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사 조영진

심장이 정지하는 응급상황 발생 시 환자의 생사는 20분간의 초기대응에 따라 좌우되는데, 특히 응급상황 발생 후 4분이 지나면 이미 뇌손상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구급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2011년 평균 9.7분(4분이내 현장 도착률 42%)인 점을 감안했을 때, 구급차가 오기 전 환자가 발생한 현장에서 즉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느냐가 환자의 생사와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2년 대한적십자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한 해 2만 5천여명 이상의 심(心)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행율은 2%, 생존율은 3%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스웨덴(55%)과 북아메리카의 평균(30.8%)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일본(27%)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이다. 이렇듯 선진국에서는 이미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에 대비해 누구나 응급처치를 하는 방법을 숙지하도록 하고 자발적인 참여로 심정지에 의한 사망자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방방재청을 필두로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범국민 심폐소생술 교육 운동”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민심폐소생술교육센터 등을 통해 생명안전문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응급처치 시행률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목격자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심정지 환자의 소생율은 80%까지 올라가고, 뇌손상을 입지 않고 그 만큼 후유증도 줄어들게 된다. 언제든 내 주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하고 개개인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익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폐소생술은 결코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직접 교육을 받기 어렵다면 전남소방본부 또는 화순소방서 홈페이지(www.jnsobang.go.kr)에 접속해 심폐소생술을 안내하는 동영상을 봐도 좋다. 실제로 2009년 가까운 광주에서 인터넷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습득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아버지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버지를 살려내기도 했다. 심정지 환자를 보면 누구나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둔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소중한 가족과 동료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화순소방서 능주119안전센터 소방사 조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