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흐르고, 역사도 흐른다.
이런 단순 논리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노래 잘하는 이를 ‘소리꾼’이라 하다면 이야기 잘하는 이를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화순의 이야기꾼 원충규 사장.

동네 가게다운 정감이 넘치는 ‘화순종합쇼핑’
상호에 걸맞게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종합쇼핑몰’이다.
문고리에 달린, 어린 시절 고무줄 놀이하던 검정 고무줄과 아가 기저귀 채울 때 사용하던 통통한 원형의 노랑 고무줄이 유난히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추억은 언제나 새롭고 회상할 때 마다 그립게 다가온다.

▲원충규 사장

"천천히 합시다." 

잠시, 가게 이 곳 저 곳 눈길을 주다가 인터뷰 노트를 여는 기자에게 이야기꾼 원충규 사장이 ‘코코아’를 정성스레 타면서 던진 말이다. 커피 안 마시는 사람도 있어 달콤한 코코아로 선택했다고 말하는 이야기꾼 마음이 자상하게 느껴졌다.

이야기꾼은 화순에서 태어나 줄곧 화순에서 살아 온 ‘화순토박이’ 이다.
눈빛이 범상치 않게 보여 지는 이야기꾼에게 인생 좌우명을 질문하자 그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참. 즐. 베 이다. 참. 즐. 베 란, 사람이 죽기 전 인생을 회고할 때 후회하는 것 3가지인데 참지 못한 것, 즐기지 못한 것, 베풀지 못한 것이다.” 이야기꾼은 참. 즐. 베 삶을 살려고 노력했노라고 말하면서 “참. 즐. 베 삶 위에 무재칠시(無財七施) (재물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일곱가지 보시) 하는 마음으로 살면 참으로 ‘잘 산 인생'이다."라고 말한다.

‘무재칠시’란, 화안시(和顔施) : 항상 얼굴이 화색을 띠는 보시. 언사시(言辭施) : 말에 사랑과 칭찬과 친절과 위로와 부드러움을 담는 보시. 심시(心施):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보시. 안시(眼施): 눈에 호의를 담는 보시. 지시(指施): 물으면 친절히 이것 저것 잘 가르쳐 주는 보시. 상좌시(狀座施): 앉은 자리를 남에게 양보하는 보시. 방사시(房舍施): 가족이나 남에게 잠자리를 깨끗하게 해주는 보시로 누구나 마음만 가지면 행할 수 있는 선(善)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가장 쉽게 행 할 수 있는 선(善)도 일상사에서 무심코 간과(看過)하곤 한다.

왜 인간이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꾼은 부연 한다. 사람은 탄생표, 인생표, 영생표, 세가지를 타고 난다.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마지막 영생표는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逆說)하면서 '영생표를 얻으려면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역시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쉬이 행하지 못하고 산다.

이야기꾼은 요즘 정치인들이 소견이 좁고 재물만 탐한다고 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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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은 원님답게 행동거지를 해야 한다"며 최근 지역사회와 연관된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시사성 띤 언급을 하면서 "조상을 추모하고 숭배하는 아름다운 전통인 '제사법'을 제대로 알면 '훌륭한 목민관'이 될 수 있다."라며 한정된 시간에 여운 남기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물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다.”라고 갈파했다.
물은 일정한 모양이 없다. 둥근 사발에 담으면 둥글게 변하고, 네모난 접시에 담으면 네모가 된다. 물은 변화를 밥 먹듯 하지만 본질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기자직(記者職)이 좋은 건 일을 하면서 배운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대하다보면 새로운 지식과 상식을 습득하게 되고 지적호기심을 유발 시키는 동기를 접하게 된다. 오늘 원충규 사장 인터뷰 역시 그랬다. 인터뷰 내내 이야기꾼의 이야기 속으로 몰입되는 자신을 느끼면서, 다시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제대로 탐독하지 못했더라도, 또 다른 방도인 '훌륭한 목민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꾼 원충규 사장의 '제사법'에 대한 이야기를...

원충규 사장: 011.602.4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