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호 대표

매번 대통령 선거를 치룰 때마다 후보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말 중의 하나가 ‘통합’이다. ‘통합’이라는 말은 비단 대통령 선거 때만 아니라 ‘정치적 주장’으로 정치인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워낙에 선거 때나 유력 정당이 정치적 이슈를 생산하려고 할 때마다 ‘통합’이라는 말을 즐겨 찾아서 이제 이 말이 국민들에게 ‘정치적 주장’으로만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통합’이라는 말에 대한 느낌은 썩 좋지 않다.

첫째는 각자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배우고, 살아온 사람들이 어쩌면 한 현상에 대해 다양한 인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그저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지나치게 불편해하는 우리 문화의 한 쪽을 보는 듯해서 그러하다. 굳이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통합’을 주장하기 전에 나와 ‘다름’과 ‘차이’에 대해 인정하고, 보다 넉넉히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을 우리 지도자들이 왜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지 아쉬운 것은 물론이다.

둘째는 ‘통합’을 주장하는 자들에게서 느껴지는 불순함이다. 물론 순수하게 국론의 분열을 우려한 정치인, 지식인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론을 분열시키고 지역을 나누고 한 행위를 서슴치 않게 저지른 정당,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면 그들의 ‘통합’ 주장은 썩 설득력 있게 들리지는 않는다. 나의 주장에 동의하면 ‘통합’ 아니면 ‘분열’로 규정하는 자들이 부르짖는 ‘통합’에 감동받을 국민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통합’ 주장이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인들의 불순한 의도는 현실 속에서 곧 잘 먹혀 들어간다. ‘우리 진영’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통합’ 주장에 우리 국민은 너무 쉽게 흔들린다.

경상도에서의 “우리가 남이가”, 호남에서 “선생님 대통령 만들기”로 구축되기 시작된 ‘진영논리’는 이제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통합 논리에 영향을 줄 정도로 거대하게 구축되어 버렸다. 가깝게 지난 4월 총선에서 이곳 호남에서 새누리당은 단 한 명의 후보도 당선시키지 못했고 대구경북 역시 단 한사람의 민주통합당 후보를 당선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후보와 광주 서구의 이정현후보의 선전이 기대를 모았던 것도 아마도 이런 고질화된 진영논리가 무너졌으면 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김부겸과 이정현은 낙선해버렸다. 이변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호남에서도 대구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공고하게 구축된 진영논리에 노출된 국민들은 지역감정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였을까? 소위 ‘안철수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에 대한 지지가 기성정당을 압도해 들어가는 것은 진영논리에 기대어 무기력하고 탐욕스럽기까지 한 기성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이런 국민들의 바람은 그저 맹목적인 통합 주장 보다는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나와 ‘다름’과 ‘차이’에 대해서 인정하는 정치문화의 형성, 나아가 이를 뒷받침하는 개헌을 포함한 법제도의 개선으로 비로소 완성될 것임을 정치권은 알아야 할 것이다.

영화 ‘광해’에 관객들이 환호하고 또 영화 속 백성들이 환호하는 것이 바로 지도자의 ‘진정’이라고 한 신문에서 평가를 한 것을 본적이 있다. 바로 그렇게 진정성을 갖고 지금의 정당들과 각 유력 후보들이 대선에 임할 수 있다면 2013년 누가 새로운 정부의 큰 머슴이 되더라도 우리 정치가 숨통이 트이고, 우리나라가 더 큰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바람이 바로 민주화의 성지 이곳에서 시작되기를 나는 기대한다.

김창호 화순리조트 대표 : 010-8319-4000

<컬럼 필진>
1. 김창호 화순리조트 대표, 2. 장종운 법률구조공단소장, 3. 송윤선 다문화센터장, 4. 박세철 교육복지연대회장, 5. 문종안 새누리당 전국상임위원, 6. 송태평 축협조합장, 7. 홍기평 성균관부관장, 8. 윤평순 농협군지부장, 9. 임대원 효원통증의학과의원, 10. 염낙귀 세무사, 11.이다경 청소년상담지원센터장, 12. 배동기 상가연합회장

차기컬럼자: 배동기 상가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