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교장

2013학년도 개학 첫 날인 1월 30일,
화순읍에서 내비게이션(navigation)거리 34km를 달려간 끝에, 다다른 화순북면중학교.
구름한 점 없는 높푸른 하늘에 겨울바람이 휘~잉 휘~잉 소리를 내며 휘돌고 있었다.
곳곳에서 학생들의 목소리와 몸짓이 느껴지고 보여 지는 교정을, 잠시 둘러보다가 인터뷰를 위해 교장실을 찾았다.

■화순북면중학교

감색(紺色) 블레이저(blazer)차림으로 기자를 맞는 화순북면중학교 이현숙교장의 첫인상은 미국영화배우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을 연상케 하는 지성적이면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2012년 화순북면중학교에 부임한 이교장은, 화순북면은, 화순읍내 나가는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오일장날이면 면민들이 화순보다 곡성옥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서두(序頭)를 연다.

석회석으로 된 하얀 봉우리가 마치 거위들이 모여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지어진 화순 백아산(白鵝山), 그 산자락아래 자리 잡은 화순북면중학교는 1971년 3월 10일 개교하여 현재까지 3,804명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화순북면중학교는 위치적으로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도시를 동경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교장은 도시학생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창안(創案)하고 개발(開發)하여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강화 실시하고 있다.

▲화순북면중학교 전경

■공부는 억지로 시키면 의미가 없다.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교육’을 지향하는 이교장은 ‘사교육(私敎育)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교장은 ‘소인수학교(少人數學校)’의 강점을 살려 각기 개성과 재능이 다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도시의 큰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관심(觀心)교육’에 주력하며 학생 하나하나를 파악하고 있다. 시골 작은 학교라고 얕보며 도시로 학교를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조바심을 이교장은 학생들 수준에 맞추려 하지 않고 학교 이름에만 맞추려하는 부모들 교육욕심이 학생들의 미래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초학력 부진학생이 한 명도 없는 화순북면중학교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여름․겨울방학 중에도 교과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교장은, 실질적으로 부모들이나 학생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채워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희망학생에 한하여 방학 중에 영어와 수학기초․ 기본학력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수학심화반과 영어심화반을 열어 교육한다. 두 과목 중 한과목만 받는 학생이 있고 두 과목 다 받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교장은 절대 학생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며 ‘공부는 억지로 시키면 의미도 없고 성과도 낮다’고 말한다.

▲방학중 학력향상반

■‘교육’은 ‘생물(=생명체)’이다.

‘학생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게 교육의 목표’라고 말하는 이교장은 “정형화된 교육은 글로벌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며, “변화에 적응하려면 수시로 융통성 있게 수업내용․ 교수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학생들이 변화무쌍한 ‘생명체’이기 때문에 교육 역시 살아있는 생생한 ‘생물(生物)’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답습(踏襲)하는 교육보다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유연성 있는 ‘열린교육’을 하여 화순북면중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사랑과 배려가 있으며, 진취적 기상이 있는, E.Q(감성지수,emotional quotient)높은 ‘북면인’으로 성장하기를 이교장은 염원한다.

또한 교사들 감성이 깨어있어야 수업도 생동감 있게 이루어진다며, 교사들 역시 아이들 감성에 다가서는 스승이 되도록, 교사 자신들 감성을 키우며 학생들에게 적합한 접근방법을 모색하도록 독려(督勵)한다.

한편, 감성교육 90%가 가정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교장은 학부모들에게도 감성교육을 받도록 하는데, 이유는, 감성교육은 추상적으로 되는 게 아니고 구체적 배경과 기법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성격유형에 따른 대화방법과 지도방법에 대해’ 라는 위탁교육을 실시하여 학부모와 학생이 같이 참여토록 하고 있다.



■영어교육과 독서에 관심 많은 이교장

화순북면중학교는 학생들의 영어생활화를 위한 방안으로 매주 토요일 원어민(Native Speaker)과 같이 생활하면서 놀이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원어민이 직접 와서 학생들과 함께 상황을 만들어가며 직접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교육인데 토스트나 달걀도 사주며 실제 미국생활과 비슷하게 한다고 한다. 수요일엔 학교에서 원어민 생활영어 수업을 진행하는데 도시의 학생들에 비해 전혀 부족함 없이 학생들이 생활영어를 구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이교장은 풍부한 독서량만이 학생들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며, 무조건 하루 한 시간씩 학생들에게 독서를 하게 한다. 학생들 통학수단인, 대중교통 버스 배차시간대로 인해 1교시 시작 전에 등교하는 학생들의 0교시에는 독서를 하게하고, 방과 후에는 버스가 오는 6시 반까지 교사 2명이 상시(常時) 교대해가며 학생들의 자율학습과 숙제를 지도한다고 한다.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이교장

화순북면중학교 교장실에 가면 학생들이 자신의 ‘이상(理想) 인물’를 정하고 그 이유를 써넣은 액자가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가소성(可塑性)이 크다고 믿는 이교장의 아이디어이다.

이교장은, 현재는 지식기반(知識基盤) 사회이지만 학력(學力)만큼 인성(人性)부분 교육도 중요하다며, 긍정적 시각으로 교우들과 어울리고 배려하며, 사회생활도 잘하고, 적극적이면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균형 잡힌 화순북면중학교 학생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교육프로그램 컨셉(concept)을 잡고 있다.

덧붙여, “교육은 ‘학생’들 위한 것 외에는 모범답안이 없다”는 이교장은 일반적인 도시학교와 상황이 다른 학교에서 더 교육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교장은 이전(以前) 근무하던 어느 학교에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도시의 타교로 전학 희망하는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학생을 도시로 전학시킨다는 약속을 받고 입학시켰다’라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고 한다. 이교장은 소인수학교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상황에 맞게 해주며, 학생들 자신이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해주면 학생들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고 믿게 해주는 교장과 교사들을 따라 준다면서 도시학교보다 학생 자신들 수준에 맞게 더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교장은, 아이들은 5세 이 전에 성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취학 후 학교에서 아이의 성격을 알고 성격에 맞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하면서, 학교폭력, 왕따. 청소년범죄 등은 인성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라며 학력위주의 교육만 지향하는 건 반성해야 한다고 부연한다.



■2013학년도 이교장의 청사진

개학 첫 날이라 몹시 바쁜 업무수행 하면서도, 기자를 위해 맛난 떡까지 준비하여 시종일관 미소 지으며 답하는 이교장은 “모든 학생들을 그냥 막연하게 이해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성장과정과 형편을 잘 파악하여 학생 각자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다. 학생들이 지닌 잠재력을 도출하여 키우게 하고, 필요하다면 상담도하여 학생들이 좀 더 크고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교사들을 위한 연수지원도 꾸준하게 확대할 예정이다.”라면서 2013학년도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교장은 화순북면중학교 교사들이 이교장의 지시를 잘 따르며 솔선수범하기 때문에 업무가 수월하다고 교사들을 치하한다.

학생들이 악기를 잘 다룰 수 있도록 빌려주며 고장 나면 수선해주고, 전교생에게 ‘멈추지마, 꿈부터 써봐’라는 책을 ‘꿈을 설계’하는 ‘자료’로 내주어, 의미 있는 부분은 학생들 스스로 형광펜으로 마크하면서 자신들 의견을 연필이나 볼펜으로 쓰게 하는 간접교육을 실시하여, 교육에 충실한 학생들에 대해 지금 교사들이 칭찬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는 화순북면중학교.

획일적 교육을 싫어하고,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귀(貴)하게 여기는 이현숙교장의 지휘하에, 화순북면중학교 하늘위엔 오늘도 ‘생명력’ 넘치는 학생들의 ‘환희에 찬 재잘거림’이 메아리치고 있다.

백아산자락 재간둥이들, 화순북면중학생들이여~ ‘2013학년도’도 꿈으로 가득하기를!

화순북면중학교:061.372.5098

이현숙교장:010.3636.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