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철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흔 두 번째 화순읍 주도리1구 황의철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화순읍 주도리 1구를 찾아서...
화순읍의 오지마을이라고 자청하는 주도리 1구는 서태리 2구, 주도리 3구, 주도리 2구를 지나 한참을 산을 향해 가다 보니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마을 진입로가 나타난다. 길을 잘못 들어온 것인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한 가운데 봄날 밭일 나가는 마을주민에게 주도리 1구를 물으니 저 위에 있다고 알려준다. 차를 돌릴 수 있는 곳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순간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을회관 앞이 다행히 여유 공간이 있다.

▶ 주도리 1구 상촌마을의 유래...
주도리(周道里)의 지명은 주도리(周道里)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 하였다. 주도리는 상촌마을(1리), 중촌마을(2리), 신촌마을(3리, 묘동포함)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촌은 주도리 내에서 가장 위쪽에 위치하여 부르게 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화순군(和順郡) 도곡면 주도리(周道里)(주도리, 서면 분토동 각일부) 로 편입되었다가 1983년 2월 15일 자로 행정구역 개편으로 화순읍 주도리가 되었다. 현재는 주도1리이며 2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 마을의 형성
상촌마을은 동쪽으로는 미리밑에산(모후산), 서쪽으로는 끄심굴, 남쪽으로는 안산, 북쪽으로는 종괘산이 있다. 마을의 방향은 북동쪽을 향하고 있다. 1090년 대각국사 의천이 팔도를 순방 수행 중 종괘산 유선대 아래 절골에 종가사를 창건하고 주민에게 포교하니 사람들이 모여들어 촌락을 이루게 되었다고 전한다. 1504년경 평산신씨, 1530년경 김해김씨, 1645년경 나주나씨, 1663년경 신안주씨, 1670년경 장수황씨, 1930년경 신안주씨 입향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 동쪽으로는 주도리 중촌마을, 서쪽으로는 종괘산, 남으로는 도곡면 죽청리 마을, 북으로는 도곡면 원화리 마을이 있다.

▶ 우리 황의철 이장은 말이여~
황의철 이장은 6년째 마을 일을 해오고 있는 자칭 평범한 이장이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가운데 옆에 계신 할머니도 “평범한 이장이랑께, 이장잉께 마을일 다 봐야제!” 라며 거든다.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 마을회관은 점심준비로 분주하게 유쾌한 소란이 일고 있다. ‘아픈 사람 있으면 병원도 데리고 가고, 급한 일이 있으면 한밤중에도 쫓아온다.’며 할머니들의 우리 마을 이장 자랑이 시작된다. 황의철 이장은 마을 앞 경작농지가 친환경단지라며 젊은 시절 소로 쟁기질하던 시절이 그립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기계화로 트렉터 콤바인이 일을 대신 해주고 있어 농사짓기 수월한데 몸이 늙어 버려 안타깝다는 황의철 이장은 50살만 되었어도 좋겠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 상촌마을의 자랑...
마을회관 한쪽에 유아용 보행기가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많은 마을회관을 다녀봤지만, 보행기를 보기는 처음이다. 보행기의 주인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새댁으로 몇 달 전에 태어난 갓난아이가 상촌마을의 “진짜 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마을에 ‘꽃동산’이라는 잘 조성된 파밭골 이라는 산이 있다며 꽃이 피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광주에서 이주한 주민이 조성한 1만 2천 여 평의 꽃밭으로 마을주민에게 개방하고 있고 노인들 음식 대접도 하고 목욕도 시켜주는 등 마을을 위해 조용히 봉사하는 감사하고 고마운 손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 황의철 이장의 바람은...
산 아래 형성된 마을로 좁은 진입로가 삶을 불편하게 한다며 1970년대에 만들어진 마을진입로가 콘크리트로 되어있고 그나마도 푸석푸석 파괴된 곳이 많아 차가 다니기 불편하다고 한다. 비포장길 같은 승차감으로 울퉁불퉁한 마을진입로의 확·포장 공사가 제일 시급하다며 화순의 오지마을이 화순읍에 있다며 진입로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이장으로서 주민에게 부끄럽다고 말한다.

▶ 마을을 나서며
37가구 52명의 주민을 세심하게 살피는 황의철 이장은 주민 모두가 친구이며 가족이라며 우정과 가족애로 마을주민이 화합되고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나뭇가지에 파릇한 새 눈이 돋아 싱그러움을 더하는 봄이 괴도에 진입했다. 다음번 주도리 1구 방문길은 부드러운 아스팔트길로 바뀌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