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굵직한 사업들의 유치 성공은 군민들에게 화순발전의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농특산물유통회사, 농어촌뉴타운사업, 광역친환경단지사업,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은 타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최종 사업지로 선정돼 군민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갖도록 만든 승리의 V라인이었다.

정부공모사업에서의 연이은 승리와 지역에 활력을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외부 기업유치, 2010년 도민체전과 국제스포츠대회 유치 등은 제2의 화순으로 도약할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화순군을 둘러싸고 연이어 터지고 있는 사건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화순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군수 친형의 구속, 비리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공무원 입건, 모 영농조합법인의 보조금 횡령사건 등은 상승기류를 타던 화순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군수 친형의 구속은 연루 여부에 상관없이 전완준 군수에게 도덕적으로 상처를 입혔고, 비리의혹과 관련한 전·현직 공무원의 입건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청렴의 의무가 의심받게 하는 여지를 제공했다.

일부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로 오인받기 쉬운 우리사회의 풍토를 볼 때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군민들로 하여금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게 만든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화순군을 두고 비리의 온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700여 공직자들 전체를 싸잡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군수 흔들기와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의 비판과 본질을 흐리게 하는 확대 해석은 결국 부메랑이 돼 군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잘못한 것은 냉정하게 비판받고 죄값을 치뤄야 한다. 그러나 의혹에 그치고 있는 문제들과 일부 비판일로를 달리고 있는 목소리들이 화순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사법당국은 조속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위를 명확하게 판가름해야한다. 수사의 장기화는 행정에 차질을 줄 뿐 아니라 의혹을 재생산해내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화순군은 또한 지금의 상황을 거울삼아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그동안 잃었던 신뢰회복에 힘쓰고 많은 현안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진행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군민들 또한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화순군의 실추됐던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제2의 화순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한 대안 없는 비판과 분열조장보다는 화합과 포용의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