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백열네 번째 동면 대포리 1구 김승환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대포리 1구를 찾아서...

연일 봄을 재촉하는 듯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폭설로 교통대란을 겪고 있는 중부지방의 눈 소식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려온다. 성급한 봄기운을 즐기며 동면농공단지를 지나 좁은 길을 따라 작은 강이 흐르고 있다. 배형국이라는 자포리 마을은 강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오는 포구였다고 전해오며 풍수를 믿고 의지하던 마을주민은 마을에 함부로 우물을 파지 않았다고 한다. 입춘이 지난겨울의 끝자락에 강을 따라 자리한 자포리 마을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 자포실(自浦谷, 자포곡) 마을의 유래...

대포리(大浦里)의 지명은 대암(大岩) 마을의 대(大) 자와 자포(自浦) 마을의 포(浦) 자를 각각 취하여 대포리라 하였다. 대포리는 자포실마을, 구수마을, 대암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자포실마을의 뜻은 풍수지리상 스스로 배형국이 되었다 하여 자포실이라 했다고 전한다. 마을을 세분하면 우춤(송정지)과 아래춤(자포실)으로 구분된다. 마을이 배형국이라고 전해오며 이와 관련하여 송정과 외송이라는 지명이 전해온다.

▶ 자포실(自浦谷, 자포곡) 마을의 형성

자포실마을은 동쪽으로는 안산, 학재, 집봉, 언너매, 동북쪽으로는 덴바우, 햇거리보, 양마지기, 서쪽으로는 와가리, 할미당 고개, 떡짐이, 누륵댕이보, 남쪽으로는 넙덕바우, 칼바우, 배가들산, 옥림보, 방천보, 차시보, 동남쪽으로 쇠까금, 물고개, 감나무보, 서남쪽으로는 뒷동산, 북쪽으로는 송정지, 가매쏘 등이 있다. 동쪽으로는 운농리 운곡마을, 서남쪽으로는 구수마을, 남쪽으로는 옥호리 옥림마을, 서북쪽으로는 대암마을, 북쪽으로는 운농리 신운마을이 있다.

▶ 우리 김승환 이장은 말이여~

자포리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 인근 농경지와 마을회관, 주택 일부가 하천정비 사업으로 수몰될 처지에 놓여있다. 장마나 홍수에 강물이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마을로 범람하기 일쑤여서 침수 피해를 막는 방편으로 하천정비의 필요성 또한 주민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김승환 이장은 보릿고개 시절 식량을 책임지던 정든 농지를 수장시킨다는 생각에 왠지 마음 한구석이 짠한 마음이 생긴다며 아쉬움을 내비친다. 화순군과 협의하여 대토와 이주문제 등 주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서로 조율하기 위해 김승환 이장과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앉아 마을현안에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 자포리 마을의 자랑...

세계적인 스포츠스타 셔틀콕의 황제 이용대 선수의 고향인 자포리 마을은 50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농부의 정성으로 가꿔온 기름진 옥토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쌀은 미질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으며 일조량이 풍부한 자포리 마을에서 생산된 태양초 고추도 마을의 중요한 소득자원이다. 또한, 하천정비 사업이 마무리되면 더욱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조성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여느 마을처럼 젊은 사람이 없어 마을이 침체되고 있지만, 화순읍에서 가까운 아름다운 전원마을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젊은이들의 귀촌을 기다리고 있다.

▶ 김승환 이장의 바람은...

낡고 오래되어 패인 곳이 많은 마을 안길포장이 시급하다는 김승환 이장은 하루 한번 그것도 새벽 6시 30분에 들어오는 버스가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며 다리 아픈 노인들이 버스 타러 나가기는 너무 힘이 부친다고 이야기한다. 주민들은 버스가 들어오는 새벽 시간 이외에 외지에 출타하려면 40분 남짓 걸어서 인근 마을 버스정류장을 찾아가야 한다며 버스운행에 불만이 많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화순읍과 동면, 한천면, 능주면을 잇는 도로가 마을을 경유하고 있어 이를 따라 순환버스를 운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을회관도 하천정비 사업에 포함되어 공사가 시작되면 뜯길 예정이다. 주민들은 아직 마을회관 부지를 선정하지 못해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고 한다.

▶ 자포리 마을을 나서며...

혹한의 겨울을 이겨낸 나뭇가지 끝에 빨갛게 봄이 움트고 있다. 겨울 동안 얼어붙어 있던 들판도 봄을 기다리며 새 생명을 품을 준비에 들떠있는 듯 작은 미소를 보인다. 자포리 마을 주민들은 하천정비가 완공되면 더 좋은 환경으로 탄생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자포리 마을에 버스가 경적소리가 울리는 날을 상상해본다.

김승환 이장 : 010-3636-0668

▶ 자포리 마을전경

▶ 자포리 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