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양 처녀' '후인티 홍수옹'

베트남에서 온 후인티 홍수옹
베트남어로, 후인은 性이고 티는 여성(女性)의미(意味), 홍수옹은 이름이다. 7년 전, 20살 아리따운 나이에 화순도곡쌍옥리로 시집와서 7세, 6세 두 아이를 둔 엄마 홍수옹은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교육적으로도 자상하고 좋은 엄마다.

■‘베트남 하우양(Hậu Giang)처녀’ 후인티 홍수옹

홍수옹은 부모가 어린 시절 가족부양 위해 호치민시로 나가자, 전사자(戰死者)가족연금 받는 할머니 밑에서 동생과 함께 생활하였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홍수옹은 신발과 가방이 없이 맨발로 학교를 다녀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홍수옹의 자존심과 학구열을 기특하게 여기는 할머니의 도움 받으며, 홍수옹은 오전에 학교 다니고 오후에는 빵을 만들어 팔아 동생(동생도 한국으로 시집와, 현재 고흥에 살고 있다.)과 둘이서 학업을 계속한다.

홍수옹의 할머니는 단 한 번도 홍수옹 자매에게 집안일을 시킨 적이 없었고 홍수옹 부모보다 손녀들을 더 사랑하였다고 홍수옹은 전하면서, 지금 베트남에 생존해 계시는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며,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힌다. 지금도 홍수옹은 길 지나가는 할머니나 파지(破紙) 주워 모으는 할머니들을 보면 베트남 할머니 생각하며 맛난 음식을 드리곤 한다고.

▲베트남 살던 시절, 할머니와 함께

■마음(心)도 일상(日常)도 아름다운 홍수옹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홍수몽은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 김홍기씨의 따스한 사랑 덕분에 마음 편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첫 아이를 임신하고 나서 홍기씨의 건강 악화로 광고 사업을 접게 되면서 수입원이 없어지게 되고, 홍수몽은 식당과 비닐하우스 일을 시작한다. 대부분 베트남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올 때는 남편에게 경제적 도움을 많이 받는데 홍수옹은 홍기씨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혀 안겨주지 않았다.

임신한 젊은 아내가 생활비 벌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걸 홍기씨는 안타깝게 여기며 걱정했지만, 홍수옹은 오히려 홍기씨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임신 9개월까지 억척스럽게 일을 하며 밤에는 남편과 함께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첫아이 출산 후, 아이는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홍수옹은 남편과 함께 나주에 위치한 김치공장에 일하러 다녔는데 점심시간이면 단둘이 만나 데이트를 즐기며 신혼의 낭만을 만끽했다며, 그 시절 추억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베트남식 결혼사진

▲첫아이 출산 후 베트남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홍수옹’

가사(家事)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던 홍수옹은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요양보호사’ 권유를 받게 된다. 한국어능력중급이 되어야 응시자격이 있는 요양보호사자격증 취득을 위해 홍수옹은 단계별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결과 2010년 9월 한국어능력중급3급에 합격하고, 2011년 1월 한국어능력중급4급에 합격하면서 화순다문화문화센터 통(通)․ 번역(飜譯) 일을 하고 있으며 전남대학교에서 실시하는 한국어교원자격과정 3개월 이수 및 한자(漢字)6급, 동화구연지도사, 국가공인정보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지금은 방송통신고등학교 재학 중이다.

홍수옹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는 생활의 보탬 위한 발판 마련하기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다른 다문화가족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수홍은 한국사회에서의 이주민(移住民)가족들 생활실태가 열악하고 힘든 부분이 많지만, 홍수옹 자신은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며 학문을 익히면서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일원(一員)이 되어, 한국의 많은 다문화가정을 위해서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홍수옹의 책상

■홍수옹의 포부

‘아이들은 나의 전 재산’이라 말하는 홍수옹은 독실한 크리스천(Christian)이다.

아이들은 하나님이 인도하는 길로 갈 것이라며, 자신은 특채공무원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가능하다면 선교활동도 하고 싶다고 하는 홍수옹은, 항상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홍수옹이 하는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홍수옹의 든든한 우군(友軍), 남편홍기씨가, 생활전선에서 일하는 홍수옹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1987년생 홍수옹은, 어린나이 이지만 참으로 마음이 깊고 사랑 넘치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런가 하면 자존심 강하고 매사에 당당하며, 진취적 사고방식을 지닌 다문화가정의 모범주부이기도 하다.

기자의 눈엔 ‘김태희 보다 아름다운, 홍수옹’
홍수옹과 함께 하는 가족들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홍수옹의 전재산 아이들 김기림,김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