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찬 의원

화순군의 상징물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 설치한 천상의 불꽃 대지에 획을 긋다라는 작품을 놓고 군의회와 군집행부간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일단락 됐다.

어제에 이어 열린 문화관광과의 하니움 붓 조형물과 관련된 군정질의에서 의원들은 작품의 선정경위를 비롯 사업 진행과정에서의 문제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의혹만 부풀리는 결과만 낳았을 뿐 구체적인 해법이나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

작품 선정부터 잘못됐다 vs 문제될 것 없다
25일 열린 제16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정형찬 의원은 “화순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조 작가의 붓 조형물을 채택한 것부터가 문제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는 첫 단추를 잘못 낀 것으로써 사업 진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게 한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화순군을 상징하는 조형물일 뿐 아니라 군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일이었던 만큼 군에서는 신중을 기했어야 함에도 다분히 군수의 의중에 따라 일이 좌지우지되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것. 작품의 공모, 군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이 무시된 채 군 집행부 내부에서 임의적으로 작품 선정이 결정되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었다.

이를 두고 전완준 군수는 “정 의원이 말한 방법대로 작품 선정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안도 있을 수 있다”며 “화순 지역의 원로 등을 상대로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말해 작품 선정과 관련 방법상의 차이일 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건부 계약서라도 있어야 했다 vs 문제될 것 없다
정형찬 의원은 계약서 없이 붓 조형물이 설치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작가의 견적서 하나만 있을 뿐 대금이 결재 된 11월 13일 전까지 어떻게 계약서, 시방서 등도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냐”며 따져 물었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아 가격 산정이 불가한 경우에라도 계약서는 작성 되었어야 하며 작품 가격에 대해서는 ‘평가기관의 감정가를 따른다’라는 내용을 조건부로 달았어야 한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전완준 군수는 “가격 산정 전에 계약체결은 절대 안된다”며 “만약 계약서를 썼다면 그것이 바로 불법이다”고 말해 정 의원이 제기한 계약서 문제와 관련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행정의 난맥상이다 vs 문제될 것 없다
하니움 붓 조형물 예산은 당초 군정발전기획단의 예산이었으나 기획감사실에서 이를 추진하고 해당 부서 직원이 문화관광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붓 조형물 관련 업무가 함께 이관되었으나 담당 과장은 전혀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정 의원은 “행정의 난맥상이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업무인수인계서도 없이 업무가 이관된 것은 화순군 행정의 실태가 어떤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정열 기획감사실장은 “비록 군정발전기획단 예산이더라도 타 부서에서 이를 추진하는데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고 말하고 30여년 공직생활의 명예를 걸고 자신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일이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전완준 군수는 정 의원의 ‘행정의 난맥상이다’는 말에 반박하며 업무인수인계서 없이 업무가 이관된 것과 관련해 “비록 담당 부서는 바뀌었지만 담당 직원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상사에게 보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당 과장에게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은 황당한 일이다”고 말해 보고라인을 무시한 사업진행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니움 붓 조형물, 어떻게 되나
문행주 의원은 “하니움 붓 조형물과 관련해 분장의 원칙을 따르지 않았고 사선으로 일이 추진되었다”고 말하고 “부서간 업무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무원 상호간 귀책사유를 회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의회가 밝혀내는데는 한계가 있고 이미 그 한계에 와있다”며 “가장 공정하게 진상을 밝혀 낼 수 있는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실 의원은 “이 문제는 상부 기관에서 감사할 것으로 예상 한다”며 “책임질만한 일이 있다면 군수가 책임져야 하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담당 공무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더 이상 이문제로 왈가왈부 하는 것은 예정된 일정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 다른 의원들도 동조하는 반응을 보여 이번 회기에서는 더 이상 붓 조형물건에 대해서는 다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예측하게 했다. 주승현 의장은 “정형찬 의원이 제기한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의원간담회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문행주 의원의 짝퉁 발언으로 시작된 하니움 붓 조형물 관련 문제는 작품선정 경위와 사업추진 절차 등의 총체적인 부분으로 번지면서 의회와 군집행부간 치열한 공방을 가져왔지만 결국 아무 소득없이 일단락 지어졌다.

일각에서는 한 번 불거진 문제를 그대로 덮어 두어서는 안되며 의회차원에서의 후속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일 이 문제가 유야무야 묻혀 버린다면 의회는 요란하게 문제만 제기해 놓고 실속 없는 결말만 낳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형찬 의원의 “앞으로 시정하겠다고 하면 된다”는 말해 대해 전완준 군수의 “동의할 수 없다”는 단말마가 긴 여운을 남게하는 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