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국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흔네 번째 화순읍 세량리 박상국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화순읍 세량리를 찾아서...
복숭아꽃이 한창인 도웅리에서 앵남으로 힘겨운 고갯길을 넘어 칠구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측에 정겨운 시골 마을이 보인다. 좁은 골짜기에 자리한 마을이지만 좌우 산속에 활짝 핀 산벚꽃의 아름다움에 경치만큼은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 마을 뒤 경방산에 있는 세량지의 봄기운으로 조그마한 마을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과 사진작가들로 유명세를 치른다고 한다. 농업용수를 담아두는 세량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담아 두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늘은 꽃 나들이를 나온듯한 기분이다.

▶ 세량리 세량동마을(細良洞, 세양동, 細楊洞) 마을의 유래...
세량리(細良里)의 지명은 세양동(細楊洞) 마을의 지명을 취하여 세량리(細良里)라 하였다. 세양동 마을의 뜻은 원래 ‘새암(샘)이 있는 마을’이란 뜻으로서 새암곡이라 하였는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세양동(細楊洞)으로 되어 일제강점기에 양(楊)자를 량(良)자로 와전 표기되었다.
세량리 마을 입구에 400여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가 6그루 있는데 아랫당산 3그루 가운데 당산 할머니 묘소가 있다. 예전에 마을에 도둑이 들었는데 당산 할머니의 효험으로 막아주었다고 전하며 또 괴질이 돌면 동네 사람들을 보호하여 피해가 없게 하였다고 전한다.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이면 당산굿을 치고 당산제를 지냈는데 마을주민의 고령화로 2년 전부터 당산제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 마을의 형성
세량동마을은 동쪽으로는 갈미봉, 서쪽으로는 시라구 바위와 등잔바위, 남쪽으로는 안산, 북쪽으로는 뒷재가 있고 마을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1395년경 남양홍씨가 입향 하였는데 후손들이 언제 이거 했는지 알 수 없고 홍씨 고총이 남아있다. 이전에 추계추(秋)씨가 퉁정골에서 쇠그릇을 만들었다고 구전되고, 수원백(白)씨 고총이 남아있으며, 영양천(千)씨가 입향하여 후손이 광주 등지로 이거 하였으며 1597년경 전주이(李)씨가 입향하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동쪽으로는 도웅리, 서쪽으로는 앵남리 대흥사마을, 남쪽으로는 앵남리, 앵무촌마을, 북쪽으로는 광주광역시 남구 노대동이 있다.

▶ 우리 박상국 이장은 말이여~
세량리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2001년 귀촌했다는 박상국 이장은 2005년부터 마을 일을 하고 있다. 귀촌 4년 만에 마을이장을 맡은 박상국 이장은 광주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마을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믿음 속에 7년 차 마을대표로 열정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마을의 빼어난 경치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며 그 누구보다도 마을을 사랑하는 세량마을 지킴이이다.

▶ 세량마을의 자랑...
산벚꽃의 꽃 잔치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세량리는 특산물로 봄에 상큼한 향이 일품인 땅 두릅과 여름 채소인 콩밭열무가 마을의 주요 작물이라고 한다. 또 이장님 댁에서는 황토방에서 띄운 메주,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옛날 어르신들의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으며 햇살 좋은 마당에는 정갈한 항아리 속에서 전통의 맛을 키우고 있었다. 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우리나라의 경치 좋은 곳으로 세량지가 100대 경관으로 선정 되었으며 올해 3월 CNN이 뽑은 50대 경관 중 24위를 차지한 시골 마을의 작은 저수지 하나가 화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 박상국 이장의 바람은...
한때는 7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는 세량리는 협곡에 형성된 마을의 특성상 농지면적이 좁아서 경지정리가 되지 않았으며 주민의 고령화로 농사짓기가 어렵다고 한다. 광주가 가까워 귀촌·귀농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마을 길이 좁아 주택을 개·보수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을 길도 좁고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안길이 오래되어 깨지고 푸석거려 왕래에 불편함이 많다고 한다. 세량리 저수지의 유명세로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데 주차시설이 없어 불편이 많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 새벽 두시부터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작은 마을이 유명세에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연일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새량지 주변에는 작은 쓰레기 하나도 보이지 않는 깨끗함을 자랑하고 있다. 화순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작은 마을 세량리의 저수지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날마다 바쁜 날을 보내며 세량리 주민과 함께 아름다운 봄을 키워온 박상국 이장의 행복한 귀촌 생활은 날마다 새롭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