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리 청년회장 김병호

오곡이 무르익은 한가위에 신기리 청년회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잊혀가는 추억의 콩쿨대회를 개최해 잠시나마 추억에 젖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마련한 콩쿨대회는 마을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소중한 발판이 되었다.

젊은이들이 모범이 되어야 인심이 살아난다고 말하는 김병호 회장은 ‘옛날 향수 살리기’로 마을에 활기가 생겨 계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맘에서 우러나오는 어른공경의 마음을 갖고 행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마을의 발전을 기원하는 청년들의 모임으로 5년 전 결성된 신기리 청년회는 37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다. 신기리는 화순읍 중심에 있는 마을이지만 농촌사회에 부는 노령화 바람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청년회라면 20~30대가 주축이 되어야 하지만 노령화의 현실은 50~60대가 청년이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만큼 노령화가 심각한 문제다.

차곡차곡 회비를 모아…마을에 희망의 씨앗
신기리 청년회의 운영자금은 회원들이 내는 월 2만 원의 회비가 전부이다.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지만 작은 비용이라도 아껴보자는 마음에서 매월 회의 때마다 음식을 직접 준비해서 비용을 아껴 알뜰한 모임을 꾸려왔다. 회원들 스스로 소박하고 저렴한 비용지출로 차곡차곡 회비를 모아 뜻있는 곳에 사용으로 청년회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밝혔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전달, 소외계층에 연탄, 쌀 등의 지원을 해왔다. 마을 주민을 위해 도움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마을 구석구석 청년회원들의 젊은 손길이 노령화로 힘을 잃어가는 마을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청년회원들의 5년간의 노력으로 지난 5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위안잔치를 열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웃어른 공경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어 마을이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가득하다. 또한, 청년회의 훈훈한 사랑의 온정이 독거노인 돕기, 결손가정, 소외받는 아이들의 장학금전달 등으로 이어져 마을에 이웃의 정이 넘치고 있다. 주민 서로 애정 어린 관심으로 단합이 잘되고 있으며 이장, 개발위원회, 부녀회, 노인회 등 격려하고 도움을 주는 분이 많아 청년회에 든든한 기운이 샘솟는다고 한다.

어른공경은 자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
청년회는 지속적으로 장애인 돕기, 소외계층 등 후원을 장려할 계획이다. 김병호 회장은 지역에 산다는 자부심 하나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먼저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사랑을 베풀어 마을에 따뜻한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화순농협 앞에서 멕시칸 통닭을 운영하며 화훼사업까지 바쁜 생활을 하는 김병호 회장은 어른공경은 자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라고 이야기한다. 옛날 ‘고려장’이라는 풍습으로 부모를 산에 버리는 모습을 본 아들이 ‘아버지가 늙으면 나도 산에 아버지를 버려야 한다.’는 말에 큰 깨우침을 얻었듯, 어른 공경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훗날 우리가 늙으면 똑같이 따라 할 것 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회원 모두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잘 따라주어 지금까지 잘 이끌어 왔다며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김병호 회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자금을 모으고 튼튼한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며 회원들의 단결된 힘으로 큰 잔치를 성공적으로 치러 주변의 칭찬과 격려에 더 잘하리라고 다짐하고 있다.

희망릴레이가 이어지기를…
신기리에서 나고 자라 화순에서 뼈가 굵어졌다는 김병호 회장은 화순에 살면서 지역 어르신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경로사상을 마음에 품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외할머니를 32년을 모셨지만 늘 잘 해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던 김병호 회장은 명절에 독거노인들이 노인회관에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회원들이 봉양하기 어려운 객지의 자식들을 대신해서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모시고 지속적으로 어르신들을 봉양하고 있어 타 청년회에서 견학을 오는 등 주변의 자문도 많아 마음이 뿌듯하다고 한다. 많은 사람의 자발적 참여로 어른공경을 바탕으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정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따르게 해야 한다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기리 청년회의 전진에 힘찬 신호탄이 된 5월 경로위안잔치는 마을 어르신 400여 명을 모시고 흥겨운 자리를 함께했으며 추석에 진행된 콩쿨대회는 남녀노소 주민 모두의 즐거운 만남의 장으로 이어졌다. 막걸리 빈대떡 등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 속에서도 기금을 마련해 불우이웃을 돕는데 작은 정성을 보탰다. 화순이 예의 고향이 되기를 바며 젊은 청년들의 참여가 기대된다는 김병호 회장은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모범이 되는 청년회를 만들어 다른 청년회에 희망릴레이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욕심을 내비친다.

김병호 회장은 지속적으로 사업목표를 정해 웃 어른공경과 어려운 사람, 소외된 사람을 돕는데 앞장서는 모범이 되는 건강한 청년회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교통 지킴이, 화순읍 청년회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김병호 회장은 청년회가 자생력을 갖추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으며 투명한 경영으로 건실한 청년회를 만들고 있다. 올해 처음 치러진 행사였지만 청년회가 더욱 활성화되어 마을의 전통으로 후대에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병호 청년회장 011-626-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