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금순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백 한 번째 청풍면 대비리 구금순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청풍면 대비리(大庇里)를 찾아서...
쌀쌀한 가을바람을 안고 낙엽 진 가로수 길을 지나 청풍면 대비리로 달려간다. 추수가 끝난 가을 들판에 찬 기운을 품은 비가 내려 황금 물결을 자랑하던 들판이 조용히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청풍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대비리 표지판을 따라 5분 정도 들어가면 좁은 길의 끝자락에 대비리 마을이 시간이 멈춘 듯 앉아있다.

▶ 대비동(大庇洞)마을의 유래...
대비리(大庇里)의 지명은 대비동(大庇洞)마을의 지명을 따서 이름 하였으며 대비리는 단일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대비마을의 뜻은 구전에 의하면 이곳에서 왕비가 태어났다고 하여 대비동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이전에는 마을명을 대비동(大妃洞), 대부동(大富洞), 대비리(大庇里) 등으로 썼다고 한다. 마을 뒷산에 새가 앉거나 바람만 불어도 바위가 까닥거린다 하여 까닥바위로 부르는 바위가 있다.

▶ 전설 ·민담
풍요로웠던 대비동 마을에 괴짜도승이 왔다가 마을 사람들로 부터 대접을 받지 못하자 이 마을의 혈인 별목봉의 목 부분을 자르면 이 마을이 더욱 큰 부자가 된다고 속이자 마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산을 잘랐는데 이곳에서 3개월간이나 피가 흘렀고 이후 마을이 폐촌에 이르렀다고 하며 이런 연유로 이 산을 벌목봉(목이 베인 산)이라 했는데 후에 와전되어 별목봉이라 한다고 전한다.

▶ 대비동(大庇洞)마을의 형성
대비동마을은 동쪽과 서쪽은 골짜기로 형성되어 있고 남쪽과 북쪽(삿갓봉), 서북쪽(별목봉)은 산으로 둘러져 있다. 평지는 골짜기로 형성된 동서방향으로 있으며 마을의 서북쪽에 대비제 저수지가 있다. 서남쪽에는 부두골이 자리 잡고 있고, 마을은 동쪽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차리 하촌마을, 서쪽으로는 백운리 백운마을, 춘양면, 남쪽으로는 백운리 복룡촌마을, 북쪽으로는 세청리 율촌마을이 있으며 광복 무렵에 120여 호가 거주한 큰 마을이었다.

▶ 우리 구금순 이장은 말이여~
봉사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뛰는 구금순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자식처럼 아끼고 도와주셔서 어려움이 수월하다고 말한다.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새롭게 이장직을 맡았다. 지난여름 태풍의 영향으로 피해가 많았지만 면장님과 면사무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한다. 쓰러진 벼를 세우고 버스 정류장 옆 넘어진 고목을 잘라내는 등 많은 일을 솔선하신 정홍성 주사님의 수고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한다. 구금순 이장은 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나니 풍작의 결실이 함께 따라왔다며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 마을의 자랑...
더덕과 도라지 수확이 시작된 대비리는 단골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계곡물을 먹고 자란 더덕과 도라지가 향긋한 흙냄새를 전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을 회관 가득 맛있는 김치 만드는 소리가 난다.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이웃사촌의 정과 함께 맛깔스런 손맛을 버무리고 있다. 겨울 동안 마을 어르신들의 따듯한 정을 나눌 김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39가구 60여 명의 주민이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대비리는 주민의 단합 또한 잘 되어 마을의 어려운 일이 있어도 즐겁게 이겨나가고 있다.

▶ 이장의 바람은...
마을 진입로공사가 예전 좁은 농로에서 2차선으로 확장되어 많은 생활에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대형 버스가 다니는 진입로가 좁고 사고도 잦아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마을회관이 낡고 오래되어 현관문부터 화장실까지 많은 곳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마을기금이 부족하여 수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외벽 페인트, 벽지,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 등 취약한 곳이 많다. 구금순 이장은 자식처럼 생각하고 도와주시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활동하시고 즐겁게 지내시는 것이 제일 큰 바램 이라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늦가을의 햇살이 마을을 비추고작은 개울과 아름드리 고목들이 가을의 전령이 되어 고운 단풍을 풀어놓았다. 어르신들의 이야기꽃이 피는 마을회관에 마음 따듯한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 정겨운 골목길에 주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쉼 없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낙엽이 춤춘다.

구금순 이장 : 010-5177-9967

▲ 마을표지석

▲ 청풍 대비리 마을풍경

▲ 마을회관에 모여 김치를 담는 어르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