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천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흔 다섯번째 북면 송단1리 최기천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북면 송단1리를 찾아서...
요즘 날씨 참 변덕스럽다. 때아닌 초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더니 오늘은 쌀쌀한 날씨에 강풍을 동반한 비까지 내린다. 비가 내려서 조금 불편할까 봐 다음에 오라는 이장님의 배려에 감사함을 담으며 빗길을 달려 송단마을을 찾아갔다. 한적한 마을 진입로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 고개를 넘으니 곡성군이 어서 오라고 인사한다. 아차! 너무 멀리 와버렸다. 다시 차를 돌려 내려가니 한적하다 못해 후미진 곳이 마을 진입로였다

▶ 송단마을(松壇, 松坍) 마을의 유래...
송단리(松坍里)의 지명은 송단(松壇)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 하였다. 송단리는 송단마을, 강례마을, 평지마을, 흑석마을 등 4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흑석마을은 1950년 6.25로 폐촌 되었다. 송단마을은 원래 솔단이라 하여 작은마을을 의미하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송단(松壇)이라 표기하였는데 이를 일정시대에 표기하면서 송담(松坍)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마을을 세분하면 동쪽, 안고삿, 서쪽으로 구분되며, 송단2교, 송단목장, 은적굴절터, 기우제터, 서당터등 유적들이 있다.

▶ 마을의 형성
송단마을의 남쪽으로는 백아산(白鵝山, 810m)의 산등이 뻗어와 있으며 동쪽과 서쪽은 동복천이 동에서 서로 흐르는데 동복천을 중심으로 평야가 약간 형성되어 있으며 마을의 방향은 북쪽을 향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강례마을, 방리 양지마을, 서쪽으로는 원리 원촌마을, 남쪽으로는 백아산, 북쪽으로는 곡성군 오산면 선세리가 있다.

▶ 우리 최기천 이장은 말이여~
2010년 공직에서 퇴임하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봉사하는 마음으로 마을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를 줍고 분리수거를 하는 등 적극 적인 환경정화활동으로 마을의 분위기를 바꾸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본 어르신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이장을 맡게 되었다면서 최기천 이장은 “이장이라는 자리가 벼슬이 아닌 봉사직이라는 생각으로 마을에 보탬이 되고 싶어 이장을 맡았다”고 한다. 우리 이장은 “말할 수 없이 착실한 양반이요, 고마우신 양반이랑께”하시며 어르신들의 우리 이장 자랑이 이어진다. “항시 고마운 분”이며 “노인들 챙겨주고, 장도 다 봐주고, 머이든 다 잘해, 마을 쓰레기 분리수거도 다하고, 고마운 분이고 우리 마을의 보배여” 끝없이 이어지는 우리이장 자랑으로 마을회관에는 한동안 즐거운 웃음이 담장을 넘었다.

▶ 송단마을의 자랑...
송단마을은 30여가구 40여명거주 하는 산골의 작은 마을이며 화순군 문화유산 56호로 지정된 복조리마을이다. 한해의 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벽에 걸어두고 그 해의 행복을 쌀알과 같이 조리로 일어 취한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속으로 설날에 조리를 1년 동안 사용할 수량만큼 사서 걸어놓고 하나씩 사용하면 1년 동안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민간신앙도 있다. 생활에 필요한 기구로서,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에는 반드시 복조리를 장만하여 두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복조리 수요가 줄어들어 지금은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마을 주변에 자연산 고사리가 많이 생산되어 농가소득에 보탬이 되고, 마을 앞 논은 불미나리와 인진쑥재배사업에 장기간 임대를 했었는데 재배면적이 줄어 다시 마을 주민들이 경작을 하고 있다. 최기천이장은 땅이 되살아난 송단마을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남겨놓은 땅’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자원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 최기천이장의 바람은...
농외소득으로 농가에 보탬이 되었던 복조리의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산죽밭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송단마을은 영세한 산골마을로 축산, 약용작물재배, 마 와 고구마를 경작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 멧돼지의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작물 이다 보니 지난해에도 멧돼지가 마을까지 내려와 논·밭의 곡식을 먹어치워 피해가 많았다고 한다. 주민들이 연로하셔서 새로운 소득 작물 개발이 어려워 최선책으로 멧돼지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 길이 좁아 불편한 마을 진입로에 하루 두 번 버스가 들어오는 데, 2차선으로 확장하여 안전한 도로를 만들고,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노후 된 하수도 공사도 하고 싶다고 전한다. 복조리 체험·전시관을 만들어 새해 복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의 전통을 이어가고 주변 산나물축제와 연계해서 활기 넘치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한다. .

▶ 마을을 나서며
아쉬운 인사를 하고 나서는데 문밖까지 배웅을 해주시는 어르신들의 훈훈한 정을 시샘하듯 밖에는 아직도 봄비와 함께 강풍이 불고 있다. 화려함을 뽐내던 예쁜 꽃들이 눈처럼 흩날린다. 좁은 길을 따라나서는 데 아이쿠, 어디로 가야 하나 마을에서 나오는 길이 어딘지 모르겠다. 이러다 호랑이가 나타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