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선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든여덟 번째 도곡면 쌍옥2리 남기선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도곡면 쌍옥2리를 찾아서...
불볕더위로 연일 굵은 땀방울이 온 대지를 적시고 있다. 강렬한 태양 볕에 아스팔트 위에 뜨거운 기운이 가득하다. 가로수로 심어진 백일홍이 붉은 얼굴을 내밀며 길을 안내하고 있다. 긴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쌍옥마을은 도곡면과 도암면의 경계에 있는 마을이다. 20여 년 전 골프장이 마을 뒤에 터를 잡아 연일 많은 차가 마을 앞을 지나고 있어 활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에 숯을 구운 숯골이 있었는데 현재 골프장 진입로가 되었으며 고려시대에 자기를 굽던 터로 그릇을 감추어둔 굴이 있다고 전해진다.

▶ 쌍옥1리(쌍정,토동,석교) 마을의 유래...
쌍옥리(雙玉里) 의 지명은 쌍정(雙亭) 마을의 쌍(雙)자와 옥계(玉溪) 마을의 옥(玉)자를 각각 취하여 쌍옥리라 하였다. 쌍옥2리는 쌍정마을, 토동(점촌)마을과 석교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쌍정마을의 원 이름은 감방이라 불렀는데 마을에 정자나무 두 그루가 있어 쌍정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토동마을은 원래 자기를 굽던 곳이라 점촌이라 했는데 마을 뒷산이 토끼산이라 토동이라 했으며, 마을 뒤에 토굴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마을 이름을 토굴로 부른 것 같다. 토동은 다른 의미로 보면 흙(土)을 의미하는데 이 흙과 점촌과 관련지어 생각하면 토기를 굽기 위한 흙을 채취하던 곳으로 보인다. 석교마을은 원래 해망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내가 있어 이곳에 돌다리를 놓아 왕래하였는데 이곳에 마을이 생기자 돌다리 즉 석교(石橋) 마을이라고 하였다.

▶ 마을의 형성
쌍정마을은 동쪽과 북쪽은 해망산에서 뻗어온 산자락으로 감싸 있고 서쪽으로는 평야와 함께 토동마을, 석교마을에 이어지고 있다. 남동쪽으로 해망산이 있으며 마을의 방향은 남서쪽을 향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월곡리, 서쪽으로는 석교마을, 남쪽으로는 도암면, 북쪽으로는 토동마을이 있다. 토동마을은 북쪽은 약간의 구릉지대이며 마을에서 동남쪽에 솟아있는 산으로 바다를 바라본다 하여 해망산(海望山, 355.6m)이라 하는데 이 산 해발 300m 지점에 물통거리가 있으며 그곳에 샘과 큰 바위가 있는데 이곳은 한해가 심할 때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큰 바위에 이름을 새기면 입신출세한다는 속설이 있어 정월 대보름이면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 우리 남기선 이장은 말이여~
일흔이 넘은 나이에 이장을 한다는 것은 요즘 농촌현실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어느 마을이나 노령화로 인해 평균연령이 65세 이상인 마을이 대부분이다. 우리 쌍옥마을 남기선 이장도 올해 2년 차 마을 일을 보고 있으며 일흔이 넘은 나이에 이장을 맡았다. 처음 해보는 마을 일에 모르는 것이 태반이지만 마을주민의 너그러움과 순박함에 서로의 정을 밑거름으로 새롭게 배워가며 마을에 봉사하고 있다. 부족한 점이 많아 죄송하지만 주민 모두 잘 따라주어 감사하다고 이야기 한다. 남기선 이장은 마을에서 성실하고 착실하다는 평판이 나 있으며 주민의 지지를 한몸에 받아 마을주민의 손발이 되고 있다.

▶ 마을의 자랑...
뜨거운 햇살 아래 점심시간이 되자 쌍옥2리 마을 중앙에 있는 토동마을 앞 동각에 주민이 모여든다. 매콤한 열무김치에 설탕을 뿌려 국수 잔치가 벌어졌다. 지나는 사람 모두 불러 모아 국수 한 그릇에 정을 담아 나누는 인심 좋은 마을이다. 후식으로 내놓는 달콤한 복숭아와 빨갛게 잘 익은 수박으로 시원한 여름을 지혜롭게 나기에 충분하다. 콩 한쪽도 나눠 먹을 만큼 단합이 잘된다는 쌍옥마을은 날마다 소박한 잔치가 이어진다.

▶ 남기선 이장의 바람은...
마을의 동각이 오래되어 기둥과 마루가 썩고 흙으로 이어진 천정에 벌들이 살고 있어 주민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어 새로운 동각 신축이 절실하다고 한다. 또, 마을 주민이 갹출하여 92년에 지었던 마을회관은 회의 장소라는 단순한 기능만을 위해 지었기 때문에 상하수도 설비가 되지 않아 불편함을 주고 있어 현실에 맞는 마을회관을 신축할 계획에 있다.
간이 상수도를 설치하여 주민의 식수를 해결하고 있는 쌍옥마을은 수도관이 낡아 이끼와 벌레 등이 수돗물에 섞여 나와 위생과 건강에 큰 걱정이 된다며 수자원공사의 상수도 설비 자부담을 줄여주어 수돗물을 먹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마을 동각에 낡은 선풍기가 힘겹게 날개를 돌리며 주민의 땀을 식혀주고 있다. 군 보호수로 지정된 늙은 고목은 600여 년의 세월 동안 마을을 지켜왔다. 60여 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한 가족같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사는 쌍옥마을로 이사 오고 싶은 도시민들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마을회관이 완공되기를 바라며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쌍옥마을에서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기를 기대한다.

남기선 이장: 010-5582-4122

▲ 마을 표지석

▲ 마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