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태휴 화순소방서장

장마가 끝나자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져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불볕더위에 쓰러지는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이상 더위는 지구 온난화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대 온난화의 원인은 온실가스의 증가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구 온난화 영향에 따른 환경변화로 해마다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서 폭염으로 인한 열 손상 환자 발생 및 말벌의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먹이가 많은 민가 주변에 벌들이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19 구조·구급 생활안전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이 24일 낮 기온 30도를 웃돌면서 이날 오후 7시경에 비닐하우스 안에서 참외 따기 작업을 하던 노부부가 사망하였고, 오후 2시쯤 충북 옥천군 청성면의 모 교회 앞에서 잡초를 베던 이 교회 목사 김모 씨(남, 59)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으며, 오후 6시 55분경에는 전남 해남군 삼산면의 한 텃밭 인근에서 이모 씨(여, 83)가 숨져 있는 것을 딸이 발견해 119에 신고하는 등 폭염으로 추정된 사고들이 속출하였다.

세계적으로 폭염에 의한 대표적 피해사례는 2003년 8월에 있었던 프랑스와 스페인의 폭염을 들 수 있다. 당시 한낮 기온이 40℃를 넘나드는 갑작스러운 폭염으로 무려 3만 5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폭염을 홍수나 태풍처럼 자연재난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기상청에서 정식으로 특보를 발령하고 있다.

폭염특보에 따른 사고 사례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사병과 같은 열 손상 환자 발생과 벌 쏘임 환자의 경우 과민성 쇼크(anaphylaxis shock) 발생으로 호흡기의 혈관 부종으로 기도가 폐쇄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소방관서에서는 ‘안전한 여름나기 폭염대비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등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피해가 가장 심한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농사일한다거나 체력소모가 많은 외부활동, 격렬한 체육행사, 음주 후 차량 내 취침 등을 삼가고, ▲몸에 이상이 발생하면 시원하고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소금물 또는 이온음료를 마셔 탈수로 인한 증상을 최대한 약화시켜야 하며, ▲몸에 이상이 발생 시 119에 신고하여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여 조기에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말벌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독성이 강한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벌 쏘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우선 주변에서 벌집을 발견하면 구조대원으로 하여금 안전하게 제거하도록 119에 신고하고, 벌에 쏘여 침이 남아 있는 경우 손으로 제거를 시도하는 경우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침이 꽂힌 방향으로 눌러 제거한다.

또 벌 쏘임 환자 발생 시 소방서에 신고하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 에피네프린 등 주사약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남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1월∼7월까지 벌집 관련 출동건수는 8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3건)에 비해 약 27%가 증가하였으며, 연일 일선 소방서의 벌집 관련 출동이 구조출동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성이 강한 말벌이 주민을 위협하자 소방서마다 말벌집을 제거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벌에 쏘이는 경우는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행정기관이 철저한 예방과 대책을 수립하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사병 등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이 집중되는 낮 12부터 오후 3시 사이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작업하는 경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무리하게 말벌집을 제거하는 행동을 삼간다면 무더운 여름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