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엄마가 연탄재 부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살짝 문을 열고 보니 밤새 눈이 왔고 엄마가 연탄재를 바께쓰에 담고 계셨다. 올해는 눈이 많이 와서 우리 집 연탄재가 남아나지 않겠다. 학교 갈 때 엄마가 학교까지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깔아 놓은 연탄재 때문에 흰 눈 위에 갈색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 위로 걸으니 별로 미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올 때는 내리막길인데다 눈이 얼어붙는 바람에 너무 미끄러워 엄마가 나를 업고 와야 했다. 내가 너무 무거웠는지 집에 닿았을 때 엄마는 숨을 헐떡거리고 이마에는 땀이 송송 나 있었다. 추운 겨울에 땀 흘리는 사람! - 바로 우리 엄마다. 그런데 나는 문득 엄마의 이마에 흐르는 그 땀이 눈물같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나를 업고 오면서 너무 힘들어서 우셨을까. 아니면 또 ‘나 죽으면 넌 어떡하니’ 생각하시면서 우셨을까. 엄마 20년만 기다려요. 소아마비는 누워 떡 먹기로 고치는 훌륭한 의사 되어 내가 엄마 업어 줄게요.’

2009년 작고한 서강대영문과 장영희(張英姬) 교수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쓴 일기, ‘엄마의 눈물’에도 등장하는 ‘연탄’

딸에 대한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애정이 ‘연탄재’에서 묻어나는 이 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연탄’은 아날로그 세대들에겐 장작불만큼이나 참으로 정겹고 따스한 추억이다.

▲산벚꽃 만개한 연탄공장의 봄

■연탄의 정의

무연탄을 주원료로 하여 여기에 다른 탄화물을 분쇄 ·배합하거나 점결제(粘結劑)를 혼합해서 성형 ·건조시킨 원통형 고체연료이다.

▲화광연탄

■연탄 변천사

매서운 추위가 엄습하기 전, 집집마다 연탄광을 말끔히 치우고 새끼줄에 꿴 연탄을 벽면에 나란히 줄맞춰 들이기로 시작되던 겨울나기.

풍요보다는 가난의 기억이 더 선명한 지금 4,50대 이상 세대들 이라면, 연탄 갈 시간을 놓쳐 온 가족이 추위에 떨지 않게 하기위해 겨울철 꼭두새벽이면 어김없이 십구공탄을 갈던 어머니나 할머니를 기억할 것이다.

연탄은 우리의 몸을 덥혀주고, 모든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화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빨래도 깨끗하게 삶을 수 있는 효자 노릇하며, 이름도 구공탄(九孔炭), 십구공탄(十九孔炭), 이십이공탄(二十二孔炭) 등으로 진화했다.

지금 연탄 때는 세대는 그리 많지 않지만, 연탄은 오랫동안 우리네 삶과 함께 하면서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과 몸을 따스하게 해주는, 이웃 간의 너그럽고 훈훈한 인심 같은, 고마운 존재다.

▲연탄만드는 공구들

▲연탄만드는 공장

▲출고 대기중인 연탄

■화광연탄

화순에서 동면 복암리로 차를 달리다 보면 벚꽃만개한 아름다운 산 아래 뜬금없이 옛날 영화 속에서 본 듯한 연탄공장이 나타난다.

2003년 창업 이래 저렴하면서도 탄질(炭質)좋은 연탄을 생산하고 있는 ‘화광연탄공장’.
화순무연탄으로 만든 화광연탄은 양질의 탄(炭)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화광연탄은 근교 타 지역보다 연탄가격도 장당 30~40원가량 저렴하여 소비자들의 가계에 보탬을 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소비자 유형에 맞는 연탄을 생산, 공급하는 모범연탄생산업체이다.

한국에서 산출되는 무연탄은 점결성이 좋아 별도의 점결제를 첨가하지 않고도 구멍탄 성형이 가능하며 타는 시간이 길어 가정의 난방용으로 사용되지만, 고체연료인데다가 불이 붙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발화력이 좋은 가루탄인 외국산 고질탄을 혼합하여 연탄 제조 하는데 외국산 고질탄은 점결성이 부족하여 15% 이상 혼합하면 연탄으로서의 성형이 어려워진다고 한다.

화광연탄에서는, 점화 후 10시간 30분을 타는 외국산 고질탄을 혼합한 연탄은, 여수지역 하우스재배용으로만 생산, 공급하고, 화순관내 일반가정용보일러 소비자에게는 소비자의 경제성을 고려해서 12시간 타는 무연탄만으로 제조한 연탄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점화시간이 긴 가정용연탄에 대해 소비자층에서 불만을 제기 하는데, 이는 그만큼 타는 시간이 길어 경제적으로 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하는 화광연탄 구영규 사장의 깊은 배려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며, 연탄의 특성이지 품질에 관한 문제는 아니다.

구영규사장은 ‘연탄은 어느 곳에서 생산되든지 품질은 같고, 단지 연탄의 특성만 다를 뿐이다.’라고 말한다.

모두가 살기 바빠서 힘든 이웃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요즘.

주변을 되돌아보며 소비자 중심 ‘맞춤 서비스 연탄을 제조, 생산’하는 ‘화광연탄’은 화순지역민들의 심신(心身)에 언제나 ‘온기(溫氣)’를 안겨주는 ‘믿음직한 지킴이'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거리에서 바라 본 공장전경

▲운치있는 화광연탄공장 건물

▲연탄공장이라고 시커먼 연탄만 있는게 아니다. 예쁜 진달래도 피어있다.

▲우중충한 건물에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꽃

▲휴식시간 이용하여 고추텃밭에 멀칭 작업 하고 있는 부지런한 직원들

▲구영규 화광연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