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에서도 메이저리그 선수가 탄생했다. 화순고등학교 신진호 학생이다. 빼어난 송구능력과 투수리드 능력을 높이 산 켄자스시티 로열스는 신진호와 60만 달러에 계약을 하였다. 이러한 신진호를 알아 본 국내 최초의 야구 전문 블로그 미디어로인 야구타임스에서 심층 인터뷰하여 본지에도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는 야구타임스 7월 20일에 실린 기사의 전문이다.



[야구타임스 | 김현희 객원기자] 화순고등학교 야구부는 순천 효천고등학교와 함께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야구부로 정평이 나 있다. 비록 선수 숫자는 18명에 불과하지만, 고교야구의 패기와 끈끈함으로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대붕기 대회와 화랑대기에서 2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추후 있을 봉황대기에서의 선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의 김선빈(20)의 모교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의 스카우터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은 포수 신진호(18)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신진호의 빼어난 송구능력과 투수리드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 켄자스시티 로열스는 화순고로 직접 찾아갈 만큼 신진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결국 신진호는 계약금 60만 달러에 로열스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 직후 신진호는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청룡기 대회 직후, ‘예비 메이저리거’ 신진호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미국 진출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그의 자세한 ‘야구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화랑대기 전국대회가 한창인 부산 구덕야구장을 찾았다.



▷ 신진호, 그리고 나의 친구들

Q : 시간 내 주어서 너무 고맙다. 청룡기, 대붕기를 거쳐서 이렇게 화랑대기까지 왔는데,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황금사자기 직후부터 다음 대회 준비를 위한 훈련에 열중했다. 장래가 확정되었다 해서 변한 것은 없다. 똑같이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고, 똑같이 훈련한다.

Q : 그런가? (웃음). 청룡기 대회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때 추억을 더듬어 보자. 1회전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인 광주일고를 만났는데?

(아쉬운 듯)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마지막이 참으로 아쉬웠다. 특히, 9회 초까지 1-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막판에 5-5 동점을 만들었는데 승부치기에서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깝다. 우리가 이겼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경기였지만, 지난 경기는 빨리 잊는 것이 좋다. 다만, 패배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면 그만이다.

Q : 팀 성적과는 무관하게 ‘신진호’ 하면 최지만(동산고)과 함께 국내 고교랭킹 포수 1, 2위를 다투는 재목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최지만과 비교했을 때 본인은 어떠한 것 같나?

(잠시 생각하다가) 최지만과 비교했을 때 절대 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이 해외로 나가는 만큼, 서로 잘 해서 추후 메이저리그 무대에 같이 서고 싶다.

Q :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나머지 네 명 중에서 안면이 있거나 친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북일고 김동엽, 세광고 김선기, 그리고 최지만이다. 셋 모두 알고 있었거나 이제 서서히 친해지는 과정을 밟고 있다. 남태혁(제물포고) 역시 마찬가지다.

▷ 나의 꿈, 메이저리그

Q : 미국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사실 언론에 발표된 계약금(60만 달러)만 보면 신진호 본인이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당시 옵션으로 내건 조항이 있었나?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는 거주지 제공이다. 구단 측에서 아파트를 제공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통역 문제다. 내가 영어에 완전 익숙해 질 때까지 메이저리그 극동 스카우트와 늘 같이 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금 부담이다. 계약금에 따른 지방세와 연합 주정부 세금을 구단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Q : 켄자스시티가 한국야구를 찾은 이유 중 하나가 부족한 포수자원인 것으로 안다. 다른 구단도 좋은 포수가 드물지만, 미겔 올리보(32)가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로열스의 안방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것 때문에 주저 없이 계약한 것이다. 부족한 포수자원도 그렇지만, 켄자스시티가 관심을 표명해 준 것이 나에게는 ‘기회’였다. 나머지는 결국 내 몫이다. 내가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조기 입성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 아니겠는가.

Q : 그렇다면 내년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무슨 리그에서 활동하는가? 최지만, 김선기, 남태혁 등은 하이-싱글 A에서 활동한다던데?

루키리그부터 시작할 것 같다.

Q : 서부와 동부 원정경기를 갈 때마다 17시간이 넘는 버스 이동은 기본인 바로 그 루키리그 말인가?(웃음)

(같이 웃으며) 그렇게 힘들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다. 힘이 들겠지만, 그것도 결국 내가 적응해야 하는 문제인 듯싶다.

Q : 좋은 조건으로 로열스에 입단했는데, 도대체 로열스 측에서 얼마나 많이 신진호에게 접근해 온 것인가?

여수에 있을 때부터 켄자스시티에서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스카우트들이) 계속 나를 지켜보더니 나중에는 계약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계약하게 된 것이다(웃음).

Q : 루키리그면 내년부터 정영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잖아도 LA 에인절스에 있는 (장)필준이형과 (정)영일이 형과 만나봤고, 또 통화도 했다.

Q : 뭐라고 하던가?

“여기 힘든데 왜 왔냐?” 라고 하더라(웃음). 하지만 먼저 가 있는 선배님으로서 조언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Q : 이 외에 남윤희(텍사스 레인저스), 안태경, 이학주(이상 시카고 컵스) 등과 적으로 만날 수 있다.

형들로부터 많은 점을 배우고 싶다. 먼저 오신 선배님들이니 만큼, 만나게 되면 부족한 점을 많이 물어보겠다.

Q : 현재 로열스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미겔 올리보, 존 벅(29), 브래년 패냐(27)를 라이벌로 삼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을 것 같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니다. 로열스에 포수 자원이 드물다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은 모두 나의 선배다. 아직은 라이벌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 나의 인생, 그리고 야구

Q : 이렇게 보니까 훤칠하게 잘 생겼는데, 혹시 여자 친구는 있는가?

(망설이다가) 잘해 주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여자 친구라고 이야기해도 될는지 모르겠다.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 해 달라고 하자 한참을 망설인 끝에) 솔직히 여자 친구가 있다. (쑥스러운 듯) 하지만 내가 연습에 한창이고, 또 야구에 빠져 있다 보니 볼 시간이 없었다. 그 점이 참 미안하다.

Q : 추후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그렇다면 영어는 얼마나 할 줄 아는가?

정말 영어를 못 한다. 그냥 말하기를 조금 할 줄 아는 정도지만, 이걸로는 미국에서 어림없다. 영어를 못 배우고 있지만, 구단 측에서 내가 영어회화가 가능할 때까지 극동 스카우트를 붙여주었으니 적응하는 데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Q : 마지막 질문이다. 신진호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음,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리고 미국 가기 전에 꼭 봉황대기 우승을 이루고 싶다. 이에 앞서 화랑대기는 4강을 목표로 삼았는데, 4강까지 오르다 보면 얼마든지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선을 다 하는, 후회 없는 야구를 하겠다. 열심히 하다 보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 나의 아들, 신진호

휘문고와의 화랑대기 1회전에 선발 4번 타자 겸 포수로 출장한 신진호는 혼자 3타점을 몰아치는 등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멀리서 꽹과리를 울리며 아들을 응원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신진호의 부친 신만식 씨였다.

돌아가신 모친의 빈틈을 조금이라도 매우기 위해 10년째 아들을 뒷바라지했다는 신만식 씨는 “해외 간다고 하기에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들의 결정에 100% 따랐다”라며 어떤 결정을 하건 간에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 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Q : 그래도 아들이 해외 간다고 했을 때 ‘덜컥’ 했을 것 같다. 아버지 입장에서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 않는가?

(신)진호와 더불어서 형(신성호, 건국대 재학중)도 야구를 하고 있기에 웬만하면 국내에 있기를 바랐다. 정말 안 보내고 싶었지만, 진호 본인이 나에게 “미국 유학 보내주실 수 없겠습니까?”라고 물어오더라. 억지로 가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쪽(켄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오라고 한 것이니 “그래, 네 결정에 100% 따라 주겠다.”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까지도 마음은 서운한 감이 있다.

Q : 아들로부터 대강의 계약조건을 들었지만, 역시 아버지가 더 잘 알고 계실 듯싶다. 구체적인 계약 옵션 조건이 어떻게 되는가?

메이저리그 극동 스카우트를 최대 7년간 (신)진호와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영어 공부 여건도 마련해 주고, 또 그 스카우트로 하여금 (신)진호와 함께 생활하면서 직접 야구를 보고 도움이 되게끔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각종 주거 여건을 마련해 주는 등 편의조건을 많이 제공받았다. 세금 부담을 구단에서 부담해 준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리고 내년에 (신)진호가 지목하는 화순고 후배 한 명을 더 데려오는 것을 마지막 옵션으로 제시했다.

Q : 마지막 조건은 상당히 특이한데, 그렇다면 켄자스시티가 화순고 유망주를 더 받는다는 이야기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그 외에도 구단에서 모교에 섭섭지 않은 후원을 해 주기로 약속했다. 지역을 위해서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를 바랐는데, 구단 측에서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Q : 야구에 대한 사랑이 상당히 각별한 것 같다.

학부형 회장만 벌써 10년째 맡고 있다. 사실 (신)진호 어머니가 안 계시다. 그래서 그 빈틈을 매워주기 위해 애를 썼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신)성호나 (신)진호 모두 예쁘게 커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Q :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응원 한 마디 해 달라.

최선을 다 하라는 말밖에 해 줄 말이 없다. 이제까지 아들의 결정에 100% 따랐고, 본인이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옆에서 지켜봐 주었다. 이번에도 늘 그래왔듯이 잘 하리라 믿는다.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것이 지역 후배들에게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글, 사진 - 야구타임스 김현희 객원기자)

<출처> -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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