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소리 2구 최기오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백네 번째 화순읍 계소리 2구 최기오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계소리 2구를 찾아서...

화순읍에서 오성초등학교를 지나 계소리 2구까지 가깝지만, 체감거리는 매우 멀게 느껴지는 마을이었다. 좁고 긴 진입로를 따라 작은 계곡이 함께 길을 안내한다. 황량한 들판에 찬바람만 맴돌 뿐 지나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외딴 산골 마을 계소리 2구는 산 아래 숨어 있는 듯 작고 조용한 마을이다. 오래된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만, 주인은 수확할 기력을 잃어 산새들의 겨울식량으로 내어주기로 했다.

▶소곡(所谷,바실) 마을의 유래...

계소리(桂所里)의 지명은 계량(桂良) 마을의 계(桂)자와 소곡(所谷) 마을의 소(所)자를 각각 취하여 계소리라 하였다. 계소리는 계량마을, 소곡마을, 평촌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소곡마을은 원래 바실이라 부른다. 바실을 한자로 표기하여 소곡이라 한 것이다.

마을 주민은 한봉, 흑염소, 단감 등 특산물 수확으로 젊은 시절 바쁘게 일했지만 흐르는 세월에 지쳐 일손을 놓은 지 오래되었다.

▶마을의 형성

소곡마을은 동쪽으로는 문새등, 서재굴고랑, 서쪽으로는 깜작굴, 명막바위, 남쪽으로는 핑상밖에, 너래밖에, 북쪽으로는 가장굴산, 안굴, 솔영재가 있다. 마을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예전에는 300여 호의 다양한 성씨가 살았는데 각 성씨는 구역을 정해 살았다고 전하는데 동쪽에는 이천서씨, 서쪽에는 해주최씨, 북쪽에는 밀양박씨가 거주하였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마을이 벌집 형국인데 멀리 기찻길이 나면서 벌집이 울려 벌들의 활동이 불안하게 되었고 그 후 마을이 빈곤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남동쪽으로는 계량마을, 남서쪽으로는 도웅리 곰실마을, 남쪽으로는 평촌마을, 북쪽으로는 광주광역시 동구 선교동이 있다.

▶우리 최기오 이장은 말이여~

‘우리 마을 대장이요.’ 옆에 앉은 할머니의 말씀에 수줍은 웃음을 보이는 최기오 이장은 30여 년 전부터 마을 일을 맡아 왔다.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어 마을 일을 돌보아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 마을이 쓰레기 매립장으로 선정되었으나 난관에 부딪쳐 무산되어 주민들의 생활이 낙후되었다고 한다. 새마을 사업으로 만들어진 마을 진입로의 확포장 공사 또한 어려움이 많아 마을을 오가는 차들의 교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마을의 자랑...

예전에는 부자 마을이었다는 계소리 2구는 화순역 앞부터 마을 인근까지 마을 주민의 땅이었다고 한다. 산이 깊어 공기가 맑고 물이 깨끗해 지금도 지하수를 먹고 있는 마을이며 높은 산 아래 계곡에 터를 잡아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따뜻한 장수마을이다. 외지인들이 찾아와 별장을 짓고 여가를 즐기는 청정마을이며 마을 뒤로 굽이굽이 산책로가 있어 맑은 공기와 좋은 경치를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최기오 이장의 바람은...

젊은 사람들은 객지로 나가고 늙은 사람들만 남은 장수마을 최기오 이장은 먹거리와 난방비 등 마을회관에 지원되는 복지혜택에 감사함을 표한다. 그러나 이제는 무료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산적인 소일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 일자리사업에 동참하고 싶지만, 교통이 불편하여 참여할 수가 없다. 읍내에 한번 나가려면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비 또한 일정한 수입이 없는 노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남는다고 전한다.

산이 높아 해가 늦게 뜨고 산그늘이 일찍 내려와 밤이 빨리 찾아오는 마을이 산과 접해있어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로부터 작물피해가 많아 작물수확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마을 앞까지 내려오는 멧돼지들 때문에 작물피해도 심각하며 노인들만 사는 마을이다 보니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걱정이 많다고 한다.

▶마을을 나서며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활기가 넘치고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유쾌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최기오 이장은 세상에서 가장 고맙고 소중한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이라며 한마을에서 살아오며 많은 세월을 함께해온 주민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고 한다. 화순에서 밤이 가장 일찍 찾아오는 마을, 초겨울 오후 세시 작은 계곡을 따라 형성된 마을에 산그늘이 내려와 어두워지고 있다.

최기오 이장 : 010-8606-2982

▲계소리 2구 마을회관

▲계소리 2구 마을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