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경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상담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아이를 어떠한 존재로 대하고 있는가? 아이와 나와의 관계는 무슨 모습일까? 그리고 배우자와의 나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등 이런 질문속에서 내가 누군가를 수용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떠올리게 되어 여기에서 수용에 대해서, 특히 소유하지 않고 누군가를 존중한다는 것을 “동화로 열어가는 상담이야기(박성희)”에서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흔히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를 소유하려고 한다. 좋은 물건이 있으면 갖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자기 것으로 만들거나, 적어도 자기 뜻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다. 그러나 어떤 상대방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려는 순간, 상대방은 나와 분리된 독자적인 인격체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상대방을 쉽게 조작하고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소유욕이 무의식적, 비자발적으로 일어난다는 데에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자신이 자식의 인생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식에게 행하는 그들의 행동은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 또는 자신의 연장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자식의 적성이나 소망을 무시하고 판검사나 의사의 길을 강요하는 부모,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서 완성시키려고 혹독하게 자식을 몰아치는 부모, 자식을 위해서라면 지옥 끝까지 가서라도 원하는 모든 것을 채워주려는 부모, 우리 사회에서 이상 과열현상을 보이는 학부모들의 교육열 등은 소유욕이 표출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예들이다.

물론 소유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부모-자녀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사회적 관계들은 대부분 소유적이다. 교사-학생의 관계, 상사-부하의 관계, 남편-아내의 관계, 동료-동료의 관계에서 비소유적인 나와 너의 관계를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소유적인 관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방이 하나의 살아있는 인격체로 대우받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비인격적인 대접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간관계는 표피적이고 파괴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 상황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관계 속에 있기는 하지만, 적당한 시간이 오면 그런 관계는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비인격적 대접을 받은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결과는 건강한 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왜곡된 인간관계를 경험할수록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고 결국은 개인의 정신건강을 해치게 된다.

비소유적이라는 말은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동일한 가치와 대우를 받을 만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라는 뜻이다. 나에게 소망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는 그의 소망이 있고, 내가 좋고 싫어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는 그 나름대로 좋고 싫어함이 있으며, 나에게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도 그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록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대방은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가지고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나의 팔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자식의 여린 두 팔에도 힘과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답답하더라도 현재 그 여린 팔을 지켜볼 줄 아는 것이 비소유적인 존중이다. 비록 아프고 힘들지만 스스로 자신의 고통을 통과함으로써 얻은 성장의 경험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화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375-7444

<컬럼 필진>
1. 김창호 화순리조트 대표, 2. 장종운 법률구조공단소장, 3. 송윤선 다문화센터장, 4. 박세철 교육복지연대회장, 5. 문종안 새누리당 전국상임위원, 6. 송태평 축협조합장, 7. 홍기평 성균관부관장, 8. 윤평순 농협군지부장, 9. 임대원 효원통증의학과의원, 10. 염낙귀 세무사, 11.이다경 청소년상담지원센터장, 12. 심은 떡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