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달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든일곱 번째 화순읍 도웅1리 이정달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화순읍 도웅1리를 찾아서...
화순읍 대리 사거리에서 앵남-화순간 도로를 따라 뜨거운 햇살 아래 달려가면 알록달록 무지갯빛 파라솔 아래 빨알간 복숭아가 지나가는 차들을 불러 세운다.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단단하고 달짝지근한 복숭아가 반갑게 맞이하며 더위를 잊게 한다. 도로를 따라 길옆에 길게 늘어선 복숭아판매장은 도웅리의 간판이 된 지 오래되었다. 다른 지역보다 빠른 수확으로 계절을 앞서 가는 도웅리는 복숭아 향 가득한 달콤한 마을이다.

▶ 도산촌(道山村), 용계촌(龍溪) 마을의 유래...
도웅리(道熊里)의 지명은 도산촌(道山村) 마을의 도(道)자와 웅곡(熊谷 = 곰실)마을의 웅(熊)자를 각각 취하여 도웅리라 하였다. 도웅리는 용계마을, 도산촌 마을, 곰실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도산마을의 뜻은 마을 뒤편의 산이 두루 뭉실하여 도리봉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마을 이름을 도산이라 하였다. 도산마을의 형국이 배형국이라 샘을 파는 것을 금했으며 가죽나무로 짐대를 세워 돛대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땀재는 앵남을 지나 광주로 가는 관문이며 재를 넘을 때 온몸에 땀이 난다 하여 땀재라 부르며 한자로 한치(汗峙)라 표기하는데 한치의 다른 뜻은 한고개 즉 큰 고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뭄이 오래되면 도곡면과 경계에 있는 종괘산에 올라 기우제를 지냈다

▶ 마을의 형성
도산마을은 동쪽으로는 용계마을, 서쪽으로는 땀재, 도리봉, 남쪽으로는 사우개, 북쪽으로는 문드래기가 있다. 동쪽으로는 계소리 평촌마을, 서쪽으로는 앵남리 앵무촌마을, 남쪽으로는 서태리, 북쪽으로는 용계촌, 곰실마을이 있다. 용계마을은 동쪽으로는 서닷바우들, 서쪽으로는 땀재, 도리봉, 남쪽으로는 도산마을, 북쪽으로는 산수굴이 있다. 용계마을은 원래 원중(院中)이라 불렀는데 후에 용계마을이라 하였다. 용계마을의 뜻은 산 밑에 냇가에 형성된 마을이므로 용계라 하였으며 시냇물이 용 꼬리처럼 구부러져 있다 하여 용계라 했다고 전한다.

▶ 우리 이정달 이장은 말이여~
올해로 6년째 마을에 봉사하고 있는 73세의 이정달 이장은 부지런한 성격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바쁘게 논 받을 오가며 60여 가구 150여 명의 주민을 보살피고 있다. 도시 근교의 오지마을인 도웅리는 두 시간에 한 번 들어오는 버스가 도웅리와 화순읍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 버스를 놓치면 시내버스 종점인 화순역 앞에서 마을까지 30분 넘게 걸어와야 한다. 주민 대부분이 노령화로 거동이 불편한데 먼 길을 걸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시내버스 종점을 도웅리 마을까지 연장하는 일이 이정달이장의 숙원사업이다.

▶ 마을의 자랑...
60여 년 전부터 복숭아를 재배했던 복숭아의 고장인 도웅리는 주민의 80%가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마을 앞이 예전에는 논이었으나 복숭아재배가 늘어나면서 복숭아밭으로 바뀌어 화순읍에서 가장 많은 재배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청년회와 부녀회의 부지런한 활동으로 주민의 화합의 근간이 되고 있으며 봄·가을 꽃놀이와 단풍놀이로 주민의 즐거운 나들이를 주선하는 등 마을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 이정달이장의 바람은...
복숭아가 올해도 풍작을 이뤄 수확의 기쁨이 한창이다. 복숭아 수확은 한 달 정도 계속되며 밭에서 직접 따서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싱싱하고 당도 또한 월등하다고 한다. 도웅리 마을은 60여 년이 넘은 세월 동안 전통 아닌 전통처럼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복숭아 농사법으로 최고품질의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다. 수확량이 많아 공판장에 출하하고, 길거리 판매도 하고 있다. 이정달 이장은 마을 앞 도로에 차가 많이 다녀 위험하지만, 아직 사고는 없었기에 다행스럽다며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운전자들이 천천히 다녀주기를 당부한다.

▶ 마을을 나서며
많은 자동차가 도웅리 마을 앞을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복숭아 판매장의 풍경은 정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좁은 갓길을 따라 위태롭게 자리하고 있다. 도웅리 주민은 여름날의 뜨거운 복사열과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매연과 열기에 한증막을 방불케 하는 찜통더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복숭아를 팔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간처럼 ‘농업인 보호구간’을 만들어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고 주민의 안전을 생각해 주는 여유를 찾아보는 것도 새로운 상생의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마을 표지석

▲ 복숭아가판대가 있는 마을 풍경

▲ 도웅1리 마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