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순 명인

전통문화와 예술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이 모두 담겨있다. 삶 속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척도였던 전통문화예술을 전승계발과 선양이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문화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한국명인 제28호, 무형문화재 제2호 이수자, 김영순 국악연구소 원장은 우리 음악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왔다.

전통의 맥을 이어 우리 문화 알리기
1981년 무형문화재 제8호 광산농악단원으로 입회, 중요무형문화재 안채봉선생(판소리), 전명기선생(설장고) 김회열 선생, 정득채선생(꽹과리), 서대석선생(설북)으로부터 사사 받고 전국민속경연대회농악 부문, 민속부문 대상, 우수상 등 다수의 화려한 경력만큼 열정도 대단하다. 조상현 선생, 김덕수 선생, 등 각 분야 최고의 스승님으로부터 전통의 맥을 이어받아 한일교류순회 공연, 광주비엔날레 공연, 2002월드컵 서울개막식 공연 등 우리 문화 알리기에 힘을 더했다.
2000년 방과후학교 강의를 시작으로 전라남도 문화예술과 주최 국악 영재캠프 출강, 함평월야고 출강 필리핀 국립대학 출강 조선대학 출강 등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후진양성에 헌신하고 있다. 김영순 명인의 국악연구소에는 광주전남을 비롯한 경상도 등 전국에서 학생들이 찾아온다. 최근 지리산 청학골의 5학년 노현휴 군이 박녹주제 박송희류 ‘흥보가’ 완창 발표회를 가졌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청학동을 찾은 전북 무형문화재 제2호 이수자 김영순 명인과의 우연한 인연으로 판소리를 시작했다. 이렇듯 다양한 인연으로 시작된 많은 제자들이 주말마다 버스와 기차를 타고 화순의 스승 댁을 찾아와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그린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우리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영순 명인은 무분별한 신세대의 취향에 맞춘 퓨전 음악도 좋지만 전통이 깨지고 있어 전통을 지키는 노력의 필요성을 외친다.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화순으로 돌아와
무형문화유산의 창조적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로 제28호 명인명장 증서를 받은 김영순 명인은 종가집에서 태어나 부모 몰래 소리공부를 시작했다. 화순 출신으로 대학 1학년에 재학할 당시 우연한 계기로 소리의 세계에 입문한 늦깎이 소리꾼이다. 광주공원에 놀러갔다 숲에서 들려오는 꽹과리소리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 도립국악원이었다. 그날 숲 속의 꽹과리 소리는 국악의 매력에 반해버린 김영순 명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열정으로 가슴 깊이 숨어있던 꿈과 희망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은 후에야 본격적인 국악인의 길로 들어선 김 명인은 서울과 전라도 곳곳을 오가며 고 안채봉 선생과 조상현 선생으로부터 소리를 배웠다. 끼를 타고난 놓치기 아까운 제자로 선생님들의 사랑과 적극적인 후원으로 공부를 했다. 운명처럼 선생님 복이 많아 큰 선생님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 영광까지 따랐다고 한다.
전라남도무형문화재인 서재섭씨로부터 고법을, 고 최막동 선생으로부터 설장구를 사사 받았다. 이후 전북무형문화재(흥보가) 제2호 이수자로 지정된 김영순 명인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고향에 내려와 고향에서 후배들을 키우고 있다.
어린 나이에 보성 소리축제, 임방울국악경연대회 등 각종 전국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전민권(당시 화순만연초5)군도 김 명인의 제자다. 그는 형편이 어려운 제자를 위해 사재를 털어 흥보가 완창 발표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김영순 명인은 ‘오랫동안 한눈팔지 않고 소리의 길을 걸어왔다’며 형편이 어려운 후진들을 양성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사명을 밝힌다.

궤짝 한가득 들어있는 제자 편지 보면 세상 어떤 근심도 녹아
청학동에서 20일간 겨울 산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긴 여정에 아직 짐도 풀지 못한 김영순 명인은 또다시 제자들의 소리공부를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청학동 대안학교에서 30년 가까이 제자들과 산공부를 하고 있다. 전국에서 김영순 명인의 소리를 찾아온 아이들이 모여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함께 보낸다. 배움의 열기 또한 청학동의 계곡처럼 깊고 푸른 하늘처럼 높다. 아이들이 또박또박 눌러쓴 감사의 편지에 모든 시름을 벗어놓는다는 그는 궤짝 한가득 들어있는 제자들의 편지를 보면 세상 어떤 근심도 녹아내린다고 한다.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삼고 어린 제자들에게 엄마같이, 할머니같이 따듯한 사랑으로 감싸 안고 있으며 수업 중에는 엄하게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제자들의 맑은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소름 돋는 전율을 느낀다고 한다.
김영순 명인은 풍류를 즐기는 화순문화를 이어받은 화순출신으로 자부심과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자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고 한다.

문화 나눔 봉사로 소외계층 찾아가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를 나누는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김영순 명인은 어르신들을 위해 속옷 양말 음식 등을 준비해 정성을 나누고 공연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녹이며 즐거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 또한, 열심히 배워서 지역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김영순 단장의 우리 소리 국악단은 어려운 노인을 모셔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회원들과 뜻을 모아 흥겨운 자리를 마련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문화 나눔 봉사가 입소문을 타고 도곡 보은요양병원, 현대요양병원, 빛고을 장성요양병원 등 각처에서 봉사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배고픈 시절 이끌어주신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깊이세기며 흐트러짐 없이 열심히 살아온 김영순 명인은 제자를 가르치며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 흐트러짐 없이 노력하고 있다. 김 영인은 스승님들께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대물림하고 있다며 나의 제자들도 훗날 그들의 제자에게 똑같이 사랑을 베풀기를 바라는 소박한 욕심을 가져본다.
김영순 명인 : 011-612-6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