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제163회 임시회 3차본회의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문화관광과 손 모 과장

24일 열린 화순군의회 임시회에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 세워진 붓 조형물과 관련, 해당 부서의 과장이 업무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실무자인 계장급 라인에서 일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재무과와 종합민원과에 이어 세 번째로 주요업무 추진실적을 보고한 문화관광과 손 모 과장은 문행주 의원의 하니움 붓 조형물과 관련된 질문을 두고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 손 과장은 붓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 담당 직원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으며 조형물 설치 후 작가로부터 대금 청구가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은 후에야 해당 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행주 의원은 “당초 기획감사실 주관의 붓 조형물 설치 사업의 실무자인 정 모 계장이 6월 1일자로 문화관광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해당 사업도 함께 따라 온 것이다”며 “과장으로서 자신의 소관 과로 이관되어온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근 5개월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상식선을 벗어나는 일이다”고 질타했다.

정형찬 의원 또한 “지난 8월 14일에 있었던 군정질문 당시 3억원으로 책정돼 있던 조형물 건에 대해 2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사람이 손 과장이다”면서 “이제 와서 ‘보고 받은 적 없다’, ‘모르는 일이다’로 일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 과장은 “군정 질문 당시 실무자인 정 모 계장으로부터 급하게 자료를 건네 받아 그와 같이 말했을 뿐이다”고 해명 했지만 정 의원이 제기한 문제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손 과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주무부서 과장으로부터 자신의 부서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답변이 계속되자 이에 격분한 문행주 의원의 “지금 장난하는 것인가”라는 말에 대해 “내가 장난 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가” 등 감정을 이기지 못한 발언을 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

주승현 의장은 이를 두고 “의장으로서 손 과장의 답변태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집행부가 무질서하고 무책임한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되며 의원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이 과장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제대로 되지 않은 업무파악과 불성실한 답변 태도는 결국 10분여의 정회를 가져왔고 이는 문화관광과의 업무보고가 잠정 중단된 채 25일 오전으로 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손 과장은 당초 이 사업을 주관했던 기획감사실과 협의해 25일 오전 10시 ‘하니움 붓 조형물’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전반에 대해 다시 보고하기로 결론 지어졌다.

이번 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하니움 붓 조형물은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추가하게 됐다. 상사는 부하직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고 부하직원 또한 상사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않았다. 4억 4천여 만원에 달하는 사업이 보고 라인을 무시하고 담당 실무자의 손에만 쥐어진 채 진행된 것을 두고 군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체계도 개념도 없는 주먹구구식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도 군 집행부는 할 말이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