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봉리 정회호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흔 번째 이양면 쌍봉리 정회호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이양면 쌍봉리 쌍봉마을을 찾아서...
마을 입구까지 들려오는 정회호 이장의 정겨운 마을방송에 주민들이 마을회관으로 모여든다. 58가구 9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아주 큰 마을이면서 유구한 전통이 살아있고 학포 양팽손의 의와 뜻이 이어지는 곳, 오랜 세월 흐르는 쌍봉천, 느티나무, 풍영정, 충혼탑, 충혼각, 학포당 등이 마을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마을을 휘감고 흐르는 쌍봉천은 지석천의 처음이 되어 그렇게 삶과 문화를 품으며 영산강으로 흘러간다.

▶ 마을의 유래...
쌍봉리(雙峰里)는 쌍봉(雙峰)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 하였다. 쌍봉리(雙峰里)는 쌍봉 단일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쌍봉이란 마을 앞에 육봉(六峯, 숫봉)과 대산(大山, 암봉)이 있어 쌍봉이라 했다는 설과 마을 주위의 산들이 쌍쌍이 있어 쌍봉이라 했다는 설과 철감선사의 호를 따 쌍봉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마을을 세분하면 동촌(안골, 동쪽), 서촌(고려골, 서쪽), 양촌(양지편), 새터로 구분되는데 새터는 폐촌 되었다.

▶마을 형성...
동쪽으로는 망일봉아래 주정들이 있고 서쪽은 월봉과 교리산과 신틀봉이 있으며 남쪽은 문봉, 대산, 북쪽에는 감투봉이 우뚝 솟아 있으며 주정천이 마을 앞을 동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마을의 방향은 남동쪽을 향하고 있다. 구전에 의하면 고려때 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전한다. 1495년경 김해김(金)씨, 1519년경 제주양(梁)씨, 1545년경 하동정(鄭)씨, 1585년경 달성배(裵)씨, 1885년경 전주이(李)씨가 입향하여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동쪽으로는 증리 사은동마을, 서쪽으로는 매정리 상매정마을, 남쪽으로는 연화리 연화마을, 북쪽으로는 송정리 활용동마을이 있다. 군도 제2호선이 남서쪽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이어져 있다.

▶ 우리 정회호 이장은 말이여~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쌍봉마을 정회호 이장은 1992년 이장직을 수행했던 경험과 비춰볼 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생소한 일들이 많아 이장도 전문인이 되어야 한다고 전문성을 강조한다. 무농약단지로 인증받은 쌍봉마을은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한약초재배, 블루베리 등을 생산하고 마을 입구 하우스에 양상추 고추 마늘 등 채소재배를 하고 있다. 무농약 쌀과 태양초 고추 등 무한한 햇볕의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쌍봉마을의 친환경 농산물이 주민의 땀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 쌍봉마을의 자랑...
마을회관 가득 줄지어 늘어놓은 수많은 트로피가 마을주민의 단합을 자랑하고 있었다.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한 주민의 저력이 수북이 쌓인 먼지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낡은 책장에 빛바랜 도서들이 가지런히 옛 동무와의 추억을 그리며 마을회관을 지키고 있다. 500여 년 전 마을이 형성되면서부터 행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쌍봉마을의 전통 당산제는 마을 앞 광장에 수령 500여 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서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 밤에 지낸다. 당산제를 지내고 유사댁, 헌관댁, 집사댁을 두루 다니며 시암굿, 마당볼비를 하며 행운을 빌고 액막이굿을 하였다. 현재도 그 명맥이 전해지고 있으며 필요한 경비를 갹출하여 마을 기금으로 조성하고 즐겁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 정회호 이장의 바람은...
백용지구 저수지 공사로 하천정비 사업을 하고 있는 쌍봉마을은 예전 농지 정리했던 농경지에 배수로가 막혀있어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하천정비 사업이 마무리되어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며 걱정을 늘어놓는다. 또, 광역 상수도를 연결해서 주민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일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하는 정회호 이장은 소득증대사업으로 태양초 고추 보조사업 지원을 받아 더 좋은 품질의 고추를 생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마을을 나서며
마을 입구부터 펼쳐지는 자랑스러운 역사유적들이 마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1907년에 의병활동을 하다 일제에 붙잡혀 순절한 쌍봉마을 출신인 의병장 양회일 선생을 비롯한 의병들의 발자취와 500년 역사, 그리고 전통이 숨 쉬고 있는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쌍봉마을 주민들은 선조의 의로움과 긍지를 발판으로 오늘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