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화순지역위원회 사무소

17일 민주당 화순지역위원회는 화순군의회 후반기 원구성 실패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민주당 소속 홍이식 군수와 류경숙 의원이 군의회 하반기 원구성에서 무소속 의원을 지지하여 원구성에서 참패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이유로 홍이식 군수와 류경숙 의원의 제명을 결의하였다.

수권을 희망하고 지역정치를 이끌어오는 공당의 성명서로서는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원구성이 민주당의 의도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동네인 ‘화순’을 다시 갈등과 반목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성명서에서 ‘원구성에 실패하였다’라는 문구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민주당이 의장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이는 패배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새로운 의정활동을 다짐하기보다는 의장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것에 따른 생떼부리기로 밖에 보이지가 않는다.

민주당 화순지역위원회는 정치력 부재와 정치적 포용의 한계로 민주당 소속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것이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후반기 의장에 대한 폭로성 비방과 현군수인 홍이식 군수까지 논란의 중심에 끌어들인 것은 감정적 대응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14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의도적인 공격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민주당 벌칙 중 제명은 최고 수준이다. 민주당 소속 현역 군수 제명을 결의했는데 제명에 해당되는 근거를 민주당 지역위원회는 제시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지역위원회는 제명에 해당되는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당인 민주당이 제명에 해당되는 근거를 밝히고 제명을 결의하는 것이 순서이다. 이 대목이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성명서가 나온 뒤 바로 홍이식 군수의 반박 성명서가 나왔다. 지역의 전직 군의원은 “이제 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벌써부터 이 모양인데 지방선거가 가까울수록 화순은 요동칠 것이다.”라고 하면서 “‘부부군수, 형제군수’ 싸움판에 멍들었던 군민들에게 또다시 갈등과 반목으로 상처를 줄까 불안하다.”고 했다.

민주당 화순지역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과 원인규명을 통해 당을 재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지만, 류경숙 의원과는 달리 홍이식 군수에 대한 제명이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제명에는 중앙당의 철저한 조사와 혐의에 대한 확인절차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홍이식 군수에 대한 제명결의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화순군의회 의원들의 분포를 보면 소위 최인기계가 박광재, 오방록, 강순팔, 임지락, 양점승, 류경숙(소속은 민주당), 배기운계가 조유송, 이선, 문행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애초 민주당 소속 이선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기에는 구조적으로 무리가 있었다. 이런 구조에서 민주당 출신 의장을 만들려면 무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정치적 포용력을 통한 ‘비전 제시’, ‘의회운영에 대한 선진화’ 등으로 원구성을 민주당과 무소속 구도가 아닌 ‘화순발전과 선진 의정활동’이라는 이슈 구도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했는데 이런 노력은 안하고 ‘사람 빼가기 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6대의회 전반기에서도 조유송 의장과, 이선 부의장은 무소속인 최영호, 문행주 등과 연합하여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전반기 의장단 구성은 무소속과 연대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조유송․이선 의원의 ‘작품’이었다. 이 대목에서 호사가들은 말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지역주민들은 헷갈린다. ‘누가 민주당이고, 무소속인가’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는 정치적 구조 속에서 ‘돌을 던질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에 관계없이 자기의 출마와 관계없이 끝까지 민주당을 지켰던 사람들만이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또다시 화순군의회 의원들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반기 때는 무소속과 연대로 인한 의장단 선거 파동, 정중구 의원의 의원직 상실, 조유송 의장과 문행주 총무위원장의 총무과장 폭행으로 인한 기소와 유죄확정, 관광성 외유 등...... 그리고 후반기 원구성에 불만을 품고 동료의원에게 심한 욕설과 행패 등 무늬만 민주당 의원(탈당하면 비례직 의원신분이 상실)인 류경숙 의원에 대한 컸던 기대가 무너지자 파렴치범 운운하는 것은 품위를 상실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잡지 못해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류 의원을 비판하고 모욕을 주는 행동은 그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다.

이번 성명서 파동을 통해 의장단 선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원구성에 있어 소속싸움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아 향후 상당한 갈등과 대립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암묵적으로 치열한 숫자 논리에만 집중되고 있는 의장단 선출방식에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키며 갈등만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조직논리에 헤아려 나오지 못하는 의장단 선출방식을 빠른 시일 안에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일은 정치적 변동기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입장과 소속은 틀려도 화순발전을 위한 진정성은 같을 것이다.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주고 서로가 의기투합하여 의정활동을 펼치는 모습이야 말로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군민들은 당파를 떠나 군정을 잘 살피는 의원, 군민들의 편에 서서 일 잘하는 의원들을 원하고 있다. 이점을 잘 헤아려 패를 나누는 의회가 아닌 공동체의 일환으로 군민을 위한 의회가 되도록 의회 의원들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