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이 단어에 우리 화순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애향심, 발전, 자존심과 자긍심, 정체성, 이용대, 어머니 품 같은 고향, 삶의 터전 등 다양한 갈래의 생각과 의미들이 있을 것이다.

‘화순’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광범위하게 구성된 다양한 의미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화순공동체’의 가장 큰 바람은 서로 화합하여 발전하고 보다 더 나은 삶의 질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것이 화순이라는 공동체 최고의 가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붓 조형물 논란 과정을 지켜보는 많은 화순공동체 구성원들, 즉 군민들은 공동체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화순군의회 문행주 의원의 붓 조형물 ‘짝퉁’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은 모방여부, 그리고 계약의 절차 등의 시비를 가리기 이전에 큰 충격과 군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 날, 문행주 의원의 발언이 있는 본회의장은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 취재팀이 취재한 가운데 방청석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정말로 붓조형물이 짝퉁이고 계약상 하자가 있다고 치더라도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 등이 필요했을까? 무엇을 숨기자는 것은 아니다. 화순사람들의 공동체적 가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조성태 작가의 붓 조형물도 모방작이 아니다는 쪽으로 진행이 되는 것 같다.

조성태는 예술인이기 전에 화순의 군민이고 한 자연인에 불과하다. 군민들의 대의의 장인 신성한 군의회에서 가려지지 않은 사실로 KBS와 MBC 등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난도질을 하는 것이 과연 군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화순이라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침해하는 개인에 대해서는 대응을 해야겠지만 공동체 안에 소속된 구성원 개인의 명예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도 공동체 전체의 소중한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를 제일 먼저 존중하고 지켜줘야 할 군의원이 충분한 확인과 검증이 되지 않은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조성태 작가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종합대상 작가로서 이뤘던 명예가 전국적으로 실추된 것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그래도 의회는 돌아가야 한다. 역기능이나 폐해보다는 군민을 위한 순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회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의원의 자질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화순군이 하는 일이 ‘붓 조형물’뿐이 아닐텐데 무려 5일씩 붓조형물에 매몰되어 다른 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의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과 기능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대화의 부재, 상대의 불인정으로 인해 죽기 아니면 살기식 의정활동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見樹不見林(나무만 보아서는 숲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작은 논쟁에서 이길지는 모르지만 화순이라는 큰 숲(화순공동체)을 이롭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군민들은 현명하다. 누가 더 화순공동체의 가치에 충실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

넓고 멀리, 그리고 품격 높은 지역정치가 필요하다. 군의원들을 비롯한 지역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지역발전을 원하고 이루겠다고 말한다. 왜 싸우는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국 해답은 ‘군수권력’이다. 흠집내기, 고소․고발, 상대불인정, 대화부재 등이 난무하고 있다.

네거티브보다는 건설적 대안이 필요하다. 차세대 지도자는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보다는 화합과 소통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화순공동체의 다양한 차이는 합리적이고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풀어가야 하니까.

나무와 숲이 많이 생각나는 새벽녘이다. 獨木不成林(홀로 선 나무 숲이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