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로 미소가 없는 화가 남계 이정래

전통 문인화를 탈피하여 동양화, 서양화, 평면미술, 행위미술, 설치미술들을 접목하여 현대적 문인화를 그리는 남계 이정래 화가는 화순 남면 출신이다.

동명동에 위치한 화가의 화실을 찾은 날은 우중충한 하늘에서 봄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날씨를 닮은 듯 한 낡은 건물 3층에 위치한 화가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예상 밖으로 널찍한 마루 공간에 화사한 색채의 꽃그림들과 수묵화 등 많은 소장 작품들로 화실(畵室) 안 풍경은 풍요로워보였다.

■외길 그림인생을 살아 온 화가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해, 직장생활 한 번 하지 않고 오로지 그림만 그려온 화가는, 1979년부터 그림에 입문하여 현당 김은호, 금봉 박행보 선생에게 사사, 신선도, 화조도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문인화 세계에 뛰어들어 예술에 심취해 있을 무렵에 학정 이돈흥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사사 받으며 한국화, 서예, 문인화를 두루 섭렵하였다.

화가의 그림은 정신적 육체적 정신이 자리하여 자연경(自然景)을 그리지만 사실적 묘사보다는 자신의 마음 이미지를 형상화 시킨다. 또한 기법에서는 발묵법이나 조형적 구성, 철선지 요철의화선지를 사용하여 질감을 강조하는 등 현대적 기법으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화가의 그림은 화제나 그림 구성에서 거침이 없는데 서예나 문인화 수업을 통해 익힌 시흥과 자연적인 감성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화가 자신의 정신 영향이다. 화가는 처음엔 비국전파 화가였지만 스승의 성향에 따라 공모전 출품여부가 결정되던 당시 흐름 때문에 공모전 대신 작품 활동에만 전력을 다했다. 198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화가는 대외적으로 작품 출품을 하게 되는데 다른 작가들에 비해 늦은 출발이었지만 무등미술대전 대상, 광주시전 대상, 전남도전 대상 등을 거머쥐며 그의 작품과 이름을 세상에 알려진다.

▲봄이 오다-혼합재료

▲산수-혼합재료

▲무등산-혼합재료

■ 열심히 연구하는 화가

화가는 현실적으로 영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예술가적 소양을 간직한 채 자신의 길을 걸으며 그림인생을 펼쳐 나가고 있다. 구상보다는 비구상에 관심이 많다는 화가는 모든 작품 속에 보여 지는 사물 자체의 사실보다는 느끼고, 가지고, 스치는 진실을 이미지화 하며 실험정신으로 항상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가난한 화가들의 초상

화가는 청년화가들이 전업‘(專業)화가를 못하는 이유가 경제적 요인 때문이라며 궁핍한 생활 때문에 창작생활을 하고 싶어도 기초생활이 안되니 다른 일을 하게 되고, 재료에 대한 연구가 없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작품에 발전이 없다고 말한다.

화가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화가들의 현실에 관심을 갖고 한국미술계의 미래를 위해 재정적인 지원이나 후원이 필요하다며, 모든 화가들이 작가정신과 장인정신이 담긴 좋은 작품들을 마음껏 만들 수 있고, 미술 이론과 실기를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화가는, 많은 화가들이 후대를 위해 자신의 작품을 소장할 줄 알아야 한다며 현재 화가 자신은 100점정도 소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500점정도 소장하고 싶다고 한다.

우직하게 ‘진실한 그림’만을 고집하는 남계 이정래 화가의 ‘진실한 작품 들이 500점쯤 되는 날을 기자도 기대하며, 화가 작업실을 뒤로하며 비 내리는 거리로 나섰다.

▲자연과의 만남

이정래 화가:010.9638.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