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 온다고......(이하 생략)
70년대 가수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앗! 봄이다!!”
봄이 왔군요. 올동말동 하던 봄이. 산너머 오솔길을 따라서 찾아왔습니다. 엊그제까지도 완강하게 버티던 동장군도 그 실체가 아련할 정도로 물러갔네요.

시나브로 우리 곁에 찾아오는 봄을 우리의 육체가 느끼는 순간 “앗! 봄이다!!”라는 단발마가 나옵니다. 지난 겨울은 참으로 혹독하게 추웠지요. 혹독한 겨울을 나고 선정암 골짜기로 불어오는 포근한 미풍을 살갗으로 느낄 때 온몸이 아늑해집니다.

봄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위대합니까? 이제 나무들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얼었던 시냇물도 힘차게 흘러갑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나무들의 꽃망울 머금은 모습은 꽃이 활짝 핀 모습보다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봄 하면 역시 씨앗을 뿌리는 계절 아니겠습니까? ‘씨앗은 희망’이고요. 땅에는 씨앗을 뿌리고, 우리들 마음 속에 희망을 심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이제 ‘봄맛’을 보고 ‘봄맛’을 느껴봅시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계절이 변화는 순간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이 우주 속에 하나의 개체로써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햇빛과 공기와 바람과 나무 그리고 온 세상이 같이 뛰고, 약동하고 그리고 봄맛을 보자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왔다고 했을 때 사라진다는 짧은 봄, 봄맛을 보고 ‘살아 있슴’과 ‘희망’을 느껴봅시다.

너릿재 옛길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는 순간 우주 삼라만상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