 않아 주자묘 주변을 배회하다 어렵사리 찾아갔다. 중국 송나라 때 인물인 주자를 모신 사당이 능주에 세워진 것은 선조의 가르침과 역사적 명성을 후학들에게 알리고자 한 주자의 4대 증손 주잠(朱潛)에 의해서다. 특히 중국에서도 발길이 끊이질 않는 주자묘가 화순에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주자는 유학의 중흥조로 회암(晦庵), 자양(紫陽) 등으로 불리며 송학을 집대성하고 성리학의 체계를 이룩하여 주자학의 시조가 되신 현인이다. 중국에는 없는 주자의 사당이 이곳에 있다. 해마다 오월 오 일이면 이곳에서 주자대제가 열린다. 옛 현인의 발자취를 따라 현대를 살아가는 바른길을 찾아보자.

▶ 주자의 영정을 모신 사당

아울러 능주향교 또한 공자를 모시고 있어 중국관광객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중국ㆍ불교문화로 가득 찬 화순은 朱子부터 정율성까지…화순 속에 작은 중국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중국관광객의 관심에 맞춰 소중한 관광자원이 근거리에 모여 있어 알찬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곁들여 지역특산품 판매장까지 만들어 화순만의 상품을 판매한다면 지역경제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 민족의 얼을 키워온 능주향교

이모든 것이 화순군의 과제로 남겨져있지만 군민의 관심도 지역발전에 큰 힘이 된다. 한발 떨어져 관망만 한다면 그 거리만큼 발전은 더디올 것이다. 지역 발전을 기대한다면 화순군민이여 깨어나라!
춘곡(春谷) 강동원(姜東元):010-5665-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