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혹한(酷寒)이 겨울비로 변해 내리는 날
전직(前職)공무원, 현재는 한국사진작가협회화순지부장.
‘공무원’과 ‘사진작가’라는 전직과 현재의 직함(職銜)이 좀 조화롭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지며 화순 남산(南山)길을 돌아 올라서 정병수 화순지부장을 찾았는데,,
인터뷰가 시작되고, 작가의 사진작품들을 보면서 그런 편견은 모두 스러졌다.

“나 디자인에도 관심 많아요.”
재직 시(時), 공무(公務) 집행할 때도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감각적인 면에 신경을 썼다는 작가는, 항상 긴장감을 가지며 업무도 사진작업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편한 캐주얼 복장 패션 감각이 눈길을 끌었다.



■‘지휘관’이 좋은 육판(六判)마을 소년

작가는 화순 너릿재 너머 광주 내남동 육판마을에서 칠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왕복 8km가 되는 광주남초등학교를 걸어 다녔다. 당시 시골에는 학교가 멀어 먼 길을 걸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 학교를 보냈고, 또 태어나서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아 호적도 1~2년 지난 뒤에 등재(登載)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다. 작가는 공직생활을 하다 보니 정년(停年)이란 게 있어 일‧이년 호적이 늦게 올라간 게 도움 되었다고 하는데, 다른 이유가 아니고 늦게 올라간 만큼 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고 말한다.

작가가 성장하면서, 독실한 크리스천이던 부모는 작가가 목사나 성직자가 되기를 바랐는데, 어린 시절 부터 ‘참모  보다는 지휘관 역할이 좋았던’ 작가는 고향마을 출신 4성(星) 장군을 보며 군인의 꿈을 키웠다. 자신을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라 표현하는 작가는, 한 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이루려고 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작가의 꿈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1976년 화순 이서면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공직 에서 배우게 된 사진

작가가 사진을 배우게 된 건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원 중 사진을 담당하는 원로 선생이 계셨는데 작가는 업무수행 하면서 그 선생으로 부터 자연스럽게 3년 여 사진을 많이 배웠다 한다.

‘사진은 역사(歷史)다’
사진을 한마디로 정의 하는 작가는 그림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사진은 ‘보여지는 사실’ 그대로 연출하기 때문에 기록적이면서 창작적인 역사의 한 장르(Genre)라고 표현한다. 작가는 사진작가로서 정상궤도에 오른 후, 주로 자연과 접하는데 그는 주로 생태사진과 자연환경사진을 많이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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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능력 탁월한 사진작가

재능 있는 사람은 재능 외에 다른 모든 일도 잘한다.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질문하자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 모두가 함께한 업무성과’라며 작가 자신만의 공적(功績)으로 글을 쓰지 말라고 기자에게 당부한다. 운(運)이 좋은 건지 기자는 겸손한 이들만 만난다.

작가는 군청 환경과장 시절 전임들이 열심히 했지만 마무리 못한 한천쓰레기 매립장을 3년 여에 걸쳐 주민들을 설득하여 설치했는데 주민들과 민원협상 할 때 항상 조금은 손해 보며 양보 하니 협상이 타결 되었다고 한다. 또한 능주면 면장 재직 시(時) 화순의 개선문(凱旋門)이라고도 불리우는 ‘목사골 능주문’을 건립한 것과, 화순읍장 시절 남산과 오일시장을 연계한 성안마을 미술프로젝트 기초(基礎), 일심리 1구 타일벽화 완성, 너릿재 전망대 설치한 것을 보람으로 꼽는다.

작가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일들을 즐기며 했고, 그래서 퇴임한 지금도 지나간 일들에 대해 후회가 없으며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촬영 할 때도 희망의 상징인 태양 ‘빛’의 조화를 담아내는 걸 즐기는 작가는 긴장감을 가지고 역광을 어떻게 활용하여 예술적 가치 있는 작품을 만들까 고민하는 전문가(專門家)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100-1=0’, 100 가지를 다 잘했어도 1 가지를 잘못하면 허사(虛事) 라는 중국 경영 컨설턴트 왕중추(汪中求)의 디테일론(Detail論)을 신봉하는 작가는, 작고 사소한 걸 무시하면 만회할 수 없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임할 때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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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인생관

본립도생(本立圖生)- 기본에 충실하면 길이 보인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앞서 가기를 다투지 않는다(流水不爭先). 다만, 사람이 앞서기를 다투다 보니 상호간의 경쟁 속에서 시기와 질투, 중상과 모략이 생기고 유수와 같은 자연의 법칙을 어기게 된다.
묘이불수(苗而不秀)- 싹은 났지만 꽃이 피지 않는 것도 있으며, 꽃은 피었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 것도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작가는 위 세 가지를 언제나 유념한다고 한다.

공직생활 時, 작가는 부하직원이 결재안을 올리면 마음에 안 들더라도 품의(稟議)하기까지 직원의 고뇌를 배려하여 일단 칭찬한 후, 상사로서의 자신 의견을 개진(開陣)하여 부하직원과 함께 개선안을 마련하곤 하였다. 화순읍장 재직시절,  회의하는 테이블이 원탁(圓卓)이었는데, 이유는 원탁에는 상석(上席)이 없기 때문이었다. 계급은 수직체계이지만, 현안(懸案)을 의논하고 토의 할 때는 수평적인 관계로 모든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 수렴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또한, '상대방을 신뢰하면 자신이 신뢰 받는다' 라는 생각으로 인간관계를 맺으며, ‘비난은 비둘기 같다’고 표현하는 작가는 남을 비방하면 반드시 부메랑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이야기만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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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을 사랑하는 사람 정병수(鄭炳洙)

고향은 광주광역시이지만, ‘공직생활 35년 동안 청춘 바쳐 일하고 살아온 화순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작가는 정년퇴임한 요즈음, 사진지도(指導)하고, 집 텃밭도 가꾸며 소일한다.

젊은 시절 지리, 세계사에도 관심과 흥미가 있었던 작가는 주먹을 쥐고 있으면 받을 수 없다며, 마음 비우고 소풍 같은 인생을 즐기면서 화순의 문화유산을 연구‧ 보존(保存)하고, 문화적으로 성장하는 화순을 구현(具顯)하여, 화순 문화 발전에 일조(一助) 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고 한다.

‘사진촬영 하러 만연산에 올라보면 카메라 렌즈 안에 화순 전경(全景)이 사람의 혈관(血管)같이 들어가 있다’며, 섬세하면서도 입체적인 표현을 하는 작가에게, 사진작가로서의 예술적 감각이 물씬 묻어난다.

어린 시절부터 ‘참모(參謀)’ 보다는 ‘지휘관(指揮官)’이 좋았다는 작가.

꾸준한 자기계발(啓發)과 자기투자(投資)를 통해 자기 혁신(革新)을 지속하고 있는 미래지향‧ 진취적 사고방식 소유자인 정병수 사진작가와의 대화에서, 인터뷰 내내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미래 화순문화를 선도(先導)’해 갈 ‘지휘자(maestro)’모습이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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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수 작가: 010.3610.7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