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팔 군의원

낮은 둔덕 저 아래로 주암호를 돌고 돌아 그림 같은 물안개가 봄의 전령이라도 되듯이 산야를 수놓고 온통 갈색빛으로 수놓아진 들녘에서 어느새 빠끔히 고개 내민 냉이, 곰밤부리, 쑥 온갖 푸른빛의 힘찬 솟음이라고 하긴 그렇고 뻗음이 어울리는 봄나물들과 이름모를 풀들이 내 눈을 붙잡아 버린다.

겨울 춥디 추워 힘겨웠던 한파에도 봄의 소생을 위해 힘차게 뿌리에 박차고 일어나기를 거듭하여 속살거리는 싹틔움으로, 또한 새로움으로 세상에 고개를 내밀어본다. 그래서 어느 부지런떠는 사람 손에 뿌리채 채집되어 그 집 식탁에 올라 한 끼의 맛있는 찬이 되어 즐거움으로 남을지언정 소생이 즐거우리라....

또한 작고 소박하지만 강인함속에서 하얗고 여리게 피어나는 꽃도 어느 시인의 싯귀속에서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리.

힘찬 도약을 꿈꾸며 물오른 봄의 향연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나뭇가지안에서도 푸른솔잎에서도 힘겨운 힘겨룸을 해서라도 봄의 전령으로 불리우고 싶은가보다 때 이른 개나리꽃을 피우고 섣부른 진달래를 치워내 모진한파 속에서 스러져버리고 다음 봄을 기약하는 기다림으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바람끝은 차갑지만 봄을 알리는 봄기운에 우리도 대자연에 몸을 맡기고 정중한 몸짓으로 전령들의 아우성을 듣고자 오늘도 산허리에 시시 멀리 봄을 찾는다....

우리의 자연이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이 이른 아침 개울가엔 개버들도 수줍게 얼굴을 내밀어 겨우내 얼었던 골짜기의 물소리와 음률이라도 맞추듯이 산새들과 청아한 봄날의 하루를 열어낸다.

골짜기 천수답에 구불구불한 논둑에도 밭이랑마다 그림그리기라도 하듯이 색색이 산야초가 넘쳐나고 내 마음의 풍요로움도 한층 더해가는 오월이나 칠월이 되어도 이렇게 귀하게 보일까 싶지만 나름대로 자연의 흐름대로 지금 우리 시대에는 물질만능의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자연웨빙의 맛을 찾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좋은 징조라 생각한다. 이렇듯 이름아침 우리 산야를 찾아 봄의 예찬으로 자연의 답을 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