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성의 꽃' 이춘화

한국에서의 다문화가족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족을 총칭하는 용어로, 세계화와 이주화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도 다문화가족이 증대함에 따라 다문화가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화순에 뿌리내린 ‘길림성의 꽃’

1982년생 이춘화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조선족이다.
고향 중국 길림성에서 ‘피부미용’관련 분야 직장생활을 하였던 이춘화는, 2006년 화순으로 시집온 이후, 친정부모를 모시며 두 자녀를 두고 있는 다문화 가족이다.

▲이춘화 부모와 남편 김정식씨

▲귀여운 이춘화 아가

■조선족(朝鮮族)

오늘날 중국 내 조선족은 19세기 중엽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시까지 경제적 어려움 및 정치적 이유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한반도에서 중국 동북 지역으로 이주한 한(韓)민족과 그 후예들이다. 오늘날 중국 내 거주하는 조선족의 본격적인 역사는 1869년 기사년(己巳年) 자연재난 이후 당시 조선 왕조의 적지 않은 백성이 기근을 피하여 만주 지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910년 한일병합(韓日倂合)을 계기로 나라를 잃은 조선인들이 만주 일대로 지속적으로 대거 유입되어 각지에 정착하여 오늘날 조선족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조선족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은 길림성이며 조선족은 길림성내에 연변(延邊) 조선족 자치주와 장백(長白) 조선족 자치현의 두 개 민족자치구역을 갖고 있다.

조선족은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교육열이 가장 높은 민족의 하나이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에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 등 동북 지역 각지의 조선족 거주지에 모여 살면서 높은 민족적 자부심과 민족의식을 갖고 한국어와 한글 그리고 민족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민족 공동체를 잘 유지하여 오고 있다.

▲화순에 뿌리내린 이춘화 닮은 꽃잔디

■‘긍정의 힘’이 보여주는 행복

처녀시절 중국에서 ‘피부미용실장직’을 6년 여 했다는 이춘화는, 어린아기 같은 고운피부에 웃는 모습이 해맑다. 또한 대화를 하다보면 마음에서 품어 나오는 ‘긍정의 힘’이 강하게 전해온다.

이춘화는 남편 김정식씨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이춘화 자신이 직접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가계를 꾸려가고 있는, 사실상 집안의 가장(家長)이다. 하지만 이춘화는 “어려움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니 살만하다”면서 웃으며 말한다.

이춘화는 현재 도시락사업장에서 운전기사직을 맡고 있다.
2011년 군(郡) 지원으로 운전면허를 취득, 아픈 남편 대신하여 경제활동 할 수 있는 직장을 얻게 되었다며 이춘화는 무척 고마워한다. 또한 직장동료들이나 선배들도 낯선 이방인인 이춘화를 친절하게 잘 이끌어주어 직장생활을 행복하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

▲중국식 결혼사진

■이춘화의 한국에서 나날들

이춘화는 한국정부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의료보험 혜택도 중국에 비해 많고, 특히 화순다문화센터의 세심한 보살핌과 도움으로 한국생활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한다.

현재 화순다문화가정운영위원과 중국이민가족모임 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이춘화는 부모가 한국인이지만 중국에서 한족(漢族)학교를 다녀 한국어가 서툴다며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중국에서 했던 ‘피부미용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지만 직장생활 하느라 시간에 쫓겨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한다.

■이춘화의 간절한 소망

이춘화의 직장근무시간은 일주일에 5일(월~금),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이다.
이제 7살, 5살인 아이들은 외할머니가 보살펴주시고 이춘화는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아주고 교육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춘화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하고 행복하지만 딱 한 가지, 한참 엄마의 손길이 필요할 나이의 아이들에게 어린이집에서만 받는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당국에서 다문화가족 자녀들 교육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한다.

어려운 현실상황이 전해짐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웃으면서 마음에서 품어 나오는 ‘긍정의 힘’을 보여주는 ‘길림성의 꽃’ 이춘화. 그녀의 이름 같은 ‘봄꽃’이 그녀의 일상에서 매일매일 피어나기를 바래본다.

▲해맑은 모습의 이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