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지난 2007년부터 혼신을 다한 공을 들여 건립중인 프라운호퍼 한국연구소(생물의학연구소) 화순 건립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광주일보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세계적 연구기관 프라운호퍼의 한국 연구소를 화순에 유치해 국제 합작연구로 의약·백신 상품을 만드는 이 사업은 소장 선임 등 운영권 문제로 양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건립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연구기관에 인사와 운영 등 전권을 주는 해외 연구소의 특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사업을 진행하다 벌어진 일이다는 것이다.

프라운호퍼연구소 유치사업은 화순군이 2007년부터 혼신을 다한 유치노력으로 지난해 12월 (재)프라운호퍼 한국생물의약연구소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법인 설립허가를 얻어 법인등기를 마쳤다. 화순읍에 임시 사무소를 개설하고 공개인력채용에 나서는 등 바이오의약품, 백신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또한 올해 2월부터는 소장을 선임하고 올해도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바이오의약품 및 백신연구 전문가 13명 등 연구소 직원 15명을 채용, 화순 생물의약산업단지 임시건물에서 연구에 착수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 중앙부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순군과 혼신에 찬 노력과 새누리당 이정현 전 의원의 막후 노력으로 빛을 보게 된 사업이며 화순군의 브랜드가치와 아이덴티티를 가장 살릴 수 있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연구소 건립이 중단됨으로써 화순군 생물.의약.백신단지와 특구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프라운호퍼 측은 ‘아무리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더라도 연구소 내부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법’이라며 운영권·인사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예산을 지원한 교육과학기술부와 전남도는 ‘연구 소장으로 한국인을 선임해야 하는 등 국내 관행상 상급 기관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결국 이런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연구소 건립에 걸림돌이 됐다.

전남도는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 측이 연구소 건립에 난색을 표명해 사업이 일단 중단됐고, 교육과학기술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화순 임시 프라운호퍼 연구시설에는 독일인 연구 인력은 한 명도 없고, 합작 연구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교과부와 전남도의 입장이 있겠지만 화순군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 남아 있다. 상급기관인 전남도와 주무 중앙부처인 교과부와 협의를 해야 되겠지만 프라운호퍼 유치 초기의 초심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교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한 추진력으로 사업을 성사시켜 놓고도 전남도와 교과부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연구소 건립이 중단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